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부 문화,
좀 더 나아지기 위한 방안은?
해마다 뉴스에 보도되는 유명 연예인들의 자선 기부와 대기업 총수들의 거액 기부 소식을 접할 때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부’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 국가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인 기부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활성화 되어가는 모습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실제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최근 많이 발전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는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따라서 나는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한국의 기부문화에 대해 고찰해보고,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기부문화의 몇 가지 문제점을 파악한 후 도출된 개선책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토론해보고 싶다.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의 기부문화
1990년대 중반, 그 이전까지는 기부와 자선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였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모든 국민이 복지의 개념보다는 경제 발전이라는 개념에 더 익숙했던 시절이었으며, 때문에 그들은 내가 얻은 것의 일부는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도 정부의 경제발전 계획 하에 국민들은 나아진 살림살이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일궈냈지만 그와 동시에 1997년에는 IMF라는 국가 최대의 경제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선 기부 아닌 기부가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그것이 바로 금 모으기 운동이었다. 때문에 IMF 이후 국민들의 기부에 대한 의식은 조금씩 뚜렷해져 갔다. 그리고 이에 따라 소외계층에 대한 국민의 높아진 관심과 더욱 활발해진 기업의 사회공헌 모습은 결과적으로 한국의 기부문화 발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짧은 역사를 거친 후, 현재 한국의 기부문화 상황은 어떠한가?
국민의 의식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어려운 시기를 막 벗어났을 무렵에는 이전보단 조금 더 윤택한 삶을 누리고자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20년이 안 되는 기부의 역사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기부에 대한 배경을 탄탄히 다져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어떠한 모습일까?
우리나라의 기부는 개인의 기부가 확대되어가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도 기업의 기부가 전체 기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개인 기부의 경우에도 대부분 평범한 일반 서민들이 기부자에 해당하며 재벌총수나 사회지도층 등의 저명인사가 기부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의 경우 빌게이츠, 워렌 버핏 등의 억만장자들이 자신들의 재산기부에 앞장서고 있는 데에 반해 우리나라에선 대기업의 총수들이 회사 돈이 아닌 자기 사재를 털어 기부에 동참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청산형 단순기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기부자들 대부분은 비정기적, 단기적인 기부자라는 것이다. 언론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사 중 하나가 한평생 삯바느질을 하며 혼자 산 할머니가 못 배운 게 한이 되어 죽기 전에 사재를 몽땅 대학에 기부했다는 미담기사다. 대표적인 청산형 단순기부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그 동기로 볼 때 매우 순수하고 아름답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일부 자선전문가들은 “죽기 전에 하는 기부가 최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게다가 한평생 땀과 한숨이 응축된 그 기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인할 길이 없다.(이미숙 저서 ‘존경받는 부자들’ 中)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기부금액 대부분은 헌금을 명목으로 하여 기부금을 걷는 종교 기관에 집중되어 있으며 불우이웃돕기, 수재의연금, 사회복지기관 후원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부의식이 아직 종교적 믿음과 일회성의 동정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순수한 자선기부가 빈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한국의 기부문화를 더 성숙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 모색
기부와 관련하여 정부가 마련해야 할 제도는 기부자들의 지속적인 기부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또한 기부의 주체와 상관없이 기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부단체에 대한 기부자의 신뢰성 확보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부에 대한 시각이 올바르게 설립되도록 국민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인센티브가 없는 사회 공헌은 일회성으로 그치기 쉽다. 선진국의 기업들이 수십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기부 활동을 일관되게 유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적 사회공헌을 촉진시키는 제도적 인프라에서 찾을 수 있다.(단순히 조세 혜택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금전 지원과 미디어의 홍보 지원에 이르기까지) 따라서 기부자들을 독려해 줄 수 있는 인센티브는 기부의 촉진에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기업의 자발적인 기부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총수들이나 저명인사들은 그들 스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참다운 복지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기부활동에 힘써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회가 성숙되고 기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더라도 개인의 재산을 기부한다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그들 스스로의 마인드 확립이 중요하다.
더하여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과 관련한 방안을 얘기하자면,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기부를 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유로 가장 큰 퍼센트를 차지했던 것이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불신이었다. 실제로 많은 재단들은 기부금의 총액이 얼마인지, 모아진 기부금은 어디에 얼마만큼 사용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 기부자들의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기부재단에서는 모아진 기부금의 총액이나 사용처 등을 대중매체를 통해 분명히 밝혀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부가 우리나라의 한 문화로 뿌리 깊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혹은 그보다 일찍) 나눔에 대한 교육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기부, 나눔에 참여하기 전에는 그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나눔과 기부도 교육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기부의 가치와 소중함을 사례와 간단한 실습을 통해 정기적으로 잘 전달해 준다면 학생들은 기부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확립된 국민들의 의식이, 후에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를 바르게 이끌어낼 지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권혁철 저서 ‘행복해지려 기부합니다’ 中)
이와 같이 미흡하지만 나의 생각과 참고 도서 등에서 발췌한 개선책들을 중심으로 한국 기부문화의 실태와 그 안의 문제점들을 개선해 줄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정리해보았다. 글 쓰는 방식이나 생각의 정리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 글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발전을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