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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단 한벌뿐?

썬키스트 |2003.12.15 04:07
조회 47,732 |추천 0

소개팅으로 그 애를 만났죠.

 

지금까지 한..4번? 그 정도 만났을 거예요.

 

올해 재수를 했다더군요.

 

주변 얘기들론 공부를 꽤 하는 편이라고들 하데요.

 

그래서인지 외모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보였죠. (-_-; 무슨뜻인지 아시죠?)

 

멀대같이 큰 키에 좀 마른 체격에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부풀었던 가슴이 사뿐히 가라앉았죠. -ㅅ-;;

 

아무생각없이 어디갈까? 했는데 대답이 멋지더군요.

 

"뭐.. 좋아해? KFC갈까?"

 

처음만나서 마주보고 햄버거먹긴 상당히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 애를 데리고 커피숍으로 들어갔죠.

 

소개팅은 처음이라더군요.

 

간단히 식사를 하고 차를 시킨 후 얘기를 했죠.

 

상당히 저를 맘에 들어하더군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_-;;)

 

한참 얘기를 나누던 중 친구 커플 하나가 가까이에 있다는 얘길 듣고

 

넷이 만나서 놀게됐죠.

 

넷이서 보드카페를 갔다가 노래방을 갔다가 헤어졌습니다.

 

저는 연신 제 친구랑만 얘길했죠.

 

헤어지고 나서 친구가 저보고 그러더군요.

 

"야, 걔 진짜 너 맘에 들긴 하나봐. 카페에서도 그렇고 노래방에서도 그렇고

 

계속 너 보면서 혼자 비실비실 웃고 있더라."

 

움찔......-ㅅ-''

 

왜 난 몰랐을까요.

 

아무튼.

 

집에 잘 들어가라는 간단한 문자가 오가고 그렇게 일주일동안 연락이 없더군요.

 

맘에 들었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어떻게 보였나 하는 궁금함에

 

소개팅 주선자를 슬쩍 떠보았는데 첫마디가 "축하해!! 너도 이제 솔로탈출이구나!! 진짜 좋았대!!"

 

또 한번 움찔......-_-;;;

 

내 의사가 어떤지 물어보지도 않고는..-_-a

 

진짜 좋았다는 놈이 일주일 내내 문자하나 없고.

 

요샌 좋았다는 말을 다른 의미로도 쓰나?

 

소개팅이 있었던주 금요일.

 

주말에 뭐하냐고 문자가 왔더군요. 시간있으면 만나자고..

 

그래서 그러자고 했죠.

 

솔직히 사람 한번보고는 모르는거 아닙니까.

 

그 주 일요일.

 

약속장소로 갔죠. 역시나 20분을 늦고..-_-;; (맨날 20분씩 늦어서 제 별명이 20분입니다.=ㅁ=;)

 

저에게 다가오는 그 아이.

 

앗....-_-11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옷.

 

똑같은 티셔츠, 똑같은 바지, 똑같은 신발........에 이상한 무스탕같은 거시기를 걸치고 있더군요.

 

(잠바라고 해야할지 코트라고 해야할지 뭐라 해야할지 난감하기때문에 거시기로 처리.)

 

뭐, 우연히 이렇게 된거려니 애써 나를 위로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죠.

 

알 수 없는 매트릭스3를 보고-0-;;

 

그 애는 지하철을 타고 저는 버스를 탑니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기에 집까지 데려다주는건 나도 싫지만

 

그래도 예의상 버스타는것까진 봐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아닌가요-_ㅠ)

 

"가.."

 

했더니 진짜 가더군요.

 

혼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했죠.

 

그래, 이건 도저히 아니야.

 

다음에 또 만나자고 하면 확실히 말해야지.

 

그리고 또 다시 일주일.

 

만나자는 그 애 말에 시험기간이라 만날 수 없다고 했죠.

 

알았다고 시험끝나면 연락달라더군요.

 

그냥 대답없이 문자를 끝맺었죠.

 

그리고 또 다시 일주일. (-_-;;;;;;;;)

 

금요일이였죠.

 

그 사이 그 애에게선 매일같이 문자가 왔었죠.

 

알바가 끝나면 꼭 저에게 문자를 보내곤 하더군요.

 

잘자라는 둥, 감기조심하라는 둥, 옷 따뜻히 입으라는 둥, 밥 잘 챙겨먹으라는 둥.

 

착한 것 같긴 했죠.

 

여자 한번 만나본적 없다는 말은 정말 이였죠.

 

여자의 심리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 같았습니다.

 

전화할 용기는 내지 못하고 부지런히 문자를 보내는 노력에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려고 했죠.

 

너무 오래된 외로움에 지친 탓일까요.-ㅅ-a

 

말 한마디에 배려가 들어있는 것 같아서 듣기는 좋더군요.

 

그렇게 무겁거나 가벼운 것 같지않아서..

 

어쨌든 그래서 제가 만나자고 했죠.

 

나 보고싶은 영화가 있는데 같이 보자. 뭐 그렇게.

 

그래서 토요일에 그 애를 만났습니다.

 

저기서 나를 보며 웃고 있는.........

 

또 같은 옷.

 

그렇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잘생긴 외모아닌거 좋다 이겁니다.

 

여자한테 서툰거 괜찮다 이겁니다.

 

옷 뽀대나게 못입는것도 이해한다 이겁니다.

 

최소한 매번 만날때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나오는 무례는 삼가줘야하지 않습니까? (아닌가요-_ㅠ)

 

똑같은 거시기(-_-;;), 똑같은 티셔츠, 똑같은 바지, 똑같은 신발.

 

신경이 쓰이더군요.

 

아무리 냉정해지려해도...-_-^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헤어졌죠.

 

또 "가.." 했더니 진짜 가더군요.

 

또 혼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생각했죠.

 

(엄청 신경질이 나더군요. 옆엔 커플들이 춥다며 부비적대고 있고, 치마는 짧아서 추워죽겠는데..)

 

그래, 이젠 진짜 안 만날거야!! 이번엔 진짜야!! -_-

 

만날 때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나오는 남자.

 

내가 맘에 든다면서 날 가차없이 버리고 가는 남자.

 

언니의 남자친구에게 이 얘길 했더니 (형부라고 부릅니다..-_-;;)

 

형부는 흥분하며 그러더군요.

 

다음에 만났을때 또 똑같은 옷을 입었으면 딱 앞에 가서 그러라고.

 

"야! 너 죽을래? 아우씨..진짜. 너 또 똑같은 옷 입고 나오면 진짜 죽는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럴 수는 없지않겠습니까.-_-+

 

그리고 마지막 만남.

 

오늘이였죠.

 

오늘은 나가면서 어떤식으로라도 말을 하려고 생각했죠.

 

만나러 나갈때부터 다른 옷 입고 나올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 또 같은 옷이더군요.

 

이번엔 바지만 바뀌었더군요.

 

하지만 티도 안납니다.-_-

 

제가 나쁜겁니까?

 

솔직히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도 아니고 소개팅으로 만난 사이기때문에

 

어느정도 외모가 주는 첫인상이 많이 차지한다고 보는데.. 아닌가요?

 

내가 왜 이런걸로 고민을 하고 있는건지 정말 나도 내가 한심합니다.

 

남자친구라면 편하게 말이라도 해보겠습니다.

 

아니면 스타일을 바꿔주던가.

 

솔직히 사람 겉모습이 다가 아닌거 압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말하는거나 행동하는거 보면 앞으로 계속 만나고 싶은 눈친데

 

이러면 진짜 곤란하죠.

 

진짜 많은거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요즘 애들처럼만 입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계속 같은 옷 입고 나오는거랑 가차없이 버리고 가는 것만 빼면 괜찮은데..

 

이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만 만나야죠.-_ㅠ

 

답답합니다.

 

이 남자..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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