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둘째 임신을 확인하고 왔네요. 원하던 임신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원치 않아 피임약까지
먹어가며 막았던 임신이... 결국 되고야 말았네요. 같이 병원가서 확인하고 나오면서 임신이래. 한마디하니 좋아하는 기색하나 없이. 그럼 집에가자. 하고선 달랑 집에 왔네요.
집에오자마 또 게임삼매경.
오후 4시쯤, 첫째랑 같이 낮잠을 잤는데, 컴퓨터방에서 게임하던 남편이 보이질않아, 첫째가
아빠 없다. 하고 저를 깨우더라구요. 전화하니, 피시방에서 게임중이다. 게임 좀 하다 술먹고 갈께. 하더군요.
한두번도 아니고, 힘들다고 힘들다고 앙탈이고 아양이고 떨어봤자 통하는거 없는거 뼈저리게 느끼고 난 뒤라 그러라 했습니다. 그렇게 자유롭게 풀어주면, 저 역시도 자유롭게 풀어주리라 생각을 했기에.
보통 아기엄마들보단 자유로운 편이긴 합니다. 일주일에 1~2번 친구와 저녁에 간단하게 커피숍에서 얘기도 하고, 이리저리 밥먹고 놀다 들어오는 편이였구요. (아기는 남편이 봐줍니다. 정확히는 봐주는게 아니라 애기 잘시간만 되면 우유손에 쥐어주고 만화틀어주면 애기혼자 우유먹고 뒹굴다 잠듭니다.)
지금은 그게 안쓰럽기도 하고, 맘아프기도 하여 안나갑니다.
나도 자유로운 시간을 얻고자, 남편을 자유롭게 풀어줬는데..
게임중독이 심각해졌습니다. 퇴근후 컴퓨터앞에서 담배, 화장실 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보내네요.
헤드셋에 마이크까지 장착하고선 컴퓨터 앞을 떠날 줄 모릅니다. 그래도 말로 타이르고 화도 내보고, 못살겠다 울어도 봤는데. 당장 끊지는 못하겠답니다. 시간을 줄여나가겠답니다. 그 말만 믿었습니다.
근데..
근데..
방금 술취해 들어온 남편이 휴대폰을 저에게 툭, 던지더군요. 액정을 켜보니 읽지않은 문자 13개. 라고 뜨길래 무슨 문자확인을 이렇게 안했냐며 들어가보았습니다. (남편은 옆에서 술취해 입고있던 바지며, 티셔츠를 벗고 있었구요.)
뭐 읽지않은 문자 13개는 별 내용없었어요. 그냥 스팸같은거.
그러던중 보이는 문자.
노래방에서 30만원 넘게 턱 긁어놓았더라구요. 집에 오기전에 노래방에 있었나봅니다.
휴. 여기까지는 그냥 참고 넘어가요. 없던 일도 아니고, 노래방갔다가 늦게 들어온 것도 아니고.
원래 술먹고 이리저리 휩쓸려 잘 다니는 스타일이라 제발 그런데 가더라도 니돈 내고 놀지는 말라고. 남이 낸다하면 그땐 가라고. 그냥 저리 말하고 말았어요. 근데 오늘은 자기돈을 내고 왔네요.
이것도 그냥 넘어갈께요.
그러다가 또 눈에 보이는 문자 하나.
○○야~(사람이름) 하고 문자하나를 보내놨더라구요.
딱 봐도 여자이름이구, 뭔가 싶어 통화기록을 보니 죄다 자기가 먼저 전화해놨네요.
나랑은 오후 4시에 낮잠자고 일어나서 통화한게 다인데. 그 여자랑은 다정하게도 시간마다 전화질을 했네요.
둘째가진게. 지금 뱃속에 들어있는 둘째에겐 미안하지만.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꿈이였으면. 싶은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