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이트에 갔다.
수원에 있는 'ㅌㄴ' 나이트
참고로 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직딩이다.
지금 수원쪽에 출장을 나와있어서 이쪽에서 좀 지내고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나이트를 간게 정확히 2000년도 이다.
영등포에 있는 이런 저런 나이트들과
경남 김해에 있는 벨파레인가.. 별파레인가.. 아무튼 그렇다.
그땐 누나, 형, 동생, 친구들. 남녀 섞여서 나이트를 갔다.
말 그대로 진짜 놀러갔었다.
그래서 부킹이란걸 해볼 기회(?)가 없었고, 별로 관심도 없었다.
다시 어제로 돌아가서.
난 어제 부킹이란걸 해봤다. 생전 처음으로.
직장 동료들과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으며 쏘맥 한 잔.
횟집에서 회와 함께 쏘주 몇 잔.
호프집에서 생맥 한 잔.
뭐 이렇게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나름 금요일 밤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아무튼 우린 급 나이트 GoGo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곤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께 나이트로 데려다 달라고 하니 저 나이트에 데려다 주셨다.
아마 그때가 새벽 두시 반 정도 되었을거다. (토요일 새벽)
택시 아저씨는 뭐 재밌게 놀려면 'ㅋㄹㅇㄴ' 나이트를 가라며..
유부녀가 많고 뭐 어린남자들을 좋아한다나 머라나.
암튼 우린 아니라고 우린 오빠가 되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ㅌㄴ' 나이트.
아무튼 사설이 길었다. 미안하다.
그렇게 우린 나이트를 갔다.
아. 정말 줄이 길게 늘어서있었다.
뭐, 여자줄 남자줄이 따로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근데 룸으로 갈거라고 하니 줄 안 서고, VIP 라운지라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앉자마자 주문을 하고는 잠시 후 술과 안주가 세팅되고..
한 3분 지났나?
여자 두분을 떡하니 앉혀놓는다.
다른 분은 잘 못 봤고, 내 옆에 앉은 분은 매우 좋은 몸매를 지녔다.
그래서 얼굴만 보고 대화했다.
아 참고로, 나까지 4명이서 갔는데 2명은 스테이지로 고고.
뭐 그렇게 2명이 뻘쭘하게 앉아있는데
여자 2명이 떡하니 오니 뭐랄까.. 그냥 답답함이 느껴졌다.
뭐 무슨 말을 해야하는건지 이곳의 특수성(?) 때문인지 자연스런 대화는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잠깐 나름 ㅋㅋ거리며 대화를 나누다..
정말
자판기에서 콜라를 하나 사서 마시기위해
우리가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고 캔이 나오는 딱 그정도의 시간에
그 여자 두분은 아주 자연스럽고 민첩하게 안녕을 외치고 떠나갔다.
하하하 세상은 이렇게 모질다.
난 버림받는 존재라는건
서태지와 아이들의 '필승'을 가사와 상관없이
신나게 듣고 부를때부터 알고있었다.
우린 한 30분이 지난 후 드디어, 룸으로 입성하였다.
나름 보고들은게 있어서
난 우리 담당 부킹 보조분에게 얼마를 팁으로 주는 것도 잊지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그때부터 계속 여자분들을 데리고 온다.
문제는 우리 4명이 모두 뻘쭘함의 극치를 달린다는 것이었다.
앉자마자 휴대폰한테 안녕 인사를 하고 나가는 부킹녀.
맥주 따르고 있는데 나가는 부킹녀.
'술 한잔 하ㅅ.......' 말 하고있는데 나가는 부킹녀.
우리방 문이 잘 여닫히는지 확인하러 온 듯한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부킹녀.
재밌게 노세요. 죄송해요. 하고 나가는 부킹녀.
등등..
그렇게 '나가는 부킹녀' 에게 우리는 나름 시달리고(?) 있었다.
부킹녀가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해야 나가지 않고 자리에 앉혀놓을 수 있는지.
우린 진심으로 그런 것들을 의논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계속 들어온다.
정말 나중엔 웃음밖에 안나왔다.
면접관이 된 듯한 착각도 들었다.
이건 뭐, 이젠 부킹녀가 들어와도 그러려니 헛 웃음만 나왔다.
그리곤, 우리 넷중에 아까 그 스테이지 2명이 또 스테이지로 간다며 나갔다.
다시 남은 둘... 정적이 흐르고... 잠시 부킹도 끊겼다.
일행이 볼일을 보러 룸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여자 두명이 들어온다.
아..! 진심으로
오우어와아아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가버리고 싶었다.
난 이미 패닉 상태인데
혼자 있는 그 타이밍에
여자 두분이 들어오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았다.
근데.. 근데? 근데!!
옆에 앉는다.
술잔도 받고 얘기를 할 자세를 취한다.
올레~ 를 외쳐야 할 판에,
난 '아니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일행이 볼일을 보고 금방 나와서
우린 자연스레 쌍쌍으로 앉아서 대화를 나누었다.
내 옆에 앉은 분은 흡사 다비치의 강민경과 비슷한 외모를 지녔다.
자신도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은 모양이다.
내가.
'누구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었죠? '
라고 묻자.
말하지 말라고 한다.
난 알고있었다. 아마도 그런 질문에 대답하는 것에 매우 예민할 것이란 걸.
몸매 얼굴 다 괜찮았다.
아. 솔직히 처음보는 사람끼리는 가장 먼저 보이는게 외모라고 생각한다.
대화도 술술 잘 이어갔다. 은근히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적어도 나만은.
그렇게 양주를 몇 잔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스테이지 2명이 들어왔다.
그리곤 여자분이 자기 테이블에 동생들 2명이 더 있다며 여기서 놀자고 하여
냉큼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해서 우린 8명이 모였다.
이름과 나이 맞추기를 하면서 서로 서로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을 갖고,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그게 문제였다.
얘기를 나눌때는 나름 나이트에서
소소하게 대화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꼈는데.
게임을 하면서 더 어색해지고 분위기도 엉망이 되어가고있었다.
그저그런 진행과 그저그런 벌칙.
그러다 왕게임이란걸 하게 된다.
나 몇 년 전에 연애불변의 법칙이라는 프로에서
이 왕게임이란걸 하는 것을 보며 허헉..흐힉.ㅉㅉ 하던 기억이 있다.
막상 내가 하게되니 막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별의별 생각이 막 들기 시작했다.
'정말 하라는대로 다 해야하는건가?'
'남자가 걸렸는데 키스하라고 하면 어떡하지?'
'여자가 걸렸어도 그런거 정말 해야 하나?'
'아.. 이건 정말 아닌데..'
'아니야. 오늘은 괜찮아!'
뭐 이런 혼자만의 상상과 걱정과 반성까지 하고 있는 내게.
담배로 만든 왕뽑기를 쑥 내민다.
그때부터 우린 왕게임을 계속 하였다.
하지만 역시나.
'팔 굽혀펴기 10회'
'안주 물고있으면 나머지 입으로 끊어 먹기'
'안아주기'
'상대방 무릎에 앉기'
같은 매우 무난한(?) 왕게임.
나 솔직히 말하면
뭔가 내 옆에 앉았던 그 여자분과 같이 걸렸으면 했다.
아주 사소한거라도 그냥.
하지만 나의 현실에선
없다. 그런거.
중간에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니 뜬금없는 노래 타임이 되어있어서.
노래도 부르고. 그냥하는 말이라도 노래 잘했다고 해주니 기분도 업되고 좋았다.
그 기분으로 좀 더 재밌게 게임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는 순간.
막 불이 켜진다.
나이트 폐장.
아.. 얼떨결에 밖으로 나오게됐다.
뭐, 나가서 해장하실건지, 아님 한잔 더 할 건지, 폰 번호..
이런거 얘기할 틈도 없이 밖으로 나오게됐다.
그리곤 그대로 안녕.
이건 마치
놀러가서 라면을 끊이기 위해 버너에 물을 올려 놓았는데
물이 끓어 라면을 넣으려는 순간.
가스가 다 되고 남은 가스도 없는
그 상황에서의 허무감. 허탈함. 어이없음. 이랄까?
바로 지금 당신이 느끼는 이 톡의 결말에 대한 허무함과 비슷할 것이다.
미안하다. 이게 끝이다.
뭐 연락처라도 주고받았거나
좀 더 얘기를 나눴으면
미래의 후기도 기대할 수 있겠다만..
연락처를 못 물어봤다.
물어보고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