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물셋 서울지엥 남자예요:)
문득 더 늙어빠지기 전에 유럽에 가야겠다며 결심을 하고는 차곡차곡 준비를 거듭해서
지금은 벌써 두 번 국경을 넘어 세 번째 나라, 스페인에 있습니다.
6월 17일에 시작해서 7월 1일에 끝나는 일정이고
오늘은 6월 20일의 영국 런던의 일지를 들려드릴게요.
본래는 개인적인 글로 썼던 걸 옮겼기 때문에 말이 조금 짧은 점, 이해해 주세요^^
처음 보시는 분들은 이어지는 글을 확인하시고 1회부터 보시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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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분실했던 티켓들 모두 되돌릴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
어찌됐든 파리로 떠나야 하니까, 경영학도답게 매몰비용은 생각치 말고, 다시 예약해야지.
오늘 첫 스케쥴은 세인트판크라스역(St.Pancras Station)!
영국엔 무슨 공연이 이리 많은지.
세인트판크라스는 국제철도역이야.
난 여기서 파리로 넘어가는 유로스타(Eurostar)를 예약했어.
그런데말야 이게, 한국에서 유레일패스소지자가격 적용받아서 티켓팅했을 때는 한화로 10만원 가량했는데 현지에서 30만원 가까이 주고 티켓팅을 하니까 배가 살살 아프더라.
바로 내일 열차를 예약해서 비싼거기도 했지만.
그러다가 문득 떠올라. 해리포터. 킹스크로스. 9와 3/4 승강장.
승강장을 실제로 꾸며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가보려다가 달랑 그거 하나 보려고 표끊기가 뭐해서 그냥 왔어.
사실 난 해리포터 별로였던 것 같아.
그리고 어제 시차때문인지 뭔지 너무나 피곤해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네셔널갤러리로 가는 길에 만난 케이크.
사실 이건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오늘 사진에 담았어.
저런 건 결혼할 때나 한 번 잘라보겠지.
네셔널갤러리 앞.
사람들이 꽤 몰려있어.
저걸 풀겠대.
뒤에 놓인 상자 안에 들어가서 풀고 나올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어. 에이.
그나저나 구경꾼들 중에 오른편 팔꼬고 있는 꼬맹이를 중심으로
좌우 썬글레스, 왜 이리 귀엽지^.^ 깨알같다
온 몸을 비틀더니 슬슬 벗겨낸다.
휙. 다 벗자마자 네셔널갤러리보러 들어갔어.
역시나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불가하므로,
외관만. 이것도 너무 예쁘지.
나, 고흐고갱모네마네 좋다.
이 곳은 런던사람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트라팔가광장(Trafalga Square).
분위기 자체가 너무 평화로워.
저 사자, 너무 많은 사람이 올라탔는지 엉덩이가 다 헐었더라.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403일 2시간 50분 20초남았습니다!
연아야 너에게 하는 말이야.
후... 너란 여자. 가질 수 없겠지. 후. 하. 푸.
난 트라팔가에서 바게트나 뜯어먹는 남자니까.
트라팔가스퀘어,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나봐.
모두들 입이 찢어져라 행복하게 웃고있어. 바지엉덩이가 좀 더러워져도 신경쓰지 않을 수 있도록하는 호르몬도 좀 나오는 것 같고.
한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늘어져있었지.
이젠 런던의 마지막코스, 런던타워(Tower of Lodon)와 타워브릿지(Tower Bridge)를 보러 갈꺼야.
트라팔가에서 대대손손 살 수는 없잖아? 가자.
타워힐(Tower Hill)역에서 내리니 벌써부터 보인다.
더타월옵런던.
런던타워는 런던을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이야.
이 곳 사람들은 공간이 쉬도록 놔두질 않는다.
너, 사랑하는 사람이 있구나.
조금 더 가니 타워브릿지가 보여. 오른편 성곽은 런던타워야.
런던의 건축물들은 비가 오면 뿜어내는 특유의 아우라가 있어.
맑은 하늘 아래의 그것과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게 하는.
템즈강은 고요해.
배가 고파와. 오늘은 피쉬앤칩스를 꼭 먹어야겠어.
아까 오면서 봐둔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그 쪽으로 가봐야겠다.
레스토랑 이름은 Living Room. 거실?
들러본 런던의 레스토랑 중에 분위기는 단연 최고였어.
피아노치며 노래하던 여자의 목소리도 너무 좋았고.
맥주 한 잔과 피쉬앤칩스를 주문했어.
이까이꺼 조그만 맥주는 내 손으로 다 가려져.
와우. 왕장어 두어마리가 들어있을 것 같은 크기야.
비릿내를 싫어하는 나를 위해 레몬도.
첫 입은 너무나 맛있었어. 아 이것이 런던물고기구나.
하지만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좀 남겼지.
나, 역시 생선이랑 친해지긴 글렀나봐.
이제 계산을 하려는데 카드가 말을 안 들어. 내일 파리로 넘어가려고 생각했으니까 현금도 5파운드 정도 뿐이였어.
비싼 수수료를 주더라도 ATM를 찾아 파운드를 뽑아야하는 상황이였지.
가까운 ATM위치를 물으니, 저기 보이는 스타벅스 옆이래.
가보니, 기계가 먹통이야.
또 다시 물어물어 다른 ATM을 찾아갔어. 친절한 런더너들의 도움을 받아 찾아간 ATM도 내 카드를 못 읽네?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일단 레스토랑으로 다시 돌아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했어. 문제는 이제 오너에게 넘어갔고, 그는 내일 다시 와서 결제를 해달래. 나는 내일 파리로 넘어간다고 시간상 다시 못 올 수도 있다고 이야길 했지만. 딱히 대안이 없다.
내일 아침에 무진장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하잖아.
찝찝한 마음을 안고 타워힐역으로 돌아가.
가는 길에 만난 달팽이. 손가락 두 개만 했어.
달팽아, 너에게 오늘 내가 겪은 일이 일어난다면, 내일 넌 기차를 놓치게 될꺼야. 휙휙 나는 빠르니까 괜찮아.
그리고 타워힐역에 가보니 ATM이 있더라. 거기서 시도해보니 현금인출이 되는거야! 오, 신이시여. 내 카드가 되네.
바로 다시 레스토랑으로 돌아가 외쳤어.
"I did it!"
이 친구, 내가 하도 왔다갔다 거리면서 찍어대니까,
제대로 안 서있고 다른 거 하다가도 저 멀리서 오는 나를 발견하면
바로 제자리에 서서 무표정으로 아까 그 자세잡는 거 있짘ㅋㅋㅋㅋ
사진 한 장 찍자고하니까 너무 좋아했어. 짜식.
영어가 어버버하길래 무슨 사연인지는 못 물어봤다.
WHAT CAN I DO TO MAKE YOU LOVE ME.
저 종이 나에게 줬어.
그렇게 숙소로 돌아갔고, 코... 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