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미련도 사랑이라면 분명 이것도 사랑이겠지.
AR. 벌써 6년이야. 우리가 만나고 헤어진게. 100일 정도 만났나? 데이트다운 데이트라고는 기억에도 없어.
고등학생이었어. 난 네가 너무 좋았지만, 연애를 어떻게 하는건지조차 몰랐어.
해주고 싶은건 많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조차 몰랐지. 그냥 바라만봐도 좋았어. 순수했지.
난 그 때의 내 감정을 운명같다고 느꼈어.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고 어린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몰라. 고작 100일 만났는데.
6년이란 시간은 짧지 않아. 난 군대도 다녀왔고, 우리 둘다 이제 20대 중반이네.
그 동안 서로 다른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대학을 다르게 다니니 친구들도 다 달라. 서로 만날일이 없는거겠지.
우린 참 어색한 사이지. 그지? 친구도 아니고, 그렇다고 길에서 만나면 모르는척하는 사이도 아니고.
핸드폰에 있는 네 번호가 연락하기는 참 어렵다. 이상하게.
아직까지 네가 미친듯이 좋은 건 아닌데, 이상하게 넌 항상 내 마음 한곳에 자리잡고 있어. 진짜 이상하지?
그래서 가끔이나마 네가 미친듯이 보고싶을때 연락하는거야. 보자고. 넌 흔쾌히 나와주더라? 나 그러면 너무 기뻐서 약속시간까지 계속 웃기만해. 널 보면 손을 잡고 싶고, 안고싶은게 아니라, 그냥 널 보면 좋아. 아직도 너에게만은 순수라는 감정이 유효한걸까.
다시 너와 연락하는건 어려워.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연락 참 안하지.
이 글을 쓰는 오늘만해도 우리 연락안한지 2달쯤 됐나? 지난번에 우연히 집 앞에서 마주친거 말고는. 없지? 웃겨 참.
네가 그렇게 좋으면 당당하게 좋다. 말하면 되는데.
그렇게 말하면 떠날까봐. 지금보다 멀리 떠날까봐 무서워.
그냥. 털어놓고 싶었어.
너와 잘될거라는 기대감은 정말 조금도 없거든. 우린 남과 친구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한 관계잖아.
그냥 널 생각하고, 행복한 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해.
너와의 추억이라고는 술취한 너를 데리러가는 내모습밖에 없는데, 난 왜 이렇게 그 기억이 행복하지?
그냥 글로나마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나. 널 많이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