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이 된 장거리 글을 읽는 중에 마음이 더 답답해져서 저도 제 심정을 한번 털어놓고 싶어지네요..
저도 해외장거리이고 이제 1년 3개월정도가 됩니다.
올해 초까지는 정말 매일 새벽까지 스카이프로 얘기하고 화상채팅도 하면서
정말 행복한 나날들 이었어요.
그러다 제가 올초부터 한칸짜리 원룸에 동생이랑 같이 살게 되면서 화상채팅을 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얼굴은 못봐도 목소리라도 들을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몇번이고 전화하고 싶다고 목소리듣고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몇달 전부터는 안해주네요.
안 해주는 이유는 채팅으로 해도 화제거리가 없어서 침묵이 이어지는데 (이맘때 유독 심했음)
전화를 해도 할말이 있냐구요..
그러다가 이제는 헤드셋이 없어서 못한대요.원래 있던걸 주말에만 오는 누나한테 줘버렸다고..
그럼 사라고 했더니 전화하면 할 말 있냐고..
그러 영영 사지 말라고 홧김에 말했더니 그말을 기억하고는 너가 사지 말라고 안했냐고..
하아..그사람은 제 목소리 안듣고 싶나봐요. 그냥 이제는 전화는 포기했어요..
얼굴도 못봐, 목소리도 못들어, 대화거리도 없지, 메일내용은 점점 짧아지지, 이런 것들로
너무 서운하기만 해서 집착녀였던 전 그를 더 달달 닥달하고 쪼이기만 했었네요.
지쳐버렸는지 긴 장마가 이어지던 6월 말 무렵 그는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을 꺼내더라구요.
그렇게 한 달 정도 그는 정말 저의 닥달과 무거운 대화에서 자유로워졌어요. 그 동안 너무 힘들었던 저는
가끔씩 그에게 대화를 요청하여 물었어요. 이젠 정말 날 좋아하지 않는거냐고.,
'싫어하지는 않지만..' '절대 싫어진건 아냐..'
그렇게 말을 흐리더라구요.
진심을 다해 사랑한 대가가 버려지는 거였다는 것에 더이상 분노하지 않게 되었을때,
이제는 혼자 인 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것만 같을 때, 그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죽 생각해 봤는데 역시 난 널 사랑한다고.. 앞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지금처럼 늘 함께일 거 같다고..
이제와서 그런 소리한다고 예전처럼 돌아갈수 있냐며 상처어린 저는 오히려 화를 냈어요.
하지만 결국 그를 받아들였어요. 여전히 전 너무 사랑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돌아와 놓고도 그는 변함없이 절 소중하게 대해 주질 않아요. 그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야구..그 사람은 저 없어도 야구와 좋아하는 락음악만 있으면 살수 있을 거에요. 화제거리가 여전히 부족한 저희의 대화는 저는 관심도 없는 야구와 그의 덕후기질 다분한 아이돌 얘기뿐이에요. 오늘 하루 뭐했어라고 물어봐주질 않아요. 저란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거 같아요.
그저께 작은 사건이 있었어요. 요즘에 그가 빠져있는 블로그를 보기 위해 저도 제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그 블로그사이트는 타인의 블로그를 찾아 가 발도장을 찍고, 그 발도장을 받은 사람이 다시 자신의 블로그를 찾아주어 발도장을 찍어주면 자신의 블로그 랭킹이 올라가는 시스템이에요. 전 남친 블로그보는게 목적이기도 하고 그런 시스템이 귀찮아서 그가 몇번이나 권유했지만 싫다고 했죠, 그러자 활동 안할거면 블로그 하지 말라고 계정을 삭제하라며 화를 내더라구요;; 정말 진심으로 이 사람은 ㅄ이라고 뼈저리게 느껴지더군요.. 그에게 말싸움에서 번번히 지기만 하는 진짜ㅄ인 저는 그 닥달에 못이겨 결국 계정을 삭제했어요;;; 아직도 활동 안한다고 블로그 하지 말라고 하는 그 사람의 정신상태가 정말 이해가 안가요. 이제는 하다하다 나보다 블로그가 더 소중한가 하는 비참함도 들구요..
그리고 어제 남친 블로그를 훔쳐보던 중에 몸상태가 별로 안좋다는 글을 보고 어제 대화때 어디 아프냐고 물었어요. 왜 갑자기 그런 얘기야?라는 그에게 블로그에서 보았다고 하자, 자기 블로그 보지 말라더군요;;;어제는 오랜만에 저에게 오늘 뭐했어라고 물어봐 준 날이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전 대화내내 심기가 매우 불편했어요..사실 제가 집중해야 되는 일이 있어서 한동안 연락을 줄일려고 했었는데 거의 헤어지는 거 마냥 말이 나왔어요. 남친은 오늘 헤어지는 거냐며 물었지만 전 아니라고, 우린 친구사이니깐 앞으로도 계속 사이좋게 지내자고 좀 비꼬아서 대답했죠. 그러자 그가 친구아니잖아 우리 라고 했지만 전 나한테는 친구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죠.. 그러니깐 OKOK 거리면서 자러가버렸어요..
최근 몇달간 전 정말 차라리 연인이 아닌 친구로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겠다 싶을 정도로 표현없는 그사람에게 지쳐갔던거 같아요..몇 주전에 제가 너 나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그 사람은 응이라고 대답해주기는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구걸하기도 싫고, 설사 정말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고 해도 이따위로 행동하고 배려해주지 않는 그 사람에게 너무 화가 나요.
그가 다른 사람과 바람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의 마음이 와닿지 않아요..얼굴 못보는 건 장거리니 그렇다해도 목소리도 못듣고, 대화를 해도 자기 취미얘기만 하고, 예전에는 안하던 막말들과 묻지 않으면 들을수 없는 사랑 표현.. 장거리라서 외로운게 아니라 사랑받는 느낌이 전해지지 않아서 외로워요. 친구들에게 얘기하면 너한테 맘없다는 걸 행동으로 다 보이는 그 사람을 놓지 않는 제가 더 이상하다는 말만 들을 뿐이에요.
그럼에도 전 아직도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기며, 그리고 지금도 내 곁에 있어주는 그를 떠올리며, 표현해주지 않지만 그래도 그 사람도 날 좋아하는 거라며 못내 제 자신을 위로해요.. 제가 아직 믿음이 부족한 걸까요.. 아님 친구들 말대로 미련한 짓 하고 있는 걸까요..
어제 대화에서 헤어지자는 식으로 말해버린 게 계속 마음에 걸려요.
아니,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의 '친구 아니잖아, 우리'라는 말에 또 헛된 희망을
품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런 의미아니였다고 메일을 보낼지 말지 망설여져요.
한편으로는 정말 오늘을 마지막으로 다 끝나버렸으면 싶기도 해요..
근데 아마 둘 다 어제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오늘 다시 대화를 하겠죠.
최근들어 늘 그랬거든요..굳이 화해안해도 다음날이면 평상시대로 돌아오는 거,
이런거 별로 좋은 습관도 아닌데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