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순간부터 난 내가 아닌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스무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갔을 때다.
매일매일 술마시고 춤추고 놀며 성인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때 불행이 찾아왔다.
조금씩 가슴이 아파오던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암이라고 했다.
부모님과 나는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대체 내가 왜? 왜 이렇게 갑자기? 아무 징조도 원인도 알수없었는데
암이라니...
이미 암세포는 간에서 시작되어 췌장으로 전이되었고 심장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었다.
죽음... 죽음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남부러울게 없었다.
의사이신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이신 어머니, 유복한 가정에서 못가진것 없이 자라왔다.
또래 아이들보다 큰 키와 명석한 두뇌로 친구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인기도 많았다.
그런데 스무살의 나이에 죽음이 찾아오다니...
잠에서 깼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언제부터 자고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뜬 나의 앞에는 울고있는 어머니와 아버지, 간호사들이 보였다.
"깨..깨어났습니다!"
"이럴수가!"
모두가 나를 보며 놀랐다.
어머니는 나를 부둥켜 안고 울고있었고 아버지도 눈물을 훔치며 나에게 다가왔다.
"수술이 성공한것 같구나. 그동안 고생했다."
나는 간, 췌장, 심장등을 이식받는 전대미문의 대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아버지도 장담할수 없었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무리하게 수술을 감행하셨다고 한다.
그것이 성공한것이다.
나의 케이스는 세계의학계에 보고 될정도로 매우 희귀한 케이스였고
수술을 성공시킨 아버지는 유능한 의사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목숨을 건졌다.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이 상황에 너무나 감사했고 장기들을 기증해주신 분들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뇌사판정을 받은 환자의 가족들이 동의하여 장기를 기증받았다는것만 알수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조금씩 이상함을 느낀다.
수술전과 식성이 달라진것과 취향자체가 달라졌다.
장기기증으로 사람이 달라질수도 있는걸까?
심장이 바뀐것이 뭔가 나에게 영향을 끼친것일까?
4년이 지나고 대학을 졸업했을 무렵 이제 완전히 몸은 회복되었고
남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수있었다.
하지만 큰병을 앓았다는것이 취직에 해를 끼칠수 있다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모든 면접에서 떨어졌다.
이미 나의 병은 완치가 되었음에도 모든 회사들은 나를 아직도 환자로 보고있다.
취직의 어려움에 절망하고 있을때쯤 인터넷에서 광고를 보게 되었다.
-00물류센터 아르바이트 모집공고-
무심코 광고를 보던 나는 시급이 만원이나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르바이트라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다.
"네 00물류센터입니다."
"아르바이트 모집공고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아 예~ 저희는 별도의 면접은 필요없구요. 신체 건강하시면 무조건 일하실수 있습니다."
"근데 시급 만원이라는게 정말인가요?"
"예 그럼요. 물류센터 일이라는게 워낙에 힘이 많이 들기때문에 시급이 좀 높아요."
"그럼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왠지 통화한 예쁜목소리의 여직원이 궁금해져 웃음이 나왔다.
시급 만원이라니... 얼마나 힘든일이길래 그럴까?
다음날 00물류센터를 찾아갔다.
작은 사무실이었는데 40대의 남자 둘과 어제 나와 통화했던 사람인듯한 여자가 있었다.
"아 어서 오세요."
40대의 남자가 소파를 가르키며 말했고 여자는 싱긋 웃으며 내 앞에 녹차를 놓고 간다.
"여기가 00물류센터 사무실인가요?"
"아 여기는 사무실이고 공장은 따로 있어요. 이따가 나와 함께 가도록 하지."
우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공장으로 가자는 남자의 말에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40대 남자 둘과 함께 나와 차에 올라탔다.
룸밀러로 보이는 남자의 알수없는 미소를 보며 나는 눈을 감았다.
정신을 차리자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방에 누워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가위인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말소리가 들린다.
"형님. 이자식 장기기증 받았던것 같은데요?"
"그런가보다. 뭐 상관없지. 팔수있는건 전부 떼어버려."
문이열리며 갑자기 쏟아지는 빛에 난 눈을 감았다.
"어? 깨있었네?"
이사람... 분명히 아까 나와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이다.
"뭐야 당신! 여기가 어디야!"
"조용히 해. 아무리 소리질러봐야 여기 올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남자가 반짝이는 무언가를 꺼내들며 말한다.
"마취해놓았는데 깨어버렸으니 할수없지. 좀 아플꺼야."
나는 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소리를 질러댔다.
"자네 장기기증 받은거지? 참 우여곡절 많은 장기들이네. 이제 또 다른사람 몸속에 들어갈테니 말야"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수없다.
그저 거울속에 비치는 나의 모습이
내가 모르는 얼굴이라는것만 알수있을 뿐이다.
DJ) 당신은 어쩌면 영원을 살고 있는걸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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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별일 다있네요.
별 글들이 다 올라오구요.
갈수록 엽호판이 엽기와 호러는 없는 엽호판이 되가고 있네요.
글 재밌게 읽어주시고 수정해야할 부분들이나 비판해야할 부분들은
여과없이 리플로 남겨주세요.
그런 글들이 다음에 쓸 글들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감사합니다.
[[소설]]우울한 라디오
http://pann.nate.com/talk/310500466
[[독자참여소설]] Pandemonium
http://pann.nate.com/talk/310793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