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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당신에게

Davigne |2011.12.18 17:46
조회 162 |추천 2

안녕하십니까. 

 

현재 현역으로 군복무 중인 Davigne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자로써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해군을 지원하여

 

해군으로 군복무를 하고있습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시커멓게 그을린 피부, 푸른 바다를 고요하게, 하지만 힘있게 가르고 지나가는 군함을 탄

 

멋진 해군을 생각했겄만... 어쩌다 보니 애써 초도피복받은 셈브레이, 당가리 다 뺏기고 개구리복을 입고

 

하얀 하이바를 뒤집어쓴 헌병이 되어있네요.

 

고향과 완전히 떨어져 전혀 알지못하는 곳의 정문을 지키는게 업무라

 

근무중 시린 바닷바람이 퍼지는 푸른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 보거나,

 

초등학교 과학책에서나 봤을 법한 하늘을 점멸하는 꺼질듯한 별자리들을 보고 있자니

 

고향생각, 부모님 생각, 그리운 친구들 생각이 절로 납니다.

 

정문을 지키니 여러사람들을 만나서 소심하고 사람에게 겁이 좀 많은 제가 배울점은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군생활은 영 이런게 아니여서 왠지 의욕이 안나는 하루하루네요.

 

요즘들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하고 있습니다.

 

제대 후에 나의 미래와, 인간관계, 가족관계, 군생활관련 고민들 등등...

 

그중에서도 최근들어 절실히 후회되고 아쉬운 점이 하나 있어서

 

나중에 저처럼이 이렇게 후회하고 답답한 가슴칠지도 모르는 당신을 위해 이렇게 한 글을 적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생활을 개판으로 쳤습니다.

 

막 머리 기르고, 소위말하는 '까진 놈들'과 어울리면서 술마시고 쌈질하고 학교 안나오는...

 

....그런 생활은 단 한번도 없지만 제 고등학교 시절을 되돌이켜보면 무의미한 일상의 연속이라고 말할수 있겠네요.

 

학교는 성실히 한번도 빠짐없이 잘 나갔으나 학업을 멀리하고 야간자율학습시간을 피해 도망다니면서

 

친구들과 피씨방이나 돌아다니는... 그런 어찌보면 평범하디 평범한 생활이였죠.

 

그렇게 3년간의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 공부를 전혀 안했기에 내신점수도 개판이였고, 그렇다고 수능점수가 뛰어난 것도 아니였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쓰레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원했던 대학들은 모두 떨어졌고 제가 갈곳은 어디도 없게 되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지난 게시물들을 보면 중2병돋는 글들에 이런 점은 제가 묘사를 자주 했었죠.

 

물론 개판인 제 수능점수로도 갈수있는 대학은 얼마든지 있었지만 3류대학에 가서 학비만 낭비하고

 

잉여인간이 될바에는 재수나, 전문기술을 익혀서 사회전선에 몸을 던지거나, 군대를 가는게 낫다고 판단해서

 

19살의 어리다면 어린나이로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7월달에 입대했으니 수능끝나고 고졸하고 약 6~7개월간의 공백기를 가졌었습니다.

 

나름 알바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서(피씨방가는 정도..orz)놀고 술도 먹고...

 

거의 수년만에 가보는 가족여행... 나름 재밌었던 시간들이였고 제겐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대를 했습니다. 이별이란건 언제나 슬픈거지만 정에 쉽게 휘둘리는 제게는 조금더 힘든 이별이였습니다.

 

그리고 훈련소(해군에서는 기군단. 기초군사교육단이라고 하죠)에서 새로운 사람들, 더 넓은 세상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일단 제가 군대 입대 가능한 최소의 나이로 입대했기에 모두 저보다 나이가 많은 형이나 삼촌, 아니면 친구뻘 되는 놈들 뿐이였죠.

 

700여명의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부모와 가정에서 벗어나 각자 홀로서기를 하는 이들과 함께

 

힘든 훈련도 같이 받으면서 울고, 웃고, 서로 미워도 했었던 정말 힘들지만, 보람찬 하루에 연속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하나하나와 친해질수록 저는 어떤 무언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6개월간 쌓은 추억들에는 무게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 이렇게 말하면 저와 함께한 추억속의 사람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표현이지만 저는 제 추억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은게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물론 굉장히 소중하고 잃기 싫은, 생각만해도 웃음이나는 즐거운 추억들이지만

 

그 하나하나의 무게는 이 수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면서 얘기하고 자랑스럽게 꺼내기에는 초라한... 그런 추억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했던 '사회'는 그 사회라는 열매의 꼭다리 만도 못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약 3개월간 했던 가족음식점의 서빙아르바이트. 그외에는 집에서 폐인생활.

 

하지만 제 동기들 중에는 저와 동갑이지만 중장비관련 자격증만 3~4개에 공사판이면 공사판, 술집알바면 알바 수많은 사회경험을 쌓은 녀석도 있었고, 머리가 명석해서 주식으로 통장에 수천만원을 번놈도 있었으며, 명문대학교, 명문학과에서 재학중에 군입대를 한 형,

 

19살에 패스트푸드점의 점장을 맡다가 온녀석 등등... 이들이 경험하고 쌓은 추억에 비해 제가 쌓은 경험과 추억은 정말

 

보잘 것 없다고 느꼈으며, 지난 6개월간 난 무엇을 했는가... 후회와 회의감, 그리고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집니다.

 

그냥 이대로 1년간은 자유롭게 해볼거 다 해보면서, 젊으니까 도전할 것 다 도전하면서 미친듯이 살다가

 

후회가 하나도 안남도록 왁자지껄하게, 보람차게, 성실하게, 좀 더 '어른'이 되어 그렇게 살다가 친구들과 함께 군대에 입대할껄...

 

하고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중에 재수를 하는 놈들 빼고는 대학 진학을 안한 녀석은 저 뿐이라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지금 군대에 온사람은 저 외에는 손꼽기 힘든게 현실입니다.

 

그로인해서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이녀석들과 자주 통화도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풀기도 하지만

 

이제 곧 제 친구들도 하나둘씩 군대로 떠날 것이기에 곧 저 혼자 남게 되겠지요...

 

아... 쓰잘데기 없는 말로 괜히 짧게 써도 이해가 될 글이 굉장히 길어졌네요.

 

제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것 하나입니다.

 

 

 

당신은 떠날때가 되서 한치에 후회없이, 뒤돌아보지 않고 훌쩍 떠날수있는. 입에는 추억의 미소를 띄운채

 

새로운 세상을 향해 아쉬움과 두려움 없이 편히 떠날 수 있도록 당신에게 허락된 시간동안

 

최대한으로 의미있게 살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두서없고 재미없는 궁상맞은 군복무기간만큼이나 길고긴 푸념을

 

끝까지 읽어주신 당신에게 감사드리면서 당신은 저와같은 후회없는 작별을 하고 입대하기를

 

신께 간절히 기도드리고 빕니다.

 

 

 

 

성인을 앞두고 있는, 너무나도 빨리 어른들의 세상에 스스로 몸을 내던진

 

아직은 어리석은 미성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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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부대에서 잠시 외출을 나와

 

가까운 피씨방에 들러서 한번 써봅니다.

 

이런 곳에 글을 올려보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은 읽기 난해한 부분이 있어도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8시에 복귀랍니다 ㅜㅜ)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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