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 건장한 남자사람입니다.
다이어리에다가 쓰고 포도알이나 받으라는분들이있을지모르겠지만
속마음 표현못하는 경상도 남자라서 글이라도 올리고싶은마음에 글적여봅니다.
저희 아파트 비상구 계단 중간중간마다 소화전처럼 철문으로 되있고
계량기가 숨겨져있습니다.
계량기함은 생각보다 꽤 공간이있구요
보통 비상구계단에 잿덜이하나를 놔두고 저와 저희아버지 흡연장소로 사용하고있습니다.
담배를 피던도중 호기심에 계량기함을 열어봤는데
검은 비닐봉지로 하나하나 쌓여진 빈소주병들이 한가득 쌓여있었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저희 아버지가 몰래 계량기함에다가 한병씩 사두셨다가 담배피시는척하며
마시고 빈병을 넣어둔걸 알수있었습니다.
왜 숨어 마시시냐구요?
저희집은 아버지가 술마시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누나도 엄마도
저는 지금은 일이 힘들때나 친구들만날때 자주 술자리 한번씩 가져서 이해하는쪽으로변했지만
어렸을땐 아버지가 술마시고 취하신상태로 저한테 이야기하시는게 그렇게도 싫었습니다
어린나이에 술마시는 아버지가싫다고 학교안가고 시골에 내려가있으면서 시위했었던적도있었습니다.
아버지가 평소에 속마음을 이야기못하시다가 그나마 술기운에 저희에게 털어놓는다는걸 알면서도
왜그렇게 싫었는지 모릅니다.
이러한이유로 아버지께서는 가족들 몰래몰래 숨겨가면서 깡소주를 드셨나봅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술을 좋아하는편이 아니라는것도알고 술에강하지않다는것도알고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술을 드시는건 십중팔구 힘든일이있을때이구요
근래 몇달동안 아버지는 회사를 이곳저곳 옮겨다니셨습니다
아버지친구분들은 벌써 회사생활 그만두고 집에지내시는분들이많으십니다.
나이가 많은이유로 더이상 회사에 남아있기 힘들지만 그동안의 경력과 능력때문에 이곳저곳 회사생활을
관두지않으셨습니다
이번에도 회사에서 나이 이유로 퇴사하시고나서 한달간 집에서 지내고계시는데 가장으로써 몹시 힘드신건지 평소에 아버지곁에서 소주냄새를 몇번 맡을수가있었습니다.
저는 이번달 11월 14일에 군입대를 앞두고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함께한 기억이 얼마없습니다.
어렸을때만해도 아버지와 피씨방도 같이다니고 잘따라다녔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입학이후로 제가 사춘기를 몹시 심하게 겪은이후로부터는 아버지와의 사이가 많이 어색해졌습니다.
제가 가족이 창피하거나 그런것 전혀없는데 몇년동안 가족들과 외식을가거나 아버지와 목욕탕간기억이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한테 가끔 몇번이고 저한테 같이 가지않겠냐고 물으시지만 전 이것저것 변명대가면서
피하기만했었습니다.
제가 피하기만 하니까 아버지께서 서운해하시는걸 알면서도 말이죠
아버지께서 회사 그만두신이후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다니시던 회사다니신다고 바쁘시고
누나는 공무원 준비한다고 도서관다니느라 바쁘고
저는 친구들만나고 놀러다닌다고 바빠서 아버지가 많이 심심하고 쓸쓸하셨을겁니다
아버지 몰래 계량기함의 빈소주병들을 치우면서 세아려보니까 그렇게 크지도 않은공간에서
얼추 소주2짝반정도 나오더라구요
혼자 마시는술이 제일 쓸쓸한법인데...그것도 눈치봐가며 몰래 계단에 앉아 소주한모금씩 마셨을 아버지생각하니까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글쓰다보니까 두서도없고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버지 ! 제가 표현은 못했지만 아버지가 노력하신덕분에 근래에 대출하나안받고 우리집이란게 생긴것도 너무 자랑스럽구요
이제 일안하셔도 최고로 멋진 아버지,가장 이시니까 더이상 아버지보다 나이적은 사장한테 잔소리안들으셔도 되요
절대 위축되시지마시고 어깨 펴고다니시구요
몇년간 미운짓 골라서하면서 마음에 큰못박은것 정말 죄송합니다
아들 군대 건강히 잘다녀와서 공부열심히해서 대학도가고 효도하겠습니다
한번도 이야기한적 없는데... 사랑해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