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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당한 결혼. 이제는 싫습니다.

남편이싫어요. |2011.12.12 03:50
조회 3,622 |추천 4

톡톡을 늘 눈팅만 하는 스물여섯 결혼 2년차 주부입니다. 돌을 갓 지난 아들이 하나 있구요.

허니문베이비입니다.

 

대졸 이후 1년동안 했던 사회생활을 접고 기독교 집안에, 그것도 시모는 목회자 뿐 아니라 어린이집과 학원을 운영하는 집안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신랑과 저는 4년을 연애했지만, 결혼은 아직 꿈 꿀 여유가 없었거든요.

어느날, 오빠와 제가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갈 것이며, 미국 대학원을 보내줄테니 알아보라며,

빨리 시집오라고 부추기던 남편이었습니다.

상견례자리에서, 시부모 역시 그런 말 을 했었구요.

그래서 믿었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거짓말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신랑 명의로 2억짜리 집이 있다는 것을 내세우며 예단비를 삼천만원 가져오라고 했고, 예단비 삼천이 가니 돌아오는건 한푼도 없었습니다.

신랑이 내게 바랬던 것은 예단 한복, 명품시계, 반지, 친정에서 해주셨구요.

결혼비용은 반반 부담했고 식비는 친정에서 해주셨습니다.

제가 가져간 예단비에서 신랑은 제게 예복을 사주고, 반지 목걸이 귀걸이 세트를 해줬습니다.

신혼여행비용도 마찬가지구요. 예단비에서 결혼준비를 다 한겁니다.

즉 시댁에서는 집을 명목으로 돈 한푼 안쓰고 아들 공짜로 장가보낸거구요,

저는 그래도, 어차피 대학원 보내줄꺼니까, 미국으로 이민갈꺼니까, 참고 기다렸습니다.

 

갑자기 통닭집을 오픈 했답니다. 닭집을 1년동안 하면 돈을 더 많이 모아서 편안하게 미국에 가서 떵떵거리며 살게 될테니, 어쨌든 저희 신랑이 장사를 도맡았습니다,

저 역시 그때는 허니문 베이비로 임신 중이었구요. 입덧이 심했던 제게 시부모란 사람들은

남편이 하는 일 왜 안하냐고, 시숙이라는 작자도, 일 좀 해라며,

전단지도 좀 붙이라며,

대학원 공부하면 된다면서요? 나 참 어리석었네요.

 

통닭집이 잘됐냐구요? 아뇨.

한달 후 부터는 파리만 날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날 갑자기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기에 귀농을 하게되었습니다.

삼십평남짓 집을 얻어서 3대가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시부모, 시숙부부, 우리부부, 시숙아기, 우리아기)

좁은 곳에서 3대(여섯식구)가 함께 살다보니 장단점 다 보이고 심지어는 형제끼리도 싸움,

부부싸움에도 시부모의 참견, 애 울음소리 하나 듣기 싫어서 며느리 탓하는 시부,

두 며느리들 간의 심리전,  

 

나, 더이상 못 참겠어서 그냥 짐다싸서 친정부모님께 내려오려고 결심했습니다.

아니 그 남자 그리고 그 남자네 집 하고 더이상 못 살겠어서 이혼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저는 나쁜 엄마긴 하지만, 태어난지 백일도 채 안된 우리 아들을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내려오려고 하니 신랑도 무슨꿍꿍이가 있어서 그런지 아이는 무슨일 있어도

엄마와 아빠가 같이 키워야한다며 아이 핑계되며 같이 내려왔습니다.

또한 저를 너무 사랑해서 제가 없으면 안되겠다는 진심, 진정성 제로인 달콤한 말로

또 지껄이며, 그래, 나는 그 놈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도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아빠니까..

참고 또 참으며 함께 짐을 쌌습니다. 

신랑과 제가  시부모 곁을 떠나겠다고 했더니, 며느리인 저를 탓하며 아들이 가지고 있는 집은

절대 못 준다고 합니다.

나는 다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집 명의는 되있지만 결혼시키고 필요한 한몫챙기기 위한 수단을 일찌감치 알고있었으니까요.

명의만 아들이고 실 권력행사는 시부모에 시숙이었으니까요.

 

친정부모님도 미국 이민 가야된다고 빨리 결혼을 올려놓고 보니, 그제 서야 가슴을 치시며

비참하게 되버린 딸의 모습에 가슴아파했습니다.

차라리 어린딸의 다리를 부러뜨려서 라도 결혼은 끝까지 반대했어야 했다면서요.

 

제가 복이 없고 어리석고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독한 기가 없던 탓이지요,

대학원 그까짓거 바랬던 것도 아닌데, 그냥 괜히 시댁에서 보내준다기에

너무 달콤함에 빠져들었던 모지란 제 탓이겠죠.

나는 더이상 잃을 게 없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아들., 너무 사랑합니다. 아들만 보면 살아야지 하면서도 무능하고 말뿐인,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신랑을 보면서 나는 못살겠습니다. 내 명이 짧아지는 느낌입니다.

내 아들 사랑하는데, 내 남편 죽이고 싶을 만큼 밉다면,

이런 나는 어떻하죠?

 

결혼하기전 처음부터 어긋나면 평생살면서 어긋나게 될 테고,

신랑과 같이 살게되면 징글징글한 시댁식구도 만나게 될테고 그런 인연조차 끊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이혼까지는 안하려고 했지만, 이혼 역시 남편이 안해주네요.

그 이유는 저를 사랑한답니다. 사랑요? 우리가 언제 사랑을 했는데요.

말 뿐인 남편, 그의 속내 알면서도 모르는척 했는데, 이제 더는 안될 것 같아요.

 

 

다들 욕할겁니다. 다들 비웃을 겁니다.

고생해서 사년째 대학 보내놨더니, 3년 비밀 연애질에, 사기당한 결혼. 부모등골빼먹는 막돼먹은 자식.

나같은 나쁜 딸년이 어딨어요.

엄마아빠 고생은 잊은채 남편 좋다고, 시집가더니, 2년만에 내팽겨쳐진 느낌.

그냥 내가 시집안가고 그냥 조용히 살았다면, 그랬다면 조금은 더 나아졌을 생활에.

내가 무슨 죄를 저질러서 이렇게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아야 하는건가요.

나 어떻하죠. 하루에도 수십번씩 나하나만 죽으면, 모든게 해결될거라고 생각을 자주 해요.

 

나는 나쁜 딸입니다. 시댁 운이 지지리도 없는 나쁜 딸입니다.

 

나는 이혼을 원하는데, 내 아들이 소중한 내 아들의 엄마라는 보금자리가 없을까봐.

내 아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매여지는데, 참고 살 수도 없고.

 

힘들어요. 정말 미쳐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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