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6개월 된 주부입니다.
오늘은 꼭 어딘가에 글을 남기고 싶더라구요..
5년전 유학중에 아빠의 전화한통에 급히 돌아왔습니다.
아빠 지금 힘들다고..니가 좀 도와야 겠다고..
그때부터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매달 130~150만원 정도를 생활비로 드렸고..
주말엔 알바도 했습니다. 조금씩 모으기도하고 제 생활비로도 쓰고요..
아빠는 벌이가 없으셨고..
엄마는 마트에서..
엄마와 제가 번돈으로 한달 한달 살아 나갔습니다.
동생은 제 밥벌이하기도 바쁜 아이구요..
여태까지 항상 아빠가 돈관리를 해오셨고..
술도 못하시고..친구들 만나시는 것도 아니고..
항상 바른생활의 아빠였기에..
우리 집안 식구들은 아빠만 철썩같이 믿고 살았어요.
엄마도 아빠가 허튼곳에 돈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뭐라고 참견 안하시고요..
하지만 사업이라는게 순식간에 망하고..빚지고..
대출이자만 한달에 몇십만원이라고 들었습니다.
한달 생활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고요..
그러다가 결혼을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사실상 도피성 결혼이기도 했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이 생활이 지겹기도 힘들기도 했어요.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고..
돈을 모을수도 없고..돈버는 기계같고..내 인생이 없었습니다. 부모 원망만했습니다.
미래가 안보이더군요..친구들을 만나도 항상 제 신세 한탄이었습니다.
언제까지 할수 있는 직장생활도 아니구요.
혹시나 내 결혼자금은 모아두셨나 싶었지만..
그역시 대출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다행히 좋은 신랑을 만나서 잘살고 있는데요..
우연히 친정 등기부등본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출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래도 어느정도는 벌어다 드린돈으로 갚으셨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결혼자금으로 받은 대출까지 하면..9천~1억은 될거같더라구요..
한숨이 나오고..심장이 철렁하고..
신랑은 친정집 팔고 어머님 아버님 작은 집으로 옮기시면 될거라고 방법을 제시해주더라구요.
엄마한테도 사실을 얘기하니까..
어느정도 갚은줄알았다고..
놀라서는 살기싫다고 울고 불고..
집은 내놓았는데..요즘 집이 잘 안팔리네요..
아주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하는데..그래도 빚 갚고 새출발하면 지금보다 살기 나을거라고
엄마를 위로하며 토닥였습니다.
결혼전부터 조금씩 알바도 하고 해서 몇십만원씩 모은돈이 이제 천만원이 되었어요.
결혼할때 대출받은게 미안했었는데..
오늘 아빠한테 천만원을 송금했습니다.
결혼후에는 생활비를 전혀 안드렸거든요.
그리고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결혼전부터 모아온건데 신랑은 모르는 돈이니 암말말고..대출금 조금이라도 갚으라고..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인생 30년만에 말했습니다.
아빠 사랑해 라고..
가슴이 울컥하네요..
답장이 왔는데 아빠가 할말이 없다고...고맙다고..
나몰라라 하고 사는거 같아 죄송했는데
그나마 마음에 있던 짐을 좀 던것 같습니다.
지금 임신중인데..아기를 가져보니..
부모없인 나도 없는 것이고..
항상 사랑으로 큰 바람막이, 내편이 되어준 엄마아빠의 소중함을 이제야 알것 같네요..
아이고 홀가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