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퇴근 직전에 쓴 글에 이렇게 조회수가 올라갈 줄이야^^;
댓글 다 읽어봤는데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추가 내용 올려요. 먼저 확실히 해둘 것은 저희 둘 다 서로를 많이 사랑하구 있구요,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대학생인 것만 알고 만나기 시작한거라 조건 보거나 배경 보거나 한건 아니에요.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구요^^ 서로 많이 사랑하고 늘 같이 있고 싶고 이 사람을 평생 내 남편, 아내로 잡고 싶은데 주변의 시선 따위로 결혼 미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어린 나이고 준비도 미흡하지만 결정 내린거에요. 그리고 사짜 직업 사짜 직업 하시는데 저도 사짜는 사짜네요^^: 무역사 자격증 땄거든요. 지금은 관세사 공부하고 있구요. 그리고 처음에는 저희 어머니가 1. 너무 어린 나이에 서로를 속박하는 결혼인 것 같다, 2. 너의 가치를 잘 알아주고 진심으로 품어주는 시댁이면 좋겠는데, 아들이 잘나다보니 상대적으로 너가 대접받지 못할 결혼으로 보인다, 3. 군 면제라니 뭔가 신체적으로 하자가 있는게 아니냐 라는 이유로 양가 통틀어 유일하게 난 이 결혼 별로일세!를 외치셨거든요. 울 예랑이 그래서 꿀같은 쉬는 날에 바리바리 선물 싸들고 와서 무릎꿇고 울 엄마 장장 네시간 반을 설득했었네요. 군대 안 간건 아기 때 심장 수술을 했던 기록이 남아서인데 지금은 완쾌 + 평균 이상의 체력을 가졌으며 절대로 ㅁㅁ(제 이름요!) 고생 안 시키고 아끼고 사랑하면서 살겠다고요. 그리고 예비 시아버지가 저희 결혼하는걸 강력히 원하시고 절 되게 예뻐해주셔서 상대적으로 시어머니가 저렇게 말씀하신게 더 충격이기도 했어요^^: 시동생 될 분이야 뭐.. 철없는 늦둥이 막내에 아직 스물하나니까요. 그리고 과는 아니지만 제 학교 후배기도 해서 누님누님하고 장난도 치고 저도 ㅇㅇ군 ㅇㅇ군 하고 많이 받아주는 편이에요. 시동생 너무 밉게 보지 마세요... 군대 갔다오면 철 들어 올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방금 글 올리고 퇴근하면서 오빠 만나고 왔어요. 오빠가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냐고 깜짝 놀라더니 결혼비용 때문이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12평 전세여도 자긴 좋다고 달래주더라구요. 어머니랑 결혼하는게 아니라 자기랑 결혼하는거니까 겉으로는 네네 하더라도 너 부담가지 않고 하고싶은대로 하라고요. 그리고 예랑이랑 예비 시모랑 얘기한 다음 날에 예비 시아버지가 오빠 조용히 불러서 결혼자금 필요하면 어머니 모르게 자기한테 얘기하라고 하셨대요. 보태주려고 모아놓긴 했는데 너가 생각보다 일찍 결혼하게 되서 원래 목표액만큼은 안될꺼라고, 그래도 힘닿는대로 도와줄테니 집이 아닌 다른 결혼비용 때문에는 절대 빚지지 말고 처가에 손 벌리지 말라고 하셨다네요. 저 그 말 듣고 어찌나 감사하고 죄송스럽던지요..
예랑이랑 저랑 통장들 가져오고 은행에서 받아온 안내문 쌓아두고 아버님께 전화드려서 어느정도나 도와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고 머리 맞대고 이리 끙끙 저리 끙끙해보니 당장 유용할 수 있는게 2억 8천 정도 되겠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오빠 몰래 저희 집에 얘기해서 어느정도는 더 보태려구요. 엄마껜 말 못 꺼낼테니 염치 무릅쓰고 아빠께 3천 정도만 부탁드릴까 고민 중이에요. 아빠가 좀 가부장적이셔서 전에 제 힘으로 결혼하고 싶다고 했더니 글쎄다.. 다시 얘기하자 이러셨거든요. 그리고 친정엄마께 드리려고 한 돈은 랑이랑 합의봐서 용돈 월 60만원씩 돌아가실 때까지 드리는 걸로 정리하기로 했어요. 아마 이렇게 드리면 저희 부모님 안 받으려 하실텐데 다른 방법도 고민 중이에요.. 그리고 다른거 다 간소화하고 반지만 사고 집을 구할지, 시어머니 시아버지 예물 좋은거 해드리고 시동생 등록금 보태주고 예랑이 차 바꿔주고 전세 얻을지도 생각 중이네요. 주택 융자 알아보니 저도 예랑도 조건이 괜찮아서 크게 변동이 없는 한 6~7년 정도면 전세로 시작해도 번듯한 저희 집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저희끼리 더 얘기해봐야 할 것 같아요. 인생 선배님들이 보시기에 어느 쪽이 더 나은 것 같으세요?
그래도 글 올리면서 머릿속으로 상황도 많이 정리됐고, 얼굴 한 번 못본 사이인데도 댓글로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얘기해주신 분들 많으셔서 감사했어요^^. 또 이 문제로 머리아파지면 다시 조언 구하는 글 꼭 올릴께요 열심히 서로 사랑하고 양보하며 살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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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빠른 26, 주변은 27으로 아는 어린 예신입니다. 너무 갑갑한 마음에 늘 댓글도 안 달고 보기만 하던 판을 자극적인 제목도 달아 직접 쓰게됬네요.....
울 예랑은 레지던트 과정에 있는 서른살입니다. 2남 중 맏이구, 군대는 면제라서 안 갔다왔구요.
저희는 4년 전에 각자의 친구들과 갔던 휴가지에서 우연히 만났다가 휴가가 끝나고 서울서 또 우연히 마주쳐서 연애를 시작해 지금까지 만나온 커플입니다. 연애 기간은 긴 편이지만 제가 반 년 어학연수를 갔다오고 그 다음엔 취직 준비 + 학점 관리 하느라 바빴구요, 아 이제 알콩달콩 딱 붙어다니겠구나 싶으니 남자친구가 인턴 + 레지던트라 정말 하루에 한 시간 자기도 빡빡해졌더라구요.. 둘 다 이르다면 정말 이른 나이인데도 결혼 서두르는 이유 중 이게 제일 커요.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고.. 오빠도 제가 바빴던 걸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니까 하루라도 빨리 결혼하자고 하더라구요. 양쪽 집안 다 연애도 예쁘게 봐 주셨고 결혼한다니까 굉장히 반기시는 상황입니다. 다만 저희 엄마가 제가 너무 이른 나이인데다 신랑이 군 미필이라고 좀 마뜩찮아 하셨는데 제가 가서 잘하겠다고 무마한 상태구요.
처음 결혼 준비할 때만 해도 이런 얘기가 오갈 줄은 미처 몰랐어서 마냥 행복했는데.. 에휴
사건(?이라는 말이 적합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은 며칠 전 예랑네 예비 도련님과 예비 시어머니와 함께 밥을 먹다가 일어났어요. 어머님이 맛있는 한정식집이 있더라고 ㅇㅇ(도련님 성함이세요)랑 밥 한끼 하자고 하셔서 나갔어요. 밥 먹는동안 어머님이 서로 양보하고 살아라, 예쁘게 살아라, 좋은 얘기 해주시고 저도 기쁜 마음으로 네네 하고 들었구요. 밥 다 먹고 커피 한 잔씩 마시는데 갑자기 대학생인 예비 도련님이 근데 집이랑 혼수랑 다 누님이 해오시는거죠? 하더라구요. 저 커피가 목에 턱 걸리는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네? 했더니 아니, 저희 형이 의사인데ㅋㅋ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도 그렇고 인터넷 봐도 그렇고 누님이 하시는게 맞는 것 같아요ㅋㅋㅋㅋ 누님 좀 힘드시겠네요! 하더라구요.... 아.....
예비 시어머니가 예비 도련님 허벅지를 철썩 때리시면서 넌 낄데 안 낄데도 모르냐고 한 소리 하시긴 하셨는데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면박주지 않으시더라구요. 순간 진짜 내가 집이랑 혼수랑 다 해야하는건가 싶었습니다.. 저희 엄마가 아시면 이 결혼 엎으라고 펄펄 뛰실 것 같아서 우선 예랑이랑 전화로 얘기해봤고 예랑이 어머님께 여쭤본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저께 예랑한테 그 일로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이랑 얘기해봤는데 어머님도 꼭 그래야 한다! 이런 아니시지만 원래 그런거 아니니? ㅁㅁ(제 이름이에요)한테 압박 줄 생각도 없고 너희 둘이 합의봐야 할 문제지만 너 주변만 봐도 여자 쪽에서 병원 개업까지 해주는 집 많을꺼다. 그런건 바라지도 않는데 ㅁㅁ네 집안도 넉넉하고 ㅁㅁ도 직업 좋고 한데 그렇게 빼는거 난 좀 그렇다. 하다못해 어린 ㅇㅇ(예비 도련님)도 원래 그래야하는거 아니냐고 할 정도인데..라고 하셨더라구요. 예랑은 절대 부담가지지 말고 너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둘이 합해서 집을 사건 전세를 들어가건 괜찮다고, 자기가 당장 보탤 수 있는 결혼자금 8천 정도 있고 더 필요하면 적금을 깨던가 대출을 받던가 부모님께 조금씩만 손 벌리던가 하자고 하더라구요...
전 지금 특수언어 쪽을 전공해서 무역계통에서 일하고 있어요. 틈틈히 하는 통번역 아르바이트와 세후 연봉 합치면 순수익으로 연 4500 정도 벌어요.. 저희 아버지도 무역 계통에서 일하시고 강남에 있는 31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구요.. 지금까지는 돈 생기는대로 따박따박 절반 좀 넘게?는 일반 적금, 1/4은 중학교 때부터 부어온 주택청약, 나머지는 보험금과 핸드폰비, 적립형 펀드에 부었어요. 그 이외 생활비 등등은 엄마아빠께 용돈 타 썼네요. 제가 부모님께 타 쓴 돈이 연 팔백만원? 구백만원 정도 될 것 같아요. 어릴 때 부터 엄마아빠가 들어주신 적금이랑 합하면 지금 결혼 자금으로 유용할 수 있는 돈이 적금 9천만원 + 주택청약 4천만원 정도 되네요... 사실 결혼할 때는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제 힘으로 하되 그동안 주신 용돈 / 생활비 조로 엄마께 3500 정도 드리고 결혼하고 싶었거든요... 친구랑 얘기해보니 의사 남편 맞는데 너도 참 맹하다고 퉁박주며서 그럼 적금이랑 청약이랑 탈탈 털어서 너가 집 마련하고 엄마께는 서른 되기전에 사천만원 채워서 드리되 예비 시어머니껜 말씀드리지 말고 예랑이 혼수와 결혼비용을 내라고 하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구요. 근데 이건 예비 시모가 아시면 평생 딴지거실 껀덕지인 것 같은데다 저희 엄마도 결혼할 때 제가 엄마께 좀 드릴 걸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입 싹 닦는 꼴 될 듯해서.... 아 넘넘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