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상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며칠 전부터 친할머니께서 심정지로 이송 돼 중환자실에 계신다는 연락을 받아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
한 주가 지나고 수요일 새벽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틀 집을 비워야한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혼자 분주했음.
밥,청소,빨래 등등 남편이 신경쓰지 않고 애들만 케어할 수 있도록 해놓고 나가려는 마음이었음.
큰 애는 초5, 작은 애는 세돌 지난 4살임.
근데 화요일 오후부터 작은애가 열이 났음.
새벽내내 해열제 먹이고 아침 일찍 병원 가서 수액도 맞췄음.
의사선생님께서 목이 많이 부어서 열이 난다며 수액 맞았으니 오늘은 편안할거다. 3~4일 정도는 열이 계속 날테니 38도 초반이면 해열제는 주지말고 고열일땐 해열제 먹으면서 조절하자하셨고 만약 너무 못 먹거나 쳐지면 내일 다시 수액 한 번 더 맞아보자 하셨음. 남편도 모든 상황에 같이 있었고 같이 들었음.
집에 돌아와서 점심 해먹고 설거지 하고 애 낮잠 잘 시간에 나는 예매해둔 기차 시간 맞추려면 오후4시엔 나가야했음.
근데 애가 아프니까 보채기도 하고 매일 잠은 엄마랑 자던 애라 아빠랑 자기 싫다고 우는 상태.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침부터 세수며 양치할 시간도 없이 움직이다 시간 돼서 급하게 나가야하는 상황에 대충 몸만 챙겨서 나왔음. 남편은 애가 우는 소리가 싫었는지 애한테 빨리 자라며 소리치고 방문을 잠그고 애를 재우는 것 같았음.
마음이 안 좋았지만 어쩔 수 없이 기차역으로 가고있는데 전화가 옴.
남편: 어딘데?
나: 기차역 가는 전철 안이지.
남편: 아 됐어 그럼 그냥 가.
나: 그냥 가? 나한테 한말이가?
남편: 뚝
집에서 점심 먹으면서도 아무말 없었던 남편이 가고있는 사람한테 갑자기 되돌아왔으면 한다는 뉘앙스길래 다시 연락을 함.
애가 낮잠 자고 일어나니 열이 40도라는 거임.
원래 애들이 잘 때 열이 좀 오른 다는 걸 엄마들은 앎.
짜증난다는 말투로 한다는 말이
애가 아프면 자기였으면 안 갔다는 거임 할머니 장례식을.
니가 얼마나 할머니랑 애틋한지는 모르겠는데 자기는 안 그랬어서 애가 아프면 안 가던지 갔다가 바로 왔다는거임.
이 말도 이해는 안 됐지만 애가 아프면 그래 그럴 수 있다.
근데 내가 출발하기 전에 한 마디라도 하지.
혹시 오늘 같이 지켜보고 내일 출발해서 발인까지 보고 오는 건 어떻겠냐 얘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
같이 있을 땐 말한마디 없다가 막상 애 혼자 보니까 힘들었는지 출발한지 삼십분 정도 지났나? 그제서야 기분 나쁜티를 팍팍 내며 돌아오라는 둥 안 갔으면 한다는 게 어이가 없었음.
참고로 남편은 애가 아프다고 반차를 내거나 휴가를 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임.
나 역시 애가 아프다고 일하는 사람을 오라가라 한 적이 결혼생활 12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음.
첫째가 열경련으로 구급차 타고 병원 갔을 때도 나는 119에 연락하고 병원갔지 남편은 사택경비실 연락 받고 병원에 왔었음.
첫 애 키우는 부모도 아니고 둘째가 넘어갈 정도로 열이 나서 응급한 상황도 아니고 이미 수액 맞았고 며칠 열이 날 거라는 얘기도 같이 들었고 모든 상황이 나쁘지 않은 상태였기에 나도 장례식 가는 결정을 한 거였는데 내가 나가는 게 싫은 건지 혼자 애 봐야하는 게 싫었던 건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갔음.
그리고 남편이 목요일 저녁 출근이라 수요일 하루만 애 둘 같이 자고 목요일 오후에는 출근 전에 부모님 집에 맡길 예정이었음.
그냥 수요일 단 하루만 애들이랑 같이 자면 되는 일정인데.
많이 힘들었을까?
나한테 장례식을 가지말라고 하는 게 상식적인건가?
싸우다가 그냥 내일 당장 내려가겠다고 했더니
남편: 그래 그게 맞는거다.
라고 했다.
결국 나는 수요일 저녁 10시에 서울 도착해서 목요일 오후 2시 비행기로 부산 내려왔음. 비행기 표가 제일 빠른 게 저거였음.
난 할머니 입관도 발인도 못보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한 상태로 이동만 하고 온 거임.
목요일 남편 출근 전까진 집에 도착 가능한데(집 부산)
자기 회사 늦을 것 같다는 이유로 회사근처 부모님집(울산)에
애 둘을 데려다 놓는다는 거임.
자기 출근 전까지 집에 도착 가능한데ㅡㅡ
나는 김해공항에서 울산까지 알아서 오라는 거임.
거의 두시간을 써서 울산까지 갔는데 5시40분.
남편은 울산집에서 6시에 출발해도 회사에 늦지 않음.
근데 가보니 남편은 없었음.
애는 잘 놀고 있었음. 아주 정상체온
부모님댁에서 하루 자고 오늘이 금요일임.
아침 일찍 집에 돌아와서 큰애 학교 보내고 체온계 메모리를 봤는데 단 한번도 40도가 찍힌 적은 없었음.
최고온도 39.1 거의 38도 초반만 있었음.
애가 아팠다는 건 당연히 백퍼센트 의심치 않는데 정말 내가 장례식 포기하고 돌아와야했거나 아예 안 갔어야 할 정도로 위급했던 상황은 없었던 것 같음.
의사 선생님 말 무시하고 38도만 넘으면 계속 해열제를 먹였던 것 같음.
다 모르겠고 친할머니 장례식 가는 사람에게 행한 이 모든 행동들이 상식선에서 맞는 건지. 아니면 진짜 애를 생각해서 내가 장례식장을 안 가는 게 맞았는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제가 더 어리석었다면 남편에게 사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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