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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가 퍼온이야기 [소설가 1~2]

너구리 |2011.11.22 11:35
조회 14,616 |추천 24

일좀 때리다가(나름 회사원;;) 글을 올릴려고 했는데 4편 장편 소설들이 모두다 등록이 되있던 글이었네요;

 

고로 걸르고 걸러서 등록되지 않는 글을 올립니다~

 

늦게 올린 죄송의 의미로 한번에 2편씩 올리겠습니다.

 

웃대 게시판 hero창정 님이 작성하신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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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단편] 소설가 -1- 여행










-요즘 안좋은 일이라도 있는거야?

-원고 기한이 이제 얼마 안남았어. 나도 아픈사람 데리고 이런 짓하는거 맘에 안내키지만 어쩌겠나
내 직업이 편집장인걸

-여기는 그나마 요양도 되고 공기도 좋아서 글쓰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을거야. 요양하는 셈 치고 다녀와봐.

-아아 차편은 내가 마련해줄게. 걱정마 걱정마. 나 오창식이야. 몰라? 확실하게 해줄테니까 가서 쉬다가
멋진 작품만 떡하니 대령해주면 되는거야 이사람아! 핫핫






"미친새끼...확실하게 해준다더니.."

유치원에서나 볼 법한 조그마한 봉고를 앞에두고 한 남자가 가벼운 욕지거리를 날리고 있었다.

찌는 듯한 날씨에 불쾌지수가 상승한 모양인지 그 남자는 이내 봉고의 앞바퀴를 발로 몇번 걷어차 보였다.

그러나 자신의 발만 아프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욕을 거둬들이고 봉고의 문을 여는 남자.

"내가 그 자식 말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건강이 뭐가 어쩌고 어째? 빌어먹을."

남자는 봉고에 차 키를 꽂아 넣고 에어컨을 틀려는지 무언가를 열심히 돌려댄다.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는

에어컨. 남자는 화가 났는지 에어컨디셔너가 달려있는 차체를 주먹으로 심하게 내리친다. 그 바람에 에어컨

조절기가 날아가 버렸고, 그 때문인지 에어컨이 시원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강아지. 하여간 내가 이번 글 대박 나기만 나봐. 빌어먹을 오창식새끼 먼저 족칠테니."

남자는 바알갛게 부어오른 손을 어루만지며 내내 욕을 멈추지 않았다. 에어컨에서는 여전히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



남자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휴게소 파라솔에 몸을 기댄 채로 시원한 음료를 들이키고 있었다.

장시간의 운전이 그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는지 자꾸만 숨이 가빠오고 시야가 흐려졌다 보였다를 반복했기에

어쩔수 없이 내린 곳이 바로 이 휴게소였다. 확실히 길가에 세워져있는 간이 휴게소라서 그런지 시설면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었고, 가게에서 파는 먹을 것들은 모두 유통기한이 지나있었기 때문에, 되는대로 조그마한

음료수를 뽑아 마시고 있던 차였다.

"정토 휴게소..? 처음 들어보는 곳이군. 하긴..이런 이름없는 간이휴게소야 전국에 깔리고 깔렸겠지."

남자는 음료를 다 마셨는지 캔을 뒤로 던진 채 자신의 봉고차로 향했다. 찌는 듯한 날씨에 매미처럼 조그마한

봉고를 보고있자니 다시한번 화가 치밀어오르는 남자였다. 그는 다시금 욕을 중얼거리면서 봉고의 문을

열었다.

"꺅!"

난데없는 비명소리에 남자는 흠칫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까지만해도 아무도 없었던 자신의 봉고차

에서 왠 미친년이 가느다란 비명소리와 함께 자신을 밀치고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당..당신 뭐야 ?!"

"으히히히..히히히.."

그 여자는 이내 정토 휴게소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휴게소 내에 위치한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갔고, 남자는 화가난 모습으로 성큼성큼 걸어서 그녀의 뒤를 따랐다. 휴게소 주위에서 한적한 오후를

즐기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그와 그녀를 번갈아 쳐다보며 무어라고 중얼거렸지만 그런 것에 관심을 쓸만큼

여유있지 않은 남자였다. 남자는 그녀가 들어간 음식점의 문을 거칠게 열어제끼면서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소리쳤다.

"방금 전에 들어온 여자 어딨어요?"

"지..지은이 말씀이십니꺼?"

"지은이건 지랄이건 방금 들어온 여자 말이에요."

"아이고 고마 죄송합니더. 고 미친년이 또 지랄을 해뿐나...죄송합니더."

"아니 그러니까 그 여자는 어디있냐니까요?"

"방금 갸가 들어오긴 했는데..."

"어.디.있.냐.구.요."

남자는 화가나는 듯이 아줌마를 향해 쏘아붙였다. 아줌마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또 뭐꼬? 누가 또 지랄하는데?"

난데없는 두꺼운 저음에 놀란 남자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기골이 장대한

사내가 서 있었다. 얼굴에 털이 덥수룩한 것과 전체적인 피부색이 검게 그을린 점, 그리고 다 늘어난 런닝을

입은 채 온 몸에 흙을 뒤집어 쓴 모습을 보아하니 근처에서 막노동을 하는 노가다꾼임이 분명했다.

남자는 사내의 기백에 눌렸는지 목소리를 약간 내리 깐 채로 그에게 물었다.

"아. 방금 여기로 들어온 여자분께서 제 차에 무단으로 침입을 했거든요. 혹시나 뭐 가져간건 없나해서.."

"그 년이 무슨 정신머리가이따꼬 남의 차에서 물건을 훔치겠습니꺼. 그런거 아이니까네 퍼뜩 가이소."

사내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향해 쏘아붙였고 그러한 사내의 눈빛에 남자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그..그렇군요.."

자신의 모습에 진절머리를 느끼는 남자였다. 그는 주인 내외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후에

가게를 나섰다. 내리쬐는 태양이 마치 자신의 나약함을 놀리는 것 같아 화가 나는 남자.

아까까지만해도 느껴지지않았던 주위의 시선들이 마치 자신을 흉보는 것 같아 그는 괜히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 남자는 자신이 주눅들었다는 것을 내비치기 싫었는지 아까보다 더욱 목을 꼿꼿

하게 쳐들고 있었다.

"신발..재수없는 새끼들..내가 누군줄 알고.."

남자는 봉고에 올라타자마자 도망치듯 정토 휴게소를 빠져나왔다. 백미러로 보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같이 자신의 봉고로 쏠려있다는 사실이 불쾌하다고 느낀 남자는 속도를 더욱 올려서 그 곳을 빠져나왔다.

정토휴게소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오는 백미러에 비친 마지막 모습은 음식점 주인 내외가 봉고를 쫒아오며

무어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었다.



#



한적한 도로를 따라 삼십분쯤 운전을 하던 남자는 다시한번 현기증을 느꼈는지 근처 갓길에 차를 멈춰두곤

바깥 공기를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자신의 폐를 통해 깊숙이 들어오는 공기가 여간 상쾌한게 아니었다.

남자는 이내 자신의 허리를 쭉쭉 펴며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워낙 몸이 안좋은 탓도 있었겠지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을 하다보니 허리가 쑤셔왔기 때문이다. 얼마간의 스트레칭을 마친 남자는 다시 봉고에

올라 탔다. 아까보단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듯 했다. 그는 흥겨운 마음으로 엑셀을 힘차게 밟았다.

『끼익!!!』

한적한 도로와 산을 남자의 브레이크 소리가 휘감았다. 난데없이 차 앞으로 뛰어든 무언가때문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은 탓이었다. 그바람에 남자는 자신의 핸들에 머리를 크게 치받았고,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또다시 도로와 산을 가득 채웠다. 남자는 겨우 고개를 들어서 자신의 앞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아까 보았던 그 여자가 자신을 향해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멍하니 앞을 바라보던 사내의 시야에 조그마한 종이쪽지가 떨어졌다.

『당신 외에는 아무도 믿지마.』

피로 쓴 듯한 붉은 글씨체가 주룩주룩 흘러나오는 종이쪽지와 자신의 앞에 서있는 괴이한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이 초점을 잃은 듯 허공을 맴돌았다.

"오창식 이 강아지.."

자신을 향해 헤벌쭉 웃으며 걸어오는 여자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내뱉은 마지막 말이었다.

 

 

 

 

 

소설가 -2- 식인 마을




잠시후 남자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차 앞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눈을 몇번 비빈 후에

다시한번 앞을 바라보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고는 끝을 모르고 뻗어있는 도로와 간간히 보이는 나무들 뿐이었다.

"헛 것을...본 건가..?"

남자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헛 것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그의 눈 앞에서 일어난 일들이 너무나도 생생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향해 웃으며 다가오던 그 미친 여자의 소름끼치는 미소가 다시금 떠오르자 몸서리를 치는 남자였다.

"이제..정신이 드시나요?"

"..?!!!"

남자는 화들짝 놀라며 차의 문이 잠긴줄도 모른 채 손잡이를 당겼다 놨다를 반복하며 당황해했다.

그도 그럴것이, 아까까지 자신을향해 웃으며 다가오던 그 여자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채로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신..어떻게 여기 들어온거야?!"

"문이 있으니까 들어왔죠."

"뭐...?"

"당신 차. 생각보다 좋지 않아요."

남자는 여자의 말을 듣고는 운전석 문에 붙어있는 잠금장치를 당겨보았다. 그 후에 다시 잠금장치를 눌러보았다.

반응은 운전석의 문에서만 보여졌다. 다른 3개의 문은 잠기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오창식 이 씹쌔끼진짜..."

그는 애꿏은 운전석의 문을 주먹으로 쾅 내리치고는 여자를 쏘아보았다.

"그래. 문이 열려있었다고 칩시다. 당신 도대체 어떻게 내 차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거요?"

"차 뒤에 매달려왔으니까요."

"뭐요..?"

"차 뒤에 트렁크를 잡고 매달려왔어요."

남자의 눈에는 정토휴게소에서 자신의 차를 바라보던 수많은 눈들과 자신의 차를 향해 무어라고 소리치던

음식점 내외가 떠올랐다.

"미친년이구만..."

"죄송하지만 미친년은 아니에요. 어쩔수 없이 미친 척을 하는 수밖에 없는 년이죠."

"뭐요?"

"당신이 나를 찾으러 그 음식점으로 들어와서 생난리만 안부렸다면, 난 그냥 당신의 차에 쪽지만 놓아두고

사라질 수 있었어요. 당신이 일을 이지경으로까지 만들어놓은거죠."

"무슨소리를 하는거요? 쪽지라니?"

남자는 이내 흠칫하며 자신의 발 밑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아까 정신을 잃기 전에 보았던 붉은 글씨의

메모장이 떨어져있었다.

"저딴 걸 왜 남의 차에 함부로 들어와서 남기는 거요?"

"남의 목숨을 함부로 죽이는 걸 두고 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그게 차라리 낫지 않겠어요?"

"목숨..이라니?"

"쪽지에 적힌게 다예요. 이 마을에서는 당신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믿어선 안되요."

"자..자세하게 좀 말해봐요."

남자는 자신의 목에서 침이 삼켜지는 것을 똑똑히 느끼며 여자에게 물었다. 물론 마음 속으로 자신을 이곳에

오게 만든 오창식을 욕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이 마을은 이방인을 극도로 싫어해요. 아니 어떤 의미로는 굉장히 좋아하죠.

눈치 챘을지 모르겠지만, 이 곳은 분명 지도에 나오지 않을 만큼

구석진 곳도 아닌데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아요."

"확실히....지도에는 표시되어있지 않았지..하지만 저런 작은 휴게소정도는 안 나와있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멍청하시긴. 다시한번 제대로 보는게 어떨까요? 과연 '휴게소'만 나와있지 않는건지 말이에요."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여자를 쏘아본 후에 지도를 펴보았다. 잠시 후 그의 눈이 사시나무 떨리듯

심하게 요동쳤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보면서 알 수 없는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없..없어..이럴..이럴리가..."

"그래요. 분명 당신이 달리고 있는 이 '고속도로'조차 지도에 표시되지 않았을거에요. 왜나하면 이 곳은

지도에서조차 표시되지 않은 금지된 마을이기 때문이죠."

"금지된...마을이라니...?"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씨족 사회로 구성된 '식인 마을'이에요."

"...?!"

"국가에서조차 포기한 미친마을이 바로 이 곳이죠. 씨족으로만 구성된 마을이기에 크기도 그다지 크지 않아요.

하지만 산 속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숨어서 악행을 저지르기엔 최고의 장소구요."

"말도 안돼..식인이라니..."

"휴게소에서...슈퍼에 들어가 본 적이 있죠?"

"물론."

"어떻던가요? 제대로 된 음식을 팔던가요?"

"음식이야 있었지만 모두 유통기한이...?!"

남자는 자신의 모든 사고를 정지시킨 듯이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여자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뇌리를 스쳐지나간 듯 보였다.

"그래요. 이 곳에서는 '슈퍼에서 음식을 구매할 필요성'이 없어요. 그들은 그런 걸 먹지 않으니까요.

그저 이방인들의 눈속임을 위한 수단일 뿐이죠."

"말도 안돼...왜 이방인들을 속이려고 하는거지..? 그냥 지나가게 냅두면 안되는건가?"

"다시한번 말하지만 그 마을은 씨족사회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지?"

"전통적인 씨족사회의 성향이 남아있을 수록 공동체적 유대감이 뛰어난 법이죠.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을

먹지 않아요. 그러면 누구를 먹을 까요?"

"....."

"그래요. 당신같은 이방인들이 사냥감이죠. 당신 혹시 슈퍼에서 먹을 것을 사는 데 실패해서 조그마한

음료수를 구입하지 않았나요?"

"그..그랬지 분명.."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났죠?"

"그 음료를 마시고 당신을 만나고 음식점에 들어가서 싸운 후에 차를 운전하고 이 곳으로 오던 중에

자꾸 숨이 막히고 어질어질해서 차를 잠시 멈추고 쉬었다가....?"

"기절했죠?"

"...."

"왜 갑자기 숨이 막히고 어질어질 해졌을까요?"

"제기랄..."

"맞아요. 그게 그들의 사냥법이죠. 그들 사이에서 전해져내려오는 전통적인 마취제를 음료에 소량 섞어서

이방인들에게 먹이죠. 그러면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것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그 여자는 남자의 차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곳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곳으로 쾅! 떨어지는거죠."

"그..그렇다면 당신이 날 살린건가...?"

"어쩌다보니."

"이유는..?"

"일단 첫번째. 당신이 음식점에 들어와서 나에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가뜩이나 의심받고있던

나의 미친 척이 탄로나버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에요."

"왜 의심 받았지?"

"설마 내가 이런 쪽지를 남겨주고 구해주려했던 게 당신이 처음이라고 생각한건 아니죠?"

"아.."

"그래요. 내가 몇 번 이방인을 구해주는 과정에서 그들과 마찰이 있었고, 그런 와중에 나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했죠.

그런 상황에서 당신이 제대로 일을 벌여놓았구요."

"당신은..왜 미친 척을 하면서까지 여기에 남으려고 하는거지? 그냥 도망가면 그만 아닌가?"

"두번째 이유는..."

"이유는?"

"내가 당신 차 뒤에 붙어있었으니까 당신을 안살리면 나도 죽을테니까."

"..."

"재미 없었나보네요."

"하나도."

"미안해요."

"것보다 내가 한 질문에 답부터 해줘. 왜 도망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있는 거지?"

"아까 말했죠? 음료수에는 그들만의 전통적인 마취제가 들어간다고."

"말했지."

"그 마취제는 마취의 용도와 함께 사냥감의 표식을 나타내기도 해요."

"표..식..?"

"그래요. 개미가 페로몬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상대방을 인식하는 것처럼, 그들도 그 마취제에 포함된

성분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어요."

"그렇다면...?"

"도망가도 결국 잡혀서 먹히게 되는거죠."

"그..그렇다면 당신이 지금까지 도와준 이방인들은.."

"..."

"제기랄! 그러면 나도 죽은 목숨이라는건가?"

남자는 여자의 목덜미를 거칠게 잡아채고는 소리쳤다. 그 바람에 여자는 쇳소리나는 기침을 두어번 콜록대고는

남자를 밀쳐내었다.

"아직 방법이 남아있어요. 콜록 콜록."

"그 방법이라는 게 뭐지?"

"그 마취제에 남아있는 성분을 없앨 방법이요."

"?!"

"녀석들의 마을 내부에 위치한 이장의 집에 그 성분을 없애는 용해제가 있어요."

"그걸 마시면 된다는 건가?"

"맞아요."

"그 얘기는...내가 당신과 동행하면서 그 빌어먹을 마을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고..?"

"슬프지만 그렇게 되는군요."

"빌어먹을..오창식 이 강아지 진짜..."

"걱정 말아요. 나만 믿고 따라오면 최소한 죽지는 않을 거니까."

"당신을 믿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군.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건 말이야."

"말씀하세요."

"그 성분인지 어쩌구인지 가지고는 당신이 여기 남아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 미친 척을 한 채로

여기에 살아 남았다는 건 녀석들이 널 먹잇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데... 그렇다면 미친 척을 한 상태로

도망가도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니가 여기 남아서까지 남들을 돕는 그 이유를 모르겠군."

"....의외로 똑똑하시군요."

"이래뵈도 잘나가던 추리소설가니까."

"..훗...난감하네요.."

"어서 말해. 그렇지 않으면 난 당신에게 협조하지 않을테니."

"배짱인가요?"

"아니. 거래다."

"......"

"그냥 도망가도 될 상황을 앞에 두고 굳이 남들을 구해주면서 남아 있다는 것은 너도 이 행동을 통해

얻어야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일테니."

"...정확하시네요.."

"자, 그러면 거래를 시작해볼까?"

남자는 팔짱을 낀 채로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남자를 보는 여자의 눈에 잠깐 당황스러움이 어리는 듯 했으나

이내 특유의 무성의한 눈빛을 그에게 내뿜으며 말을 꺼냈다.

".....동생이..있습니다..마을에 잡혀 있어요."

여자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추천수24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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