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슴체 입니다.
남친 아버지가 시골에 집 사시고 뭐 수리하고 몇달동안 남친을 힘들게 햇음
집 고치는데 돈 좀 보태라. 집 고치는데 와서 일해라.
12시간씩 일하는 사람이 그 촌구석에 어찌 가겠음
남친도 힘들어했지만 워낙에 그런분이라 그때그때 넘기고 그랬음
한 두어달 그러시더니 집 수리가 거의 끝나가니
남친한테 전화로 여자친구(나) 데리고 오라고 압박 들어오기 시작했음
올때 사 올 물건들 하나하나 다 불러주시면서
남자친구가 답답해서 나한테 털어놓거나 만나서 같이 있을때 전화 받으면 다 저런 내용이었음
남친이 처음에는 일하는 얘를 어케 데려가냐고 자기선에서 짤랐지만
아버지가 들들 볶으니 힘들었나 봄
나한테 한번만 같이 가 달라고 부탁함 그전부터 들볶이는거 알고 있어서 알겠다고 간다고 했음
말로는 알아서 살아라 알아서 결혼해라 하시면서
솔직히 남친을 들볶는걸로 밖에 안보였음
왜냐면 남친 위로 형이 있는데 그 형님한테는 장남이라서 그런지 진짜 한마디도 못함
단지 장남이라는 이유로
아쉬운 소리 돈 선물 욕 화내는거 술주정 전부 다 남친 몫
남친은 둘째인데 학교 다닐때 술먹고 길에 잠들어 있는 아버지 집에 업고 울면서 걸어온적도 있고
아침에 학교 가는데 형이 잘못한거를 남친 뺨을 때리고 진짜 힘들게 컸다고 들었음
오래 만나다보니 이런 저런 얘기도 듣고 남친이 안됐다고 생각했음
암튼 지난주에 갔음
그 사오라고 불러주신 자질구레한 물건들 사 들고서(라면콜라막걸리삼겹살사오라고)
좋은 기분으로 간 건 아니지만 어른이니까 내색 안하고 말씀 하시는데
집 좋네요 네네 그랬음 그 집 별로 좋지도 않았지만 자랑하고 싶어 하시니까
그날 내가 거기 잠깐 들렸다가 기차를 타야 되는 상황인데
사온 고기 구워서 밥먹자고 마당에 파라솔을 펴고 나보고 상추 뜯어라 나물 뜯어라 하시는 거임
당황+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음
남친은 내 눈치 보면서 얘 가야된다고 자기 아버지 말리고
밥 먹어야 된다면서 뭐 밥 차려라 밥상차려라 고집 부리시고
그렇게 30분넘게 실랑이 하다가 겨우 빠져나올수 있게 됐음
그런데 다음에 올때 나 뭐 좀 사다다오 니 돈 잘 벌지않니 이러시는데(또 자질구레한거ㅡㅡ 진짜 돈이 없으신거면 네라도 하겠는데 놀러다니시고 술 드시고 비싼 옷 사입으시고 다 하시면서 왜?)
남친은 그걸 듣고도 내 눈치만 보고 쳐 웃고만 있었음 나도 그냥 웃고 말았음 어.이.가.없.어.서.
다음에 다시 온다고 하고 (절대안감) 나오는데
그냥 내 눈엔... 나 일 못시켜서 아쉬워 하시는거 같았음
차시간때문에 오래 못있는다고 말씀 드렸는데도 밥 차려라 고기 구워라 술 먹자하시고
간다고 하니 마당에 있던 상추를 뽑아서 씻어 주시는데 이번만 씻어준다 이번만 해 주는거다 이러시면서
다음에 오면 니가 해야 된다 계속 이 말씀
그 잘난 상추 내가 먹을것도 아니고 남친이 먹을건데 아들 직접 시키시지 왜 날 시킨다고 공표를 하시는지
그런 소리 듣고도 또 얼씨구나 가는 여자가 세상 천지에 어디있음?
나 보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옆에서 남친은 그걸 듣고도 가만히 있었음
남친과 나는 서로 효도는 셀프다, 기본만 하자 이런식으로 평소에 대화를 했었음
그런데 남친이 되도 않는 효자 흉내 내려는거 보고(요 근래 들어서 느낌) 애도 어쩔수 없구나....
남친 집 갔다온 뒤 이틀동안 머리가 복잡했음
계속 만나면 헬게이트 오픈인데.......
더구나 나는 내 부모님한테도 그렇게 못하는데
남친 부모님한테 잘 할 자신도 잘 할 성격도 안됨
헤어지기로 결심 굳히는김에 여기 글 남김...
에후... 3년 만났는데.. 여기 털어놓으면 마음이 편할 줄 알았더니 마음도 별로 안 좋고 한숨만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