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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은 언제 다시 만날까? 4년만에 우연히 재회했습니다.

진실속의진실 |2011.04.19 01:12
조회 135,639 |추천 487

 

가장 기묘한 인연을 가장 기묘한 타이밍에 다시 만났다.

 

이미 추억이 되버린 사람을 다시 만나는건 어떤 순간일까?

내가 들은 바로는 헤어졌던 연인들은 결혼식 혹은 장례식에서

꼭 만나게 된다고 들은적 있다.

 

현재 시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나는 그런 인연이

내게 나타날거라고 꿈에도 예상못한 상황에 옛 연인을 만났다.

정말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어서 이곳에 적어본다.

 

벌써 4년전인가? 그 사람을 만날때 내가 스무살때였으니까...

처음 만난건 수능이 끝나구 알바하면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러

왕숙천 다리건너 학원에 다닐때였다.

 

그 사람은 벌써 2번이나 시험에 떨어져서 울며 겨자먹기로

추위에 벌벌떨면서 학원을 다녔고, 나도 다니는게 엄청

귀찬았지만 내 알바비 들여가면서 하는거라 꾸역꾸역 배웠다.

 

갑자기 눈이 엄청 많이 내린날. 난 너무 추워서 매점에서

커피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오들오들 떨면서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때 당시에 나는 조금은 선량한 사람이었기에... 캔커피를

두개사서 하나를 슬며시 건넸다. 처음에는 무슨 수작을 부리는줄

알고, 안받더니 결국 받아들고 마시며 이야기 나눴다.

 

"너도 담배피니?" 나한테 처음 한말 지금도 기억난다

하하~ 내가 담배를 필것 같은 인상이었나부다.

그렇게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친해졌고 연락도 하게 되었다.

 

나보다 네살 연상이었고, 그당시 조금은 생소한 스포츠댄스

강사 였다. 그래서인지 키도 170가까이 되었고, 마른체형이었다.

미인형은 아니지만, 눈웃음과 애교가 매력적이었다.

 

정말 끼워맞추기라도 한듯 생일 날짜까지 똑같았고,

정말 인연이라는게 있긴 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만큼

누나와 나는 교집합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진 않았던 스무살에 나였지만,

용기라는 단어는 어울렸던 스무살인 나는 고백을 했고

조금 망설이다가 받아주어서 나는 정말 행복했었다.

 

생일날짜가 같다보니 서로 축하해주고 서로 선물해주고

서로 케잌 촛불도 불어주고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파티였다.

그밖의 에피소드들도 많지만, 길어지니 생략한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행복은 내 군입대가 가로 막았다.

차마 기다려 달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이기적일것 같았고,

그렇다고 헤어지기엔 내 감정을 숨길 순 없었다.

 

약 일주일 남겨놓고서 나는 굳게 마음먹고, 2년동안 다른 사람

안생긴다면 그때 다시 사귀자고 말하고 나는 군대를 갔다.

난 지금까지 살면서 저지른 가장 멍청한 짓중에 하나로 꼽는다.

 

군생활 중에도 연락을 하곤 했었으나 점점 횟수도 줄고,

통화시간도 짧아지면서 서서히 멀어지는걸 느꼈다.

그러면서 구차하게 매달리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집착하고 있는 내가 너무 싫어지고,

군인이라는게 억울해서 눈물이 나기도 했었다.

마치 세상 전부를 잃은거마냥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에 영원한건 없고, 어느 때가 되면 다른 사람이 오게

되는거라는 허무맹랑한 합리화를 시키면서 애써 나를

다독였고, 신호음만 울리는 전화통화를 그만 두었다.

 

시간은 쉴새없이 흘러 새로운 일들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또 새로운 여자를 사귀었다.

지난 일들은 좋은 기억만 남아 추억이 되버렸다.

 

그런데, 오늘 시청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과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서

신고서를 작성하는데 나와 다시 마주쳤다.

 

도대체 이건 무슨 상황일까? 나는 무슨 말을 건네야 할까?

짧은 순간에 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 말은 할 수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그녀도 나를 보며 손을 들었다. 남자친구는 적느냐고 미처

못 본것 같았다. 나를 보며 살짝 미소도 지어주었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스치고 지나갔다.

 

화장실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이 안되는 손끝의

미세한 떨림을 바라보았다. 다시 스무살 그때의 나로

돌아간듯한 미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갑자기 전화로 호출이와서 다시 돌아가야 했지만,

나는 이대로 영원히 못볼것만 같아서 정말 수십가지

생각이 뒤엉켜 가슴이 진정이 안되었다.

 

내가 해야할 업무를 급하게 마무리 짓고, 다시 그곳에

갔을때는 이미 사라지고 난뒤였다.

아아... 왜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을까? 자책하듯 되뇌었다.

 

직원에게 전화번호를 물어 볼수도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개인신상정보를 가르쳐 주면 안될뿐더러, 나 역시 전화하는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확실했던건... 그녀를 정말 사랑했다는 걸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그토록 세세히 기억이 나는 사람도, 헤어지면서

그토록 매달린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이 또렷해졌다.

 

만났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순간 순간의 감정은

함께 했을때 1순위였지만, 헤어지고 나면 순위권 밖이었다.

하지만 그녀만큼은 내게 아니었던것 같다.

 

같이 있던 남자친구를 자세히 보진 못해서 파악이 안되었지만,

꼭 좋은 분이길 바란다.

좋은 분이 아니더라도 그녀옆에 있으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기묘한 타이밍에 기묘한 상황에서의 재회.

하고싶었던 말이 산더미같이 많지만, 꾹 참는다.

마음으로나마 축하해주는게 내가 해줄수 있는 전부라 여기고...

 

추천수487
반대수23
베플흐...흔남|2011.04.20 09:48
뭔가 아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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