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된 학생입니다.
여자친구가 매일 진심을 담아 스크롤을 휙휙 올리는 것만 보다 처음으로 글을 써 봅니다.
판 읽다 보니,
왜 그런 생각을 이전에 해 본 적이 없었는지 모를 정도로 대인배 우리 시스터랑 매형의 결혼 스토리 자랑한번 하고 싶어져서 그만.....*-_-*
그리고 이런 자랑 비슷한 글 읽으시는 분께 대한 사죄의 의미로
아래에 부동산 공동명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길래,
간단히 몇 마디만 쓰겠습니다.
대세는 음슴체라고 여자친구님하에게 배웠는데,
저도 거악(巨惡)을 보면 적절하게 머리를 숙일줄 알고,
불의(不義)를 보면 논리적으로 타협할 줄 아는 나이가 되었는지라,
이 게시판 음슴체가 아닌 듯 하여 그냥 음슴체 포기하겠습니다 :)
1. 시스터 결혼했습니다.
전 올해 서른된 男학생입니다.
나름 스피드하게 대학졸업하고 적절한 직장 잡았는데,
사표내고 다시 공부 시작;;;
그래도 이제 졸업이 육개월밖에 안 남았답니다 :)
여튼;; 제 얘기 하고픈게 아니고;;
저한테는 두 살 많은 시스터가 하나 있습니다.
우여곡절......
(누나가 등치 나보다 클때는 맨날 내 빵 뺏어먹고, 엄마 도망갔다 그랬음. 태극권 배워서 내 팔뚝/배에다 인체실험하고 그랬음. 내가 커졌을때는 맨날 둘이서 이종격투기 했음. 둘 다 나이 이십대 중반쯤 되니까 그냥 둘이 맨날 개그하면서 잘 놈. 연인 생기면 제일 먼저 상담하고 부모님한테 일러바치고 그럼.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강건마)
이 참 많았지만 요즘은 잘 지냅니다.
그 시스터가 한 삼년전쯤 결혼을 했답니다.
그 때는 아직 제가 적절한 직장에서 적절하게 일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토요일이었나?
전날 저녁에 회식이 있어서 거의 혈관에 피 대신 알콜 흐를때까지 마시고 쓰러져 자다 부시시하게 일어나서 샤워하러 가고 있었더랍니다.
거실 구석에서 목 늘어난 티 입고 티비보면서 굴러다니던 누나가,
"누나 삼주뒤에 결혼한다" 라고 하는겁니다 -_-......
전 그 전까지 누나 남친있다는 이야기도 못 들었...
"응" 이라고 시크하게 대답해 주고 찬물에 머리감았습니다.
샤워 다 끝날때쯤 술이 살짝 깨고, 이상한 생각이 들긴 했지요.
'내가 술 마셔서 헛소리를 들었나..'
그리고 진짜 삼주뒤에 누나 결혼했습니다;;;;;;;;
사랑스런 조카가 이제 돌이 갓 지난걸로 보아서는 모두가 우려하는 그런 벌점 15점 짜리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네요;;;
그냥, 시스터 이야기로는 소개팅 해서 만나서 느낌이 좋다 싶었는데, 한 사주뒤에 보니 서로 손가락 걸고 결혼하자는 약속을 하고 있었다 합니다;;;;;;
부모님께서는 누나가,
"엄마, 나 결혼.."
>>>>0.1초 딜레이
"ㅇ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나 결혼..'
>>>>0.2초 딜레이
"음...좋은 사람 있으면 가야지" (그러시고는 모든 인맥 동원해서 매형 신원조회-_-;;)
여튼.. 그래서 저한테는 매형(처형이라 해야 되는듯 하지만, 워낙 매형이 입에 붙어서;;)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0^ (매형 사랑해요 ㅋ)
2. 상견례 자리
저..위에 건성건성 결혼 이야기 듣고 한 일주일 정도 지나서 상견례라는걸 하게 되었답니다.
첫 상견례 자리에서, 우리 가족 네 명, 매형 가족 여덟명(매형이 막내) 모여서 밥 먹고 왔습니다.
진짜.. 밥만 먹고 왔습니다.
진짜.... 한정식집 메뉴 감탄하면서 서로 맛나게 밥만 먹고 왔습니다.
아, ㅈㅅ. 술도 한 잔 한 듯.
그..뭐냐;;; 글 읽다 보니 진지한 재무컨설팅이 이루어졌어야 정상인것 같은데;;
우리 부모님도 자식 결혼 처음 시켜보시고(;;;), 누나도 결혼 처음 해 보고, 해서.. 그냥 밥 먹고 왔습니다.
(매형이 나중에 우리 집에 와서 식사할 때, 그냥 둘이서 쪼끄만 전세집 우리집 근처에 구하고, 차차 돈 모아서 늘린다고 하니까 그러라 했다고 하셨더랍니다;;)
3.부동산 공동명의에 대하여
그.. 아래 부동산 공동명의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간단한 이야기 몇 개만 해 드리려 한답니다.
물론 자세한건 변호사 사무실 찾아가시는길이 제일 빠르지만, 그 전에 하는 마음고생이 쉽지 않을 거 같아서 하는 오지랖 넓은 조언이니, 그냥 재미로 ^^;;
(1) 부부 재산은 원래 공동소유로 추정됩니다.
뭔 말이냐면, 혼인신고 한 이후에 모은 재산은 반띵하는게 원칙이라는 겁니다. 니꺼내꺼 따지기 힘들땐 그냥 반 쪼개는..
법에서는 이거를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라고 쓰고 있지요(민법 제830조 제2항).
(2) 혼인전에 가진 고유재산이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입니다.
이건 또 뭔 말이냐면, 혼인신고서에 도장 찍기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은 오직 내꺼라는 겁니다. 그리고 혼인 중에도 막 아내명의로 해 놓으면 아내 재산되고, 남편 명의 해 놓으면 남편 재산된다는 거지요. 공동명의 해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음? 그렇죠? 반띵하는 겁니다ㅋ
우리 법은 이거를 '부부의 일방이 혼인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라고 쓰고 있음(민법 제830조 제1항)
(3) 공동명의 케이스들
가) 공동명의가 참 희한합니다.
공동명의 해 놓으면 공유로 추정되서 반띵이 원칙이라는건 앞에서 말했잖아요? 그런데, 안 그럴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그냥 명의만 공동으로 하고 실제로 돈은 일방에서만 다 주고 이런거. 아니면 한쪽이 좀 심하게 많이 부담하고 이런거.
그럴 때는 자기가 돈 많이 부담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실제로 돈 더 낸거 증명하면 자기가 부담한 만큼 받아올 수 있습니다(영수증, 통장 뭐 이런거 있잖음. 잔뜩 준비해서 변호사님 가져다 주면 됩니다.) 대신 이 경우에도 최근 가정법원은 혼인생활 오래하고, 초기 비용은 안 냈어도 재산증식하는데 기여한 경우에는 최대 30퍼센트까지 분할도 인정해 준답니다.
나) 아래 100억 공동명의 하신 분
100억쯤 되면 당연히 변호사 구하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우린 또 호기심 천국인 톡커들 아니겠음? 간단한 해설지를 주고싶지요 :)
저거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1) 일단 공동명의니까 부인이 100억 건물 1/2 지분을 가졌다고 추정되는 겁니다.
(2) 근데, 저거 원래 상속받은거니까 남푠이 혼인전에 상속한 사실을 증명해서 이제 저 1/2을 찾아오려고 시도하는 거지요.
(3) 근데, 부인이 눈뜨고 50억 가까이 되는 돈. 거의 자기 손까지 들어온 로또를 날릴 리가 없겠지요? 당연히 비싼 변호사님들을 선임할 겁니다.
그러면 이제 나오는게
'남푠이 나한테 선물(증여)해 준 거다'
혹은
'남푠이 나한테 공짜로 준 거는 아니라도 내가 남푠한테 돈 주고 샀다(이건 쫌 받아들여지기 힘든 종류)',
그것도 안 되면,
'원래 남푠꺼는 맞는데 저거 유지/보수/관리를 내가 해 왔으니 내 몫으로 좀 떼 줘야 된다'
뭐 이런 종류의 말들을 하는거임.
실제로 법정에서 나오는 주장들이고, 저 중에 법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 주느냐, 어느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느냐에 따라 재산분할액이 결정되는 거지요.
다만, 재산분할에 비해 실제 우리가 많이 듣는 위자료는 정말정말정말 최악의 경우(막막;;바람피고 막막;;;그런 경우에도)에도 5천만을 넘겨 인정되는 경우가 참 드물답니다;;
시스터 얘기나 좀 할랬는데,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어떻게 끝내지??;;;
그냥 우리 시스터랑 매형 짱! ㅋ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