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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자연분만 후기>로운이가 엄마품에 온날..

로운이마미 |2011.12.17 19:03
조회 36,096 |추천 78

 

 

 

 

 

<자연분만 후기- 촉진제 O, 무통주사 O>

 

 

 

2011년 12월 10일 오후 11시 42분 이로운 탄생 ♡

 

 

 

 

 

처음 우리 아들을 만난건 올해 4월 6일..

작년 겨울에 결혼한 우리는 조금 이른감이 없진 않지만 신랑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가가 드디어 우리에게 온것이다.

병원가서 초음파확인을 했을땐 아기는 커녕 아기집조차도 볼펜으로 콕 ~

찍어놓은거마냥 점하나 딱 보이는게 전부였지만

우리는 그 사진을 들고 한참을 신기해하고 좋아라 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10일..

그 아가가 드디어 세상밖으로.. 내 품속으로 들어왔다.

 

지금부터는 진통부터 분만까지의 생생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

 

 

 

당일새벽 6시 40분 ..진통시작..

 

출산에 임박해오면 누구나 그렇듯 자다가 화장실 가는 횟수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그날도 역시 거의 매시간마다 화장실을 가듯 했고..역시나 화장실을 가려고 깨어났는데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다.

 

진통이라고 하기엔 강도도 너무 약했고

며칠전부터 가진통이 가끔씩 있었던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당일 아침 10시 반.. 첫 이슬비침 ..

 

아침을 먹고 화장실을 가서 볼일을 보는데 ..

드디어.. 나에게도 이슬이 보이기 시작했다..올레 ~ 아가만나러 가는구나 !

싶은맘에 다시 배가 아파올때마다 시간체크를 했다.

 

아직은 일정치도 않고 간격도 뜨문뜨문..

 

언제쯤 후기에서 본 그런 찐~한 진통이 올까..ㅠㅠ

두렵기도 했지만 아가야를 만난다는 기쁨에 룰루랄라 출산가방 점검을 시작했다.

아가기저귀 챙기고, 아가 배넷용품 챙기고, 내 속옷챙기고...

 

점심을 먹고 오후 세시가 넘어가도 진통은 여전히 미미했고,

간격도 좁혀지질 않았다 ..

이거슨.. 후기에서 보던대로가 아닌데 ㅠㅠ

설마 오늘도 가진통인건가 .. 좌절하고 있는찰나.. 이슬이 심상치 않았다.

 

 

당일 오후 5시 .. 덩어리 피가 비침 ..

 

자연분만을 글로배운 나로써는 괜스레 겁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서둘러 출산가방을 들고는

신랑과 시어머니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역시 나 진통은 미미한상태..

 

드디어 첫 내진을 하고..

자궁이 1cm 벌어졌으니 이제부터 입원해서 태동 체크를 하자신다.

 

내가다니는 대전 미즈 여성병원은 분만시,

일반실(일반병실에서 진통 후, 분만시 분만실로 이동)과

가족분만실(진통,분만,회복을 한곳에서..) 둘중 선택을 할 수가 있다.

 

일반실은 무료, 가족분만실은 1일 기준 15만원..

나는 솔직히 돈이 좀 아깝긴 했지만 우리신랑은 가족분만실로 선택했다.

 

 

당일 저녁 5시 20분..가족분만실 입원..

 

가족분만실에 들어서자 간호사 언니가 환자복을 건내주며

갈아입으라고 한다. 환자복을 입으니 정말 이제 출산하는구나 실감이 난다.

근데 그순간.. 간호사 언니가 위생장갑과 면도기가 올려진

트레이를 들고 나에게로 다가온다.

말로만듣고, 글로만 봐오던 굴욕3종세트를 경험하는 순간이 온것이다.

 

제모.. 생각보다 굴욕적이지 않았다. 아주 적은 부위에만 이루어진듯 했다.

그리고 내진.. 숫자 딱 5까지 셀 동안만 눈 찔끔 감으면 된다.

느낌이 불편한건 어쩔수 없다 ㅠㅠㅠ

 

그리고 마지막 관장.. 나는 아직 자궁이 많이 안벌어졌다고

3Cm 정도 벌어지면 그때 관장을 한단다.

 

팔에 수액을 맞은채로 누워 신랑과 티뷔를 보며 진통간격이 줄어들기만을 기다렸다.

이래저래 시간이 흐르고 벌써 8시,,

내 진통은 도통 간격이 좁아지거나 강해질 생각이 없는듯 했다.

여전히 자궁은 1~2cm 정도..

 

간호사 언니가 들어오더니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촉진제를 맞겠냐고 하신다.

나는 울아들 얼른 보고싶은맘에 별 생각없이 놔달라고 했다.

그때까지만해도 촉진제의 후폭풍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ㅠㅠㅠ

 

 

 

당일 저녁 8시 반 .. 촉진제 투여..

 

촉진제를 맞고나니 슬슬 .. 생리통 정도의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견딜만한 정도의 진통..

간격도 5분에서 3분정도로 슬슬 줄어들고 있었다 . 이제 조금씩 긴장이 된다.

 

 

당일 저녁 9시 반 .. 관장..

 

출산전 읽어오던 많은 자연분만 후기의 내용처럼

이게 진통이구나 .. 느껴지는 순간 간호사 언니가 관장약을 투여한다.

오잉.. 관장약투여는 조금 굴욕적이긴 하다 ㅠㅠ

엉덩이를 간호사 언니쪽으로 쭈욱 빼고 옆으로 돌아 누으란다. 그리곤 간호사 언니가

주사기 같은걸로 무언가를 항문에 집어넣는다. 부끄럽다 ㅠㅠㅠ

간호사 언니가 나가면서 최소 5분정도 참았다가 화장실 가랬는데..

언니가 문열고 나가자마자 화장실 =33

 

 

당일저녁 10시.. 자궁 3CM..폭풍진통시작..

 

드디어 촉진제의 위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촉진제는 빠르게 진행시켜주는 대신 자연진통보다 강도가 좀 더 쌔다고 했다.

어차피 하늘이 노래지고 별이 보여야 아가가 나온다는 말을

익히 많이 들은 터라, 그진통이 그진통이겠거니 했는데.. 이건 정말 살인적이다 ㅜㅜ

 

내가 아파하는걸 보고는 우리신랑 서럽게 운다.

내가 너무 힘들어 하니까 자꾸 옆에서 제왕절개 하자고 날 부추긴다.

지금껏 기다렸는데 절대 그렇게는 못하지..

 

진통 간격도 거의 사라졌다. 죽을것같은 시간이 왔다.

심지어 난 고통을 분산시키고자 내 머리를 쥐어뜯고, 내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진통이 조금약해지는 타임에는 죽은듯 기절을 한다.

간호사 언니를 불러달라고 나좀살려달라고 남편한테 애원을 한다..아니 절규한다 ㅠㅠ

 

주말이고 야간이라 그런지 마취과 선생님이 오시려면 30분은 걸린단다.

30분을 나보고 이렇게 더 참으라고 ?

 

 

당일 밤 10시 30분.. 무통시술..

 

 

어쩔수없이 참았다. 아니 안참고싶었는데 참을수밖에 없었다.

마취과 쌤이오셨다. 글에서 익히봤던 새우자세..

나보고 무릎을 끌어안고 등을말아서 배꼽을 보란다. 만삭배로 새우자세.. 어렵다 ㅠㅠ

척추뼈에 주사를 놓는데 하나도 아프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진통때메 느껴지지도 않는다. 진짜 느낌없다.

 

이렇게 십분만 기다리면 무통천국이 오는건가..?

안온다..

20분기다리면 오는건가 ?

안온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죽을것같은 통증이다.

통증을 알리는 숫자가 계속 99를 찍는다.

나 죽을것 같다고 간호사 불러달라고 신랑한테 또다시 애원한다 ㅠㅠ

 

간호사가 들어와 내진을 해보더니..

허걱..자궁이 거의다 열렸다며 분만준비를 해야된다고 하신다.

그리고는 양수를 터트리고 나가버린다.

양수.. 아 정말 따뜻하다.

 

당일 밤 11시 ..자궁 8cm, 분만준비..

 

촉진제도 사람에따라 약발이 틀리다고는 하지만

나같이 잘받는 사람도 정말 드물단다.

무통주사가 효과가 없었던게 아니라 한시간사이 5cm이나 벌어졌기때메

아마 무통주사가 없었음 정말 죽을고비였을거라셨다 ㅠㅠ

 

11시가 조금 넘었다.

그 와중에도 시계는 죽어라 쳐다봤다.

 

폭풍진통 한시간만에 분만실 침대가 분만대로 변신을한다.

양쪽에 봉이 세워지고, 이상한 기계도 들어오고..

암튼 간호사들이 엄청 분주하다.

그리고는 내 다리가 변신한 분만대로 걸쳐졌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힘주기로 들어간다고 하셨다. 난 이미 힘이 다 빠졌는데 ㅠㅠ

진통이 오면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뿜으라고 하셨다.. 그렇게 세번하고나서

코로 깊게 들이마신 숨을 꾹 참고..힘!!!

양옆에 세워진 봉을 잡아당기고 시선은 상체를 일으켜 배꼽을 보란다.

다리랑 얼굴에는 힘을주지말고 똥꼬에만 힘을 힘을 주란다.

말이쉽지 온몸에 힘이 다들어간다 ㅠㅠ

정말 소변,대변,창자까지 다 빠지는 느낌이다.. 정말 ㅠㅠ

 

우리신랑 옆에서 나보다 호흡 더 열심히 따라하고

힘주기 더 열심히 하고있다. 누가보면 울신랑도 애낳는지 알겠다 ㅋㅋㅋ

 

그렇게 진통이 올때마다 힘주기를 반복했다.

차라리 힘줄때는 진통이 좀 덜한것 같았다. 대신 기운이 진짜 쪽 빠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몇차례 반복하고 아가머리가 보이기 시작할때쯤

의사쌤이 녹색 가운을 입고 들어오셨다.

 

또다시 폭풍힘주기 시작.. 이젠 골만이 미친듯이 아파온다.

아가머리가 골반에 다 내려왔단다.

이제 1cm만 내려오면 아가가 세상에 나온다고 했다.

그말을듣고 난 마지막있는힘껏 숨을참고 힘을 주었다. 끄~으으으으으으응 !!

 

 

당일 밤 11시 42분.. 분만성공..로운이 탄생 ..

 

따뜻하고 물크덩한 무언가가 내 뱃속에서 숙~ 하고 빠져나오는 느낌이 든다.

정말 글에서 본것처럼 시원하고 개운하다.

그리고 방금전까지 죽을것같던 통증은 씻은듯 사라졌다..

폭풍진통 1시간 40분 만에 일이다.

 

그순간, 울아가가 보고싶은건 둘째치고 정말

"아 이제 살았구나.."

이생각이 젤 먼저 든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 사실이다 ㅠㅠ

"축하합니다.11시 42분입니다."

"응애, 응애, 응애"

 

신랑이 탯줄을자르고 아가사진을 찍었다.

나보다 더 놀라서 울고있는 울 신랑 경황도 없는데 간호사가 사진찍으라고 알려줘서 찍었다 ㅋㅋ

 

내 심장위에 아가가 올려졌다.

너무 조그맣고 신기하고 마냥 이쁘다. 엄마한테 와줘서 고마워 !

 

그렇게 잠깐 아가를 만나고

간호사가 나에게 잠시 주무시라며 수면마취제를 놔준다.

 

그리고는 한 20분쯤 자다깼을까..

글에서 봤던 회음부 봉합이니.. 후처리니.. 하나도 기억없지만

말끔히 끝이나 있었다.

 

깨어나니 우리신랑이 내손에 입을맞추며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삼종세트를 날려주신다. 내가 고생한걸 지켜보더니 철들었나보다 ㅋㅋ

그리고 나는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옮겨졌다.

 

.

 

.

 

.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게 다 꿈같기만 하다.

죽을것같던 통증도 처음 울아들을 대면한 일도, 그리고 지금 내옆에 아가가 있는것도..

 

이제 태어난지 만 5일째..

모유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보채지도 않는 울아들..

 

비록 모유수유로 인해 하루 두세시간밖에 못자지만

그래도 요즘은 아가얼굴만 보고있어도 너무 행복하다 ♡

 

 

 

 

태어난지 이틀째 모습..

엄마가 만든 배넷저고리와 발싸개를 하고는 경례 !!



 

 

 

태어난지 4일째..

반달눈이 매력적인 울 아들 하품 퍼레이드..

 

 


 

태어난지 5일째된 울아들..

나를 닮은 손과발.. 

 

 

 

추천수78
반대수2
베플박진영|2011.12.18 15:52
글만으로도 출산한 느낌이야......
베플|2011.12.17 21:15
이렇게 생생한 출산후기는 첨인듯... 완전 몰입해서 읽었어요..ㅋㅋㅋㅋㅋ 이제 한달 남았는데..... 무서워서 속으로 제왕절개 할까...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근데 님 글 읽고 역시 자연분만 해야겠다 싶네요. 뭐 설마 진짜 죽기야 하겠어요~ㅋㅋㅋㅋ 애기 이쁘게 잘 키우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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