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올려봅니다. 바로 이틀 전 당한 일입니다. 조금 길지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어요. 신도림 디큐*** 정말 실망스럽네요.
사건 발생일은 12월 20일, 바로 이틀 전입니다. 백화점 닫는 시간 5분 전인 21시 55분에 쇼핑백을 들고 3층 화장실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폐점을 알리는 음악이 끝날 때쯤 화장실에서 나와 백화점 앞 횡단보도까지 건넜습니다. 그런데 그 쯤 손에 쇼핑백이 들려있지 않은 것을 알아채고 혹시나 문이 닫힐까 싶어 부리나케 뛰어서 다시 디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22시가 넘은 시각이라 정문에서 보안요원들이 막았지만, ‘물건을 놓고 나와서요.’라고 양해를 구하고 다시 3층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화장실 안에는 다행히 쇼핑백이 그대로 있더군요. 그래서 얼른 들었는데, 안에 물건만 없어져 있었습니다. 밖에 다녀온 10분 사이에 누군가 물건만 빼간 겁니다. 황망해서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는데 화장실 앞에 cctv가 있더군요. 바로 내려가서 보안요원에게 cctv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되돌아오기 전에 딱 한명의 여자가 화장실에 출입하는 장면이 찍혀있다고 하더군요. 두 명만 되어도 찾기가 힘들었을 텐데, 한 명뿐이라니 얼마나 안도가 되었는지요. 보안요원께서는 그 사람이 직원인지 고객인지 알아보려면 cctv 동선도 확보해야하고 시간이 좀 걸리니 신원이 확보되면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많이 늦은 시간이라 믿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비자보호원에 연락하고 경찰서에 신고 접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디큐*** 고객센터와 보안실 담당자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그 때 그 층에는 제 일행을 제외하고는 직원들만 남아있었고 그 시간에 혼자 화장실에 갈 사람은 직원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cctv에 찍힌 사람 인상착의를 파악해 3층 직원들과 대조해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아직 직원인지 고객인지도 알아내지 못한 상태더군요.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는지 물어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상황을 말해주지도 않고요.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감정이 다소 격해져 언성을 높이게 되었고 더 윗사람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분실했던 당시 화장실에 출입했던 사람이 단 한 명뿐이라 저는 당연히 그 사람을 범인으로 확신했는데, 보안 담당의 진** 과장님께서는 cctv상에 제가 잃어버린 물건이 찍히지 않아 범인으로 지목할 수 없어서 신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 누가 물건을 훔쳐 나가면서 보이게 들고 나가나요. 심지어 쇼핑백은 놓고 물건만 빼가는 용의주도함을 보인 사람인데요. 저는 화장실에 출입하는 화면만으로도 증거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법적으로는 그게 심증일 뿐이랍니다. 그래서 개인신변보호법상 물증이 없는 사람을 함부로 알아볼 수 없다는 군요. 그래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록 고객인지 직원인지도 파악이 되지 못한 거였습니다.
내막을 알자 보안실 분께 언성을 높였던 것이 죄송해지더군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어젠 분명히 신원을 파악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오늘에 와서 그런 얘긴 못 들었다며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시는 모습이 마치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행동은 죄송하지만 처음부터 잘 설명해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백화점 측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경찰서에 신고해서 잡는 수밖에 없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cctv 화면도 경찰과 대동해야 볼 수 있다 길래 경찰관 두 분과 보안실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쇼핑백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장면, 그 후 여자 한명이 들어가는 장면, 그리고 제가 다시 화장실에 들어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있더군요. 물건을 귀신이 가져가지 않은 이상 누가 봐도 그 사람이 범인이지요. 보안실 분들도, 경찰관 분들도 그 사람이 가져간 것 같은데 물건이 보이지 않아 난감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이 직원인지 고객인지는 판단해주실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인상착의를 파악해 3층 매장 두 곳 정도에 물어봐 바로 그 사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 예상대로 직원이 맞더군요. 어디서 ‘물증이 없으니 자백만 안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어디까지나 제 추측이지만,) 참 억울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자기는 쇼핑백을 본 적도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런 걸 봤으면 자기는 분실센터에 맡겼을 거라면서요.
어이가 없어서 cctv를 보여줬습니다. 화장실 출입자가 자기밖에 없다는 걸 보고서도 자기가 가져간 증거가 어디 있냐며 오히려 따져 묻네요. 차분히 화장실에 들어간 사람이 본인뿐인데 물건이 없어졌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자기도 그게 이상하다네요. 그 화장실에는 물건 훔치는 귀신이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그 직원은 마지막에 눈물까지 보이더군요. 누가 보면 피해자인줄 알겠습니다.
결국 아무 수확 없이 직원을 올려 보냈습니다. 저도 억울한 마음을 안고 보안실을 나오는데 그 때 집에 들고 간 종이가방이 생각났습니다. 혹시 지문감식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경찰분께 말씀드렸더니 당연히 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쇼핑백을 경찰서에 제출하려고 합니다. 부디 지문이 묻어 나와야 할텐데요.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거짓말 탐지기도 써보고 싶습니다. 할 수 있을까요? 이따 경찰서 가서 물어볼 생각입니다.
금전적으로 비싼 물건은 아니었지만, 뻔뻔한 직원의 태도에 꼭 증거를 찾아낼 생각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 직원의 신원을 밝히고 싶지만, 워낙 법이 피해자보다는 피의자 위주라 개인신상보호법에 저촉될까 싶어 밝히지 못하는 점이 답답하네요. n샵 매장 직원입니다. 부디 증거가 나와서 물건도 돌려받고, 물건을 훔친 죗값도 치르게 해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큰 사건도 아닌데 본인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시는 경찰관 분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구로경찰서 경찰관 두 분께 정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