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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세 男, 그 동안 잘 살아왔나 의구심이 듭니다...

87년식흔남 |2011.12.11 21:43
조회 875 |추천 0

 안녕하세요,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년이면 제대로 20대 중반이 되는 흔남입니다.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멀게만 느껴지던 2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고 나니 그 동안 잘 살아왔나,

내가 원하던, 꿈꾸던 대로 인생 잘 살고 있나, 하는 진작에 했어야 할 진지한 인생에 대한 생각을

이제서야 하고 있습니다. 다소 스압이 있긴 하지만, 한번 쯤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전 고1때까지 놀고, 고2~고3부터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지방 국립대 지원 가능

한 정도의 성적이 나와서  지방 국립대의 사회계열, 인문계열의 과(당시 이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들을 지원했지만, 운이 없었던건지, 성적이 그래도 부족했는지, 죄다 떨어졌습니다.

운이 없다는 건 비겁한 변명일테고.. 그 동안 뺀질뺀질 놀아댄 것에 대한 대가였겠죠,

 

 아무튼, 재수를 할까, 학점은행제를 할까, 하다가 부모님께서 요즘 하다 못해

전문대라도 나와야하지 않겠냐, 하는 간절하고 진심 어린 충고 겸 권유에 전문대를 지원했습니다.

과를 알아보다가 공무원 시험에 대한 과가 있길래 신기하고, 정신 바짝 차리고 2년 동안 학교도 다니고,

공무원 시험도 준비 잘해서 나중에 공무원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그 쪽으로 지원했고 합격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과 내에 수능 외국어영역 3등급 이상이면 재학 내내 전액 장학금을 주는 제도가 있었는데-단, 조건이 재학 내내 평균 4.0이상 학점을 유지해야 한답니다-, 딱 그 커트라인에 걸려서 그 수혜를 입으면서 학교를 다니게 됐습니다. 집안형편이 좋지 않아서 등록금 때문에 엄청 걱정하고 있었는데,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덕분에 생활비만 벌면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어서, 주말엔 편의점 야간 알바를, 평일엔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매 학기 장학금 받으려면 평균 학점 4.0 이상을 유지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6개월 정도 1학기만 다니고 군입대를 했습니다. 2년의 군 복무를 마치고보니, 제가 다니던 학과가 없어졌답니다...

 

  과가 없어졌으니 장학금 수혜를 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2년 동안 집 근처 식자재 유통 회사에서 새벽 4시 반 출근 ~ 겨울엔 5시 이후 퇴근, 여름엔 3시에 퇴근하는 육체 노동 알바를 하면서 1년 반치 등록금과 6개월 치 정도의 생활비를 벌었고, 복학을 했습니다. 과가 없어져서 가고 싶은 곳으로 선택해서 갔는데, 제가 군대 가기 전 세무직렬 쪽으로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과로 갔고, 다행히 종전의 장학금 수혜가 지속적으로 가능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덕분에 학기 중에 알바를 굳이 하지 않아도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공부만 했습니다.

 

 그래서 2년 동안 일해서 벌어둔 돈은 일부는 제 학교 생활비로, 때마침 형이 취업을 했는데, 차가 필요한 직종이지만, 형이 수중에 돈이 없어서 일단 제가 벌어둔 돈의 일부로 중고차 하나를 마련하고, 집에 부채가 좀 있었는데, 그걸 갚는데서 썼습니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덧 25살이 되었고, 졸업반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학기는 현장실습을 나가는 것인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하다가 학교에서 취업추천이 들어와서 지원을 했는데, 서류전형이 합격해서 면접을 봤는데, 면접에서 실수를 엄청 만발했습니다. 그래서 기대 안했습니다. 설마, 합격하겠나 싶어서..

 

 근데, 설마가 사람 잡더군요.. 운이 정말 좋게도 취업에 얼떨결에 성공했고, 현재 입사한지 5개월 정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전 그냥 알바하면서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부터 공부해오던, 그리고 희망해오던 세무직 공무원,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세무사란 자격증... 그 두 가지를 정말 간절히 원해서.

 

 그럼 당신 원하는 대로 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 드시겠죠. 공무원 공부라는게 잘되면 좋은거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땐....? 하는 생각, 그리고 지금껏 이뤄온 게 없는데, 뭔가 하나라도 이뤄봐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건..."돈" 집안 형편이 안 좋으니 앞으로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하니 경제적인 면이 참....

 

 뭐, 이렇게 살아왔는데, 돌이켜보니, 대학교 때 공부한 것도 제가 어느 정도 전공에 흥미와 관심이 있어서 한 것도 있지만, 살기 위해 별 수 없이 한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급 취업한 것도 앞서 언급한대로 현실적인 면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도 그렇고...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공부랑 알바에만 매달리다보니 지인들과 어울릴 기회가 몇 없다보니 자연스레 지인, 친구도 몇 없더군요. 그래서, 나름 바쁜 와중에도 먼저 주변 사람들한테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먼저 다가가고, 경조사 있으면 챙겨주고, 연락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제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잘 연락 오지도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정말 그렇게 남들한테 이런 존재밖에 되지 않나...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살기 위해 내가 원하는 바가 있음에도 그를 무시하고 현실적인 대안 중 그나마 나은 것만 택해서 그렇게 살아왔고, 인간관계가 형편없는듯 해 도 나름 개선하려고 애쓰고 노력해왔는데도, 주말에 선뜻 만나자 할 사람도 딱히 없고, 나이는 먹어갈 뿐이고, 이뤄온 것 조차 하나 없고.. 나름 열심히 살아온 듯 한데, 제 주변환경과 여건, 형편은 전혀 아닌 거 같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어려운 여건, 형편에서 고생하면서 살아가시는 분들에 비하면 웃기는 소리, 배부른 소리, 칭얼댐에 불과하겠지만, 제 인생에 대한 나름의 고민과 걱정이 있어서 글 한번 써봤습니다.

 

  재미 하나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비판도, 격려도 다 좋습니다.

무슨 말씀이시든 한 마디씩만 해주시면 더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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