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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밥값은 해야 될낀데...

배고파 |2003.12.15 20:42
조회 31,835 |추천 0

성명:청이옴마
나이:만27세
직업:휴대폰가게 여사장
남푠:남자
나이:만27세
직업:휴대폰가게 남사장


2003.12.15

요즘 정말 손님 없다.
그런고로 오늘도 공치는 하루를 마감했다.
하루종일 말을 안하고 컴만 하고 있으니 입에선 곰팡이 냄새가 다 난다.
이러다 손님이라도 오면 큰일인데도 일어나서 가글할 의욕도 상실했다.
사람들은 1월1일이 되면 무슨 하늘에서 폰이 그냥 막 쏟아질거라 생각하나부다.
밑져야 본전인데 1월에 휴대폰을 산다면서 속만 긁고 가던 손님들이 그저 그립기까지 한다.
울랑이 가게는 나와 100m가량 거리지만 바로 옆건물이다.
퍼져만 가는 휴대폰 가게들 앞에서 살아남는 길은 딴데 갈 손님 끄는 방법 밖에.
그랬는데 우리동네 휴대폰 가게 손님 하나 없이 전부 마네킹들 같다.
워낙에 손님이 없어 하루 종일 하나 팔면 우울하고 두개 팔면 다행이고 세개 팔면 재수다.
못팔면 그냥 죽고 싶은 마음 뿐이고. 오늘은 죽고 싶은 날이다.
울랑이는 아침부터 휴대폰 분실한 고마운 사람이 와서 사갔다고 흥분해 있다.
"야! 나 가게세는 벌었어. 이제 밥값 벌어야지. 너도 어서 가게세 벌어."
우울한 점심을 먹고 또다시 손님 없는 가게에 마네킹이 되었다.
울랑이는 또 그새 두개를 팔았다. 좋겠다..
"야! 내가 니 가게세도 벌었어. 걱정마.."
고마워~~ 내일은 많이 팔아서 니 가게세 빼줄게^^ 짜식.
입점해 있는 삼보컴퓨터 매장내에는 손님머리수보다 직원머리수가 더 많다.
정말 경기가 안좋긴 안좋은가보다. 텅빈 매장이 자존심은 살려준다.
삼보컴퓨터 손님은 바글바글 한데 휴대폰은 외로이 서있으면 얼마 초라할까..
울랑이는 장난친다고 "아직도 못팔았어? 어떡해 오늘 저녁 굶어야겠네"
그 한마디가 정말 우울하게 들린다. 정말 우울하다.
맥주나 한잔 해야겠다. 우울한 나를 위해서 울랑이는 같이 맥주잔을 기울여 주겠지..
내일은 항상 기대된다. 오늘같은 하루로 마감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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