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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고마워하던 부모님. 시간이 지나니 당연히 여기는 일들..

지침. |2012.01.08 18:04
조회 5,066 |추천 17

 

 

안녕하세요

맨날 톡 구경만 하다 처음 쓰는 27살 된 여자입니다.

하소연 하고싶은데 남자친구한테는 집안일이라 챙피해서 말도 못꺼내겠고

어젯밤에 친구들에게 잠깐 얘기 하긴 했는데 너무 다들 어려워 해서 여기에 글 써봅니다.

 

 

어릴때 누구나 그렇지만 IMF때 부터 집안형편이 나빠졌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학원 제대로 다니지도 못하고 물론 핑계였을 수도 있지만

엄마도 투자 안하고 저도 공부 안하고 그렇게 시간 보냈습니다. 

엄마가 일 하시느라 바빠서 제가 공부를 하는지 크게 관심도 없으셨고

그냥 사고 안치고 학교나 다녀라 하시는 정도였고

아침에 깨워주는일 없어 늦잠 자도 밥 먹고 학교 가라 하실 방목 스타일이셨어요

아빠는.. 백수입니다. 일 안해요. 잘 마주치지도않네요

 

20살 남들이 대학 가니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재수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의외로 잘나왔습니다 (나도신기)

근데 그놈의 내신이 뭔지 ㅋㅋㅋㅋㅋ 충분히 붙을거 같다고 추천해줬던 학교 전부 떨어지고

지방대 하나 붙었습니다.

일단 갔습니다. 돈 없어서 학자금 받아 갔네요

지방이라 기숙사 들어갔는데 기숙사비 왜이렇게 많이 든답니까

그리고 같이 다니는 애들.. 저는 제가 없이 살아서 그렇게 사람들이 옷 많이 사고 술 먹으러 놀러다니고..

그런거 대학가서 처음알았네요

버틸 자신이 없었습니다. 전 바로 주말알바 시작했거든요.

주말마다 친구들이 놀자 해도 나 알바 가야돼 이러고 알바 다녀서 빠듯이 30만원 벌어도

동생 용돈좀 주고 저 쓰고 나면 남는것도 없고..

이렇게 하느니 학교를 휴학하고 돈을 좀 벌고 다녀야겠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휴학을 했습니다.

 

사람이란게.. 돈을 버니 멈추지 못하네요.

쌀이 떨어지는데 무슨 공부입니까, 제가 얼마나 타고난 공부쟁이라고

2006년부터 돈 벌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성인이 되고 돈을 벌기 시작하니 엄마의 저에 대한 신뢰. 의지가 높아졌습니다.

집안 사정에 대해 알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모른건 아니었지만 그정도인지 몰랐던..

아버지가 진 빚이 엄청났습니다.

왠만한건 신불자로 처리해서 이미 갚는걸 포기했고 지인들에게 빌려온것 갚는것만 해도 5천이넘네요

엄마랑 같이 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옷장사하세요

처음엔 돈이 벌리니까 좋았습니다. 빚도 갚고 돈도 모으는데 왠지 2-3년이면 끝날것같았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옷장사 하는데도 돈이 많이 들어요. 인테리어비도 그렇고..

2번 정도의 인테리어로 3천만원 정도 나가고. 빚 갚는데 쓴돈이 3천만원쯤 되는가봅니다.

6년동안 6천만원을 벌었지만 저는 저금은 못했네요

 

금방 끝날줄 알았던 일.  그리고 25부터는 나도 뭔가를 할수있겠지 라고 맘먹엇지만

벌써 27이 되어 이제는 아무것도 못할것 같은 무서운 미래를 맞이하며

엄마에게 일을 그만하고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너무 많이 의지 되어버린 저희 관계에 제가 일을 그만 한다는 말 한마디로도

엄마는 스트레스인지 무조건 화만 냅니다.

그리고 제 남자친구(1년정도만남) 랑 놀러다니고싶어서 그만 일하겠다고 우긴다는겁니다.

 

이제 나도 다른거 하고 돈도 모으고 결혼도 하고싶은데 (결혼자금도 하나도못모음..)

계속 매여 있으면 못할것만 같네요..

 

엄마한테 진지하게 얘기 해 보려 하면 나오는 엄마의 말들이 있습니다.

 

1. 엄마 나 너무 힘들어 나도 이제 돈 모으고 따로 해볼래

-> 너만 힘드니. 엄마는 어떻겠니. 엄마도 힘들어.

 

2. 엄마 나 일하기 싫어

-> 너만 일하기 싫으니 엄마도 일하기 싫어

 

3. 엄마 나 다른일 해보고싶어

-> 니가 할줄아는게 뭐있다고. 그냥 옷장사 해. 엄마랑 하니까 편하잖아. 남눈치도안보고.

 

 

1번.. 진짜 지긋지긋 합니다. 엄마도 힘들겠죠 근데 엄마는 선택이잖아요

아빠를 만나 아빠랑 결혼한것도 선택. 아빠가 빚 지고도 일 안하고 사는거 가만히 두고 보는것도 선택.

(솔직히 나였으면 이혼했어요 우리아빠 내가 중학교 이후로 여지껏 총~~ 다해 3년정도 일한듯)

 

2번.. 누구나 일하기 싫겠죠. 근데 옷장사라는게 남들처럼 평일아침출근~오후퇴근 주말휴무

이런게 아니라 평일 오후출근~밤10시퇴근 주말 근무

가끔 주말에 쉬긴 하지만 눈치 쩝니다... 엄마는 고생하는데 너 혼자 주말에 쉬면 엄마기분은 어떻니..

이렇고 문자옵니다.. 토~일 연속으로 쉰적은 없습니다. 거의 일요일 하루 가끔 쉽니다

친구들은 모두 주말에 쉬니까 아니면 볼수가 없거든요...

 

3번.. 다른일 할 줄 아는거 없죠. 하지만 내가 일부러 할줄 아는거 없는거 아니잖아요

돈이 필요해서 엄마 돕고 싶어서 일 시작해야겟다 한건 내 선택이지만

또 나는 다른걸 배울만한 시간이나 선택이 없었잖아요..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안하면 내가 나쁜 딸 되는것처럼 말하세요...

 

눈 딱 감고 지방으로 도망가서 다른일 찾으며 저 혼자 살고싶어요.

이제는 저보고 집안일 같이 책임 지자는 엄마가 너무 힘들어요..

도망가고싶은 제가 정말 나쁜 딸인가요???

 

 

 

 

 

추천수17
반대수0
베플|2012.01.08 21:55
어느 글에서 어떤분이 그러던데요 자기가 가족들 전부 먹여살리다 지쳐서 독립선언하고 나왔대요 몇년뒤에 보니까 자기들 알아서 잘 벌어먹고 살고 있더래요 요점은 님이 자꾸 집에다가 해다바치니까 그런거일지도 몰라요 매정하게 다시는 얼굴 마주하지 않을 각오로 자기 삶을 살아야해요 어머니가 글쓴이님 삶을 대신 살아주는건 아니잖아요.. 힘내세요..
베플|2012.01.08 20:15
님의 설득도 형편없긴 했는데, 님네 부모님은 어떻게 설득해도 말이 안통할것 같네요. 가족모두 빚갚으려고 아등바등 하는것도 아니고, 원인제공자는 팽팽 놀고계시니... 님 살길 찾아가자면 부모님하고 틀어지는건 어쩔수 없을것같아요. 그렇다고 도망가라고 하는건 아니구요. 내 나이도 있고 집안 상황이 나까지 돕는다고 나아질것 같지도 않다. 엄마아빠가 벌려놓은 빚잔치에 치이고싶은 생각 없다. 내 살길을 터야하지 않겠냐. 님생각 똑바로 전하시고 살길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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