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부모님 때문에 파혼하게 생겼습니다.
저는 단순히 가치관으로 인한 생각의 차이일 뿐이니 마음이 가는대로 하면 되는 것이고
더군다나 저희 부모님이 해주시는 집이니 제 마음 가는대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남친 부모님이 저보고 너희 부모님이 마음으로 해주시겠다는 건데
부모님 상대로 니가 너무 계산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는거라면서
저보고 현실 감각이 제로냐며 철이 없다네요.
제가 정말 저런 소리를 들을만큼 계산적이고 철없게 행동하고 있는지와
이 결혼을 그냥 진행했을 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지 경험많으신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솔직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저 역시 후회하게 되거나 제가 퍼다줘야 할 결혼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단, 저는 제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한 저 행동과 말이 저런 소리를 들을 행동이었는지가 궁금합니다.
간단하게 남친은 나이 32살에 5천만원 모았고(연봉 3200 정도)
저는 30살에 7천만원 모은 상태(연봉 3000 정도)
지금은 그냥 돈을 모으고만 있지만 몇 년 전 주식으로 돈을 조금 불리게 되어
개인적으로 제 나이와 연봉에 비해서는 좀 모아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친과 상의할 때는 양가 도움없이 우리가 모은 돈으로 해결하자고 하면서
원룸이든 투룸이든 구해서 형편껏 넓혀가자고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쓸데없이 돈 쓰지 말고(예물,예단,스드메? 등등)
구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집은 최대한 깨끗한 집으로 구하고 신혼여행만 좀 좋은 곳으로 가자고 했고
남친도 자기 집에서 도움을 못줄 것 같아 걱정하던 찰나에 생각이 맞아 좋아했습니다.
처음으로 부모님들께 각자 의견 물었을 때
저희 부모님 :
왜 고생길을 자초하려고 하냐, 남의 집살이라는 게 살다보면 서러운 일도 많을거다
정 안되면 집은 장만해줄테니 나머지 결혼비용만 알아서 하는 쪽으로 생각해보라고 하셨고
남친 부모님 :
결혼할 때 천만원 보태주시거나 아니면 시댁에 들어와 살라고 하셨고
시댁 들어와 살면 신혼방 인테리어랑 가구 싹 다시 바꿔주는 건 부담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시댁 들어가 살게 될 결혼은 안한다고 해서 그 소리는 싹 들어간 상태입니다.
친정 서울, 저와 남친 직장 서울, 남친 집 경기도라서
굳이 직장과 둘 다 멀어지면서까지 시부모, 시동생과 20평대 전세아파트에서 살 생각은
정말 눈꼽만큼도 없는 게 제 속마음입니다.
남친과 다시 상의하면서 3가지 방법이 나왔는데
1. 둘이 모은 돈 1억 2천 + 앞으로 더 모을 돈으로 전부 해결하자 - 원래 둘 의견
2. 남친 집에서 1천 받고(남친 부모님 의견) 둘이 모은 돈 1억 2천+알파 더해서(저,남친 의견)
대출받아서 최소한 아파트로 신혼집 장만하자(우리 부모님 의견) - 부모님들까지 의견 절충
3. 우리 부모님께 최대 2억까지 도움받고 혼수는 반반으로 채워넣고
대신 살면서 매달 100만원씩 우리 부모님께 드리자(집은 같이 갚는거니 당연히 공동명의로 시작)
남친도 솔직히 원룸이나 투룸 겨우 구해서 시작할 줄 알았는데
막상 아파트 들어갈 방법이 생기니 혹했는지 2,3번 중에 하자고 했고
2번은 이자 부담도 상당할테고 3번은 솔직히 무이자나 다름없으니
그럼 3번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결정하고 서로 집에 인사가면서 말씀드리기로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 :
너희 입장에서 100만원씩 돈이 새면 버거울 텐데 괜찮겠냐, 너희 마음 편한대로 해라
남친 부모님 :
예단을 안하기로 결정이 났으면 보태주려던 천만원은 예단 명목으로 우리가 쓰겠다
나머지는 너희가 알아서 해라
근데 문제는 남친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결혼하고 생활비는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셨고
저와 남친은 제 부모님께 100만원씩 갚게되면 생활비 부족해지지 않겠냐는 걸로 알아들었으나
결혼하고 시댁에 생활비를 줘야하지 않겠냐는 뜻이었습니다.
남친은 지금까지 돈 벌면서 자기 집에 따로 생활비 드린 적 없고(남친집 경기도,직장 서울이라 자취)
명절이나 생신에만 용돈 드리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생활비 말씀하시니 남친도 당황했고
일단은 생활비로 매달 꼬박꼬박 돈은 못드리고 친정 부모님께 돈 먼저 갚고
그 후에 그때 상황봐서 양쪽 집에 생활비를 얼마나 드릴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께 1억만 빌린다고 해도 매달 100만원씩 갚아도 8년이 넘게 걸리는 상황이고
둘이 합해 500 겨우 버는데 매달 100만원씩 나가고 400으로 저희 생활하면서
애기 낳았을 때 생각해서 더 모으고 하려면 정말 열심히 모아야 할 상황입니다.
심지어 1억 이상 받게 될 가능성도 큰 편이라
남친도 저도 염치없지만 저희 부모님께 무이자로 손 벌려가면서 받겠다고 한겁니다.
남친 부모님 입장에서는 예단도 안주겠다, 생활비도 따로 못주겠다,
근데 저희 부모님께는 매달 100만원씩 드려야겠다(정확하게는 갚는것) 하니 너무한 것 아니냐는 거고
더군다나 남친이 한복은 대여하자고 하니 자식 키워서 남는 게 뭐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저희 집은 오빠 결혼 때 맞추셨던 게 있어서 한복 걱정은 없는데 남친 집은 개혼입니다.
남친 입장에서는 32년을 부모님을 보면서 한복 입은 모습을 한손가락에 꼽게 봤는데
굳이 입을 일이라고는 없는 한복을 아껴도 모자랄 판국에 따로 맞추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예단 생략이니 각자 부모님 옷 등등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그걸로 너무 서러워하시니 어차피 남친 남동생도 결혼할 때 한복 필요하게 될거고
이번 기회에 한복은 그냥 해드리는 게 낫겠다고 해서 어머님 한복은 해드리기로 했더니
다음엔 아버님이 그럼 나는 한복 안입는데 어쩌냐고 하셔서
남친은 2년 전 아버님 환갑 때 좋은 양복 한 벌 해드렸으니 그거 입으시면 된다고 했더니
평상시에 입을 양복과 자식 결혼식 대 입을 양복은 다른거라는 억지를 부리셔서
일단은 더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나온 게 저저번주 일요일입니다.
근데 수요일에 일하는데 어머님이 상견례 날짜 잡는 것도 있고 하니 한번 보자고 하셔서
그럼 주말에 오빠랑 같이 찾아뵙겠다고 했더니 혼자 왔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다.
회사 동료 중 먼저 결혼한 분들께 물으니 문자만 봐도 느낌이 쌔하다며 가지 말라고 몸서리를 치길래
전화로 회사 일이 바빠 찾아뵙는 건 좀 힘들것 같다고 했더니(진짜로 11월 초까지는 회사가 매우 바쁨)
일단 알았다고 넘어가셨으나 금요일 저녁에 남친 어머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니가 정말 바빠서 못온다고 하니 전화로 얘기할 수밖에 없겠다.
회사 일이 바쁘다니 할 말은 없다만 그래도 결혼하겠다고 하면서 딱 한번 인사오고는
시부모가 한 번 오라니까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데 안온다는 거 보고 정말 실망했다.
어쨌든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줄테니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친정부모님께는 100만원씩 드리고 시부모는 한푼도 안준다는 게 말이 되냐.
내가 주변에 물어봤지만 시부모한테는 돈을 줘도 친정부모님한테만 돈을 주는 며느리가 어디있냐더라.
그게 용돈으로 드리는 거든 빌린 돈을 갚는거든 그렇게 한쪽만 티나게 주는 건 아니지 않냐.
더군다나 너희 부모님이 먼저 갚으라고 하신 것도 아니라는데 왜 너 혼자 나서서 그러냐.
낳아준 부모가 마음으로 돕겠다는데 그걸 갚겠다니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게 너 되게 못되보인다.
너도 100만원씩 주고나면 니들 생활 어려운 거 뻔히 알면서 주겠다는 건 무슨 계산이냐.
너 남들 보는 눈은 생각도 안하냐.
친정에 100 줄거면 우리도 100을 주던지, 50씩 나눠주던지, 같이 줄여서 똑같이 주던지 해라.
솔직히 친정이랑 똑같이 달라고 하는 것만 해도 많이 양보한 줄 알아라.
생각나는 것만 해도 저 정도고 거의 랩을 하듯이 퍼부으시더니 본인 할말만 하시고는 뚝 끊으셨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일단 이런 전화를 받았다는 자체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불쾌했고
남친한테 전화걸어서 따졌습니다.
이런 전화가 왔는데 어머님 생각이 어러신 거 알고 있었냐.
도대체 당신 부모님 인사 갔을 때부터 왜 그러시냐.
당신 입으로도 말한 거지만 당신 부모님 자식들 키우면서 그렇게 다 퍼주신 분들 아니시지 않냐.
근데 왜 손 안벌리고 결혼하겠다는 자식들한테 도리어 자기들 꺼를 내놓으라고 하시냐.
그만큼 주신 분들이시면 다시 되돌려 드리는 거, 더 많이 드리게 된다고 해도 좋게 드릴 마음 있다.
근데 그렇게 해주지도 못하신 분들이 그 이상을 요구한다는 거, 난 웃기지도 않으니 못 받아들인다.
당신 집에 딱 한 번 갔다. 한 번 본 사람한테도 어려운 줄 모르고 저런 말 하는 분들이
결혼해서 여러번 보게 되면 어떻게 변할지 생각하면 나는 소름이 끼친다.
지금 생각 같아서는 당신하고 아예 끝내자고 하고 싶지만
엄밀히 말하면 당신 잘못은 아니니 결혼 접고 시간을 가지는 걸로 하자.
난 솔직하게 다 말하자면 이대로 결혼 진행할 생각 전혀 없지만
나중에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쭉 당신 어머니에 대한 마음 안 풀어질 것 같고
기분 좋은 얼굴로 자식된 도리 못할 것 같다고 남친 어머니가 했던대로 퍼붓고 끊었습니다.
남친은 당장에 저희 집앞으로 찾아오고 자기가 미안하다, 대신 사과할테니 마음만 풀어라,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만 문자, 음성메시지로 수없이 날려댔고
방금 전에는 남친 어머니께도 전화가 왔지만 안받았더니 문자로 전화 좀 받아줘라, 미안하다 왔습니다.
제가 이런 상태니 새언니가 전화가 와서는
아가씨가 결혼을 하면 시어머니가 되실 분인데 이런 말 미안하지만 좀 생각이 없으셨던 것 같다면서
며느리 초장에 잡으려고 기싸움 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결혼하면 솔직히 아가씨 피곤해질 거라고 합니다.
전 정말로 결혼을 하게 된다고 한들 남친 어머니 얼굴 웃으며 볼 자신도 없을뿐더러
지금같은 마음이라면 명절이든 생일이든 집에 찾아가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고
남친과 만나서 얘기 한 번 해보기야 하겠지만 만약 남친 입에서 미안하단 의미없는 소리만 되풀이 될 경우
나랑 결혼하려면 당신 부모님이랑 연 끊거나 내가 당신 집안 챙기는 일 없을거란 소리 나올 것 같습니다.
도리어 남친 어머니 문자오고 더 심난합니다.
차라리 끝까지 개념없이 따지려 들던가, 저렇게 쉽게 꼬리내릴 거 왜 그랬는지
솔직히 저 사과가 진심이란 생각도 안듭니다.
아직 상견례도 안한 상태니 파혼이라고 하는 것도 웃기지만
남친 잘못은 아닌데 남친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남친한테까지 옮아서 같이 미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