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이 올리신 출산후기를 보니까 급 생각이 나서
많~~~~이 늦었지만 한 번 올려봅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함)
저는 딸이 없으니까 음슴체로...;;
2010년 1월 25일.
40주+2,
촉진제 O, 무통X,
3.4kg. 남아
33~5주까지만 해도 의사쌤이 우리 아가 작다고 많이 먹으라고 했음.
그래서 마음놓고 많이 먹었음.
근데 37주쯤되니 많이 커졌음.;ㅁ;
예정일 전날 마지막 검진 받을 때의 우리 아들내미
머리둘레가 9.7cm, 예상 몸무게가 3.7kg 였음.
의사쌤이 더 크면 자연분만 어렵다고 월요일에 유도분만을 하자고 하심.
(예정일이 토욜이었음)
그 전까지 진통 안 오면 일요일 저녁에 미리 와서 입원해서 새벽부터 준비하자고 하셨음.
유도를 하면 굉장히 힘들고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던 나는
제발 자연진통이 와주길 바랬지만....훗...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 아들은 그렇게 쉬운 남자가 아님.
아파트 14층에 사는 내가 만삭의 배를 이끌고 하루에 두 번씩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예정일 일주일전까지 직장에서 열심히 싸돌아다녔지만 진통은 오지않고
운명의 날이 왔음.
아침부터 금식이라고, 사람들이 진통 중에 배고픈게 젤 힘들다 해서
일요일 저녁에 밥도 먹고 햄버거까지 하나 먹고 병원에 갔음.
산부인과 방은 다 그런거임??
나와 신랑은 그날 긴장때문이 아닌 너무 더워서 잠을 설쳤음.ㅠㅠ
그리고 새벽 6시부터 준비를 시작함.
일단 태동 검사.
근데 간호사언니 당황해서 내진해보고 왈 "엄마, 안 아파요?"
"네?? 전 하나도 안 아픈데요.."
"진통 6분 간격으로 있어요. 지금 4cm 열렸어요"
난....상당히 둔한 여자임....
그 때까지 진통이란 걸 몰랐음.
가진통도 몰랐던 나임...
그냥 배가 좀 땡기고 뭉친다고만 생각했음.
그래도 촉진제를 팔에 꽂고 임산부 3대 굴욕 중 하나라는 관장을 하고
7시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느낄 수 있는 진통이 시작됐음.
무통을 맞을 건지 물어봄. 지금 아니면 못 맞는다 함.
무통 잘못 맞으면 진통 시간 길어지고 나중에 허리 아플 수 있단 소리를 들었던 나는
쿨하게 No를 외침.(나중에 미친 듯 후회했음)
5분, 4분, 3분....점점 진통 주기가 짧아지고 정말 그렇게 아픈건 처음이었음.
신랑도 밉고, 오고 계시다는 친정엄마만 계속 찾고, 계속 울고...
1분이 10년 같았음.
중간중간 간호사 언니가 와서 보호자를 내쫓고 내진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 아프다는 내진이 나는 시원했음.
웃긴게....엄마랑 신랑이 있으면 너무 아프다고 수술시켜 달라고 울다가도
간호사 언니들이 들어오면 덜 아픔.....;;;;;
그리고 그 와중에도 진짜로 수술하면 어쩌나 생각이 드는게
내가 덜 아팠었나 봄.
진통이 많이 오면 흔들의자 같은 걸 주면서 거기 앉아서 흔들라는데
흔들긴 개뿔...거기 앉아서 아픈데 이런거 시킨다고 서럽다고 더 울었음.
(물론 신랑 앞에서; 간호사 언니 앞에서는 순한 양)
오전 10시가 좀 넘을 무렵 많이 진행이 됐다고
제모를 하고 간호사 언니가 양수를 터뜨려 줌.
난 간호사 언니 손을 붙잡고 애원했음.
엄마랑 신랑있으면 더 아프다고 언니들 가지 말아달라고...
다행히 언니는 콜! 해주셨고,
몇 번 힘주기 연습하니까 갑자기 뭐가 턱!! 걸림.
애기 머리가 보인다고 함.
아늑했던 가족분만실에서 분만실로 걸어서 가라고 했음.ㅠㅠ
(완전 서러움. 밑에는 뭐가 걸린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인데 걸으래..)
분만대에 누워있으니 의사쌤이 오시고 다시 힘주기 시작.
서너번 힘을 주니까 뭔가 툭툭 뜯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 쪽이 따뜻해지면서
아기 머리 나왔다고 힘빼라고 하심.
살짝 고개를 들어 내려다보니 아가 머리통이 보였음.
간호사언니들은 열심히 내 배를 밀어서 태반같은 것들을 밀어 내주고
애는 울고, 신랑이 간호사 언니 손에 끌려 들어와 탯줄만 자르고 쫓겨 나감.
(그때가 한겨울이라 그런 것 같음)
오전 11시 2분...
우리 첫 아가는 진통 4시간 만에 3.4kg로 건강하게 태어남.
머리가 좀 크긴 함....
(간호사 언니가 내진할 때마다 애 머리가 크긴 크다고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음.ㅠㅠ)
친구들이랑 직장분들은 너 애 낳으러 들어간다고 새벽에 문자보냈더니
벌써 낳았냐고 니가 진정한 출산드라라고 축하(?) 해주셨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엊그제 일 같은데
우리 아들은 날아다니는 미운 23개월...
폭풍같고 전쟁같은 23개월을 지나왔음.
아래는 사진 몇장 투척!!!
핸드폰을 바꿔서 아기 때 사진은 없네요.
폭풍 성장한 우리 아들내미랍니다.ㅎㅎ
얼굴보면 다들 장난꾸러기라고 써있데요.
말썽도 고집도, 투정도 장난 아닌 우리 아들이지만
아침엔 늦잠쟁이 엄마를 뽀뽀로 깨울 줄 아는 까시남이예요.
(까칠한 시골 남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