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겼어요
그것도 연말에 말이죠.
어떤 개념없는 여자 애 때문에요.
개념없는 여자 애 는 한 때 예비 동서 였던 여자죠
간략하게 정리 했지만 그래도 글이 기네요..
1.
도련님께서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남편과 나한테 소개시켜 줬음.
도련님 28살, 여친분 23살
약속시간 12시.약속장소에 남편,도련님,나 도착
여친분 2시 되서 옴.
늦은 이유는 11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왔다고 함.
여자들은 준비하는데 기본 2시라며 메이컵 마음에 들기 전엔 밖에 절대 안나간다는 습관이 있다고 함.
이해 안하는 건 아니에요. 나도 처녀 때는 그랬었고, 또 초면인데 잘 보이고 싶은 맘도 있겠죠
근데 미안하단 말이 기본인데 안하길래 울 남편 인상 안봐도 뻔했음..
도련님, 여친분한테 "늦었으면 사과 먼저 해야 하는게 우선이다."
한마디 하고 밥 먹고 첫 만남 끝.
2.
한참 후 상견례 하고 결혼 날짜 잡았음.
예비 동서가 울집에 놀러 온다고 함.
울 집 처음 오는 데, 손님 맞이를 해야 하므로 몇시 쯤 올거냐고 물었더니 오후 2시에 갈게요~!
해놓고 오후 5시에 옴. 내색 안했음.
울 시아버지 청각장애를 가지고 계심.(말씀 못하시고, 못 들으시고,
시어머니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께서 예비 동서 보고 기쁘게 반기셨음.
예비동서 떨떠름한 억지스런 미소지음.
밥 먹고 거실에 앉아 있는데 아버지께서 말씀은 못하셔도
바디랭귀지 같은 비언어적으로 저희와 소통을 하세요.
예비 동서한테 집이 어디냐고, 추운데 어떻게 왔냐는 표현을 몇 번 하시는 도중에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카톡 보고, 때마침 예비동서 폰에 전화가 울림.
친구랑 통화 중. 중요한 내용이면 넘어가지만 그냥 사소한 얘기로 20분 좀 넘어서 통화 끝남.
예의가 없었음.
"어른 두어번 반복으로 표현하시는데 중요한 통화 아니면 나중에 전화 받아도 되는 거 아닌가요?"
라고 했더니 입에 꿀 발라 놨는지 얘기 안하고 고개 숙임.
말씀 못 하시고 못 들으셔도 시력은 좋으시다. 우리의 행동과 말을 눈으로 보고 이해 하신다고,
도련님 엄청 사랑하고 결혼 꼭 할거라고 하셨으면 미래에 가족이 되고 평생 볼 분 인데
아버님께 잘하진 않더라도 싫은 내색은 하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어요
그 뒤로 서로 어색 해 졌음.
3.
남편 생일 날.
예비 동서가 큰 사이즈의 케익을 사들고 옴.
생일노래 부르고 촛불 끄고 소원 빌자 마자
그 큰 케익을 들고 남편 얼굴에 꽂음.
이걸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도련님께서 아주버님 될 사람한테 뭐하는 짓이냐고 버릇 없다고 한마디 했음.
예비 동서, 자기 친구들 끼리 생일 파티하면 항상 하는거라서 했던거라고 함.
도련님, 형이 니 친구냐고, 진짜 버릇 없다고 함.
예비 동서, 잘못했다고 담부턴 안 그러겠다고 함.
울 남편 태어나 첨으로 케익벼락 맞아 본다고 함ㅋㅋㅋㅋㅋ
4.
가족이 모여서 거실에서 티비 보면서 식사 하고 있었음.
장애인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시청 중 이었음.
예비 동서가 도련님께 인상 구기며 '나 저런 거 보면 밥 맛 떨어진다..더러 다른 거 틀어줘' 라고 했음.
도련님이 예비 동서보고 잠깐 나와 보라며 밖에 나가셨음.
싸우는 소리가 들림..
도련님께서 아버지 불편하신거 뻔히 알면서 생각 없이 앞에서 그런 말 하냐고
너무 철이 없는 것 같고 안맞는 거 같다고 그만 끝내자고 했음.
예비 동서 울며 불며 하는 말이, 내가 어린데 당연히 철이 없는 거 아니냐 하며 매달림..
5.
사건 터짐.
연말에 친한 친구들이 멀리서 놀러 왔음.
호프집(울가족 자주 찾는 곳)에 가서 남편이랑 친구들이랑 재미나게 놀고 있었음.
근데 뒷테이블에서 막 쌍욕을 하며 시끄럽게 떠드는 거임.
그 바람에 우리가 말이 끊겼음. 10초? 정도 다들 말을 안했음
와중에 들리는 얘기가
"존x 짜증난다. 지가 형님이라고 벌써부터 나댄다.또x이 같은 x이"
"아,진짜 xx오빠(도련님)만 아니면 존x 뭐라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함.
순간 내 귀를 의심했음. 말하려는 친구보고 쉿쉿하며 계속 뒷테이블 얘기 들었음.
"걔 몇 살인데?"
"4살 차이 밖에 안난다."
예비 동서랑 4살차이남. 그리고 말투보고 정확히 알아 버렸음
예비 동서라는 것을.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온 몸이 막 떨리는 거임.
남편은 일어서려고 했지만 더 들어보자고 했음.
"어차피 결혼하면 나가 사니깐 안 볼 애다. 신경 안쓰려고~골치만 아프다"
"한번만 더 내한테 x랄하면 형님이고 나발이고 한 판 뜬다. 까고"
대충 이렇게 얘기 했음. 말고도 욕 엄청 했지만 자세히 기억은 안남.
나랑 남편 동시에 일어나 뒷테이블로 향했음.
역시나 예비 동서 였음.
남편이 흥분 하면서 방금 뭐라고 했냐면서 큰 소리 지름.
예비 동서 깜짝 놀래서 들고 있던 맥주잔 바닥으로 떨어져서 깨졌음.
예비 동서 친구들 소리 지름 꺅
나도 정신차리고 따발총으로 쏴댔음.
"야 지금 당장 한 판 뜨자
하고 많은 술집에서 어떻게 여기서 만나냐
우리 사는 곳이 좁긴 정말 좁나 보다.
가정교육 제대로 배웠긴 하냐
니가 하는 행동들이 다 늬 부모 욕 먹이는 짓 이다
지금 이런 일이 있는 게 천만 다행이다
이런 일 없었으면 우리 도련님이 개념 없는 너한테 속아 결혼했을 테니까
니가 도련님 좋아서 졸졸 따라 다녔다고 했지?
이제 지금 이 후로 절대 따라 다니지마라.
나랑 남편이 허락 안한다. 허락하고 말고를 떠나
오늘 일 도련님께 고자질 하면 영원히 사요나라겠지
더이상 너한테는 내 말도 아깝다. 어디 즐거운 연말 한번 재밌게 보내 봐~"
이렇게 얘기하고 친구들과 호프집을 빠져 나왔음.
도련님께 그 여자랑 너랑은 안 맞는 것 같다고 남편이 차근차근 얘길 했어요.
도련님이 얘길 하셨죠.
애가 그 정도 일 줄은 몰랐다
만난 여자들이 다 나쁜 여자 스타일이어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하고
여자가 무섭기도 하고 사랑을 주는 것 보다 받는 걸 원했던 것 같다
이 애가 처음에 좋다고 몇 개월 따라 다니면서 무한 사랑을 나에게 줬다.
항상 사랑을 주기만 하다가 사랑을 받으니 좋았다
철이 없어서 좀 안맞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럴 때 마다 그 애가 그랬다
내가 아직 어려서 철이 없는 건 당연한거다. 오빠가 내가 잘못된 부분을
가르쳐 주면 되는 거고 서로 그렇게 맞춰 나아 가면 문제 될 게 없다고.
잠깐 미쳤던 거 같다.
아무튼 그런 불미스런 일 만들게 한거 죄송 하다며 그 날 술 엄청 마셨음.
아직도 그 날 일 생각하면 가슴이 막 떨려요.
상처 받은 울 도련님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기도 합니다.
판 즐겨 보는 그 여자애가 이 글을 꼭 보고 느끼는 게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 제목만 봐도 자기 얘기란 걸 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