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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자전거길 따라 질풍 자전거 - 1

김종수 |2012.01.18 17:24
조회 485 |추천 0

 

 

 

2011년 12월 28일, 여행 1일차.

 

 

여차저차 준비기간만 4개월이다.

작년의 막무가내식 여행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준비가 제법 길었다.

2명이서 가려던 여행이 3명으로 불어나더니 4명, 5명까지 합류했다.

 

창원시청에 여행을 위해 '누비자'라는 자전거를 빌려달라는 장문의 글도 썼다.

환경도시 창원통합시라는 브랜드를 창원시의 자랑인 누비자를 통해 홍보하겠다..

내 고향 창원은 최근에 마산과 진해를 창원이란 이름으로 통합해 창원통합시라는 명칭으로 새로이 출범한 젊은 도시이다.

젊은 도시의 청소년 및 대학생 지원은 창원의 상징성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창원시에 대한 인식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장거리 여행에 맞는 누비자 등을 지원해 줄 것을 창원시에 요구했다.

 

거절당했다.

누비자는 창원시민들이 시내에서 타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며, 홍보효과도 미미할 것이고,

무엇보다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누비자를 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해왔는데

우리에게 갑자기 선뜻 허락해 주는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였다.

물론 우리의 여행이 홍보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요구도 터무니 없다.

하지만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지속적인 노출이며 그 점에 관해 어필했건만 한귀로 흘리신 것 같다.

또한 형평성을 이유로 빌려주지 않는 모습은 내 고향 창원시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 다소 옹졸했다.

 

뭐 우리의 요구가 좀 터무니 없긴 하지...

어찌됐든 터무니없는 거대한 음모였던 누비자 빌리기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고

각자 자전거를 구해서 여행을 하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전거 빌려달라고 민폐스럽게 아우성쳤는데,

여행 이틀 전에 같이 가기로 한 녀석이 여행을 못가게 되면서

다행이도 친구에게 좋은 자전거를 빌릴 수 있었다.

 

12kg... 정말 가볍다!!

 

처음 이 자전거를 탔을 때,

이번 여행 반드시 완주할 수 있다는 강렬한 예감이 들었다.

 

내가 평소에 끌던 자전거랑 무게부터 판이하게 달랐다...

진짜 너무너무너무x10 가볍다.

여친을 업고 깃털보다 가벼워..라는 말을 해줄 때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블랙캣(자전거 이름) 최고!

 

 

 

 

 

 

첫날부터 늦잠 잤음.. 9시 30분에 밥먹고 출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청 로타리를 지나면서 찍었다.

각종 공연과 행사는 여기서 진행된다!

 

 

연말이라고 십자가 기둥 세워져있음.

 

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

창원시민 전부가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 도시 중심에 떡하니 십자가를 세워둔다.

예수는 스스로 성자다운 언동을 몸소 보이고 실천했기에 사람들이 따른 것인데

지금은 개인의 참된 행실에서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종교에 이끌리기 보단...

종교를 강요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무튼 평소에 학교나 거리에서 기독교 전파하려는 사람들 보면...

더욱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든다.

 

아 모르겠다

복잡하다

그만 해야지

 

 

 

다리 밑에 청동오리들이 많이 있는게 신기해서 찍었당.

우리나라에 겨울철새들 특히 청동오리 짱많음 ㅋ

여행하면서 평생 볼 청동오리 거의 다 본 듯ㅋ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장준혁 교수가 의대에 합격했을 때 이런 현수막이 마을에 걸렸던게 생각나서 사진을 찍었다.

 

내 생에 최고의 드라마 하얀거탑.

 

장준혁 교수가 자신의 몸상태를 눈치채고 방에서 혼자 조용히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이

반수를 망한 뒤, 비상하고 싶지만 날개가 꺾인 듯한 내 모습과 오버랩되어 정말 큰 위안이 됐었다.

  ㅋㅋㅋㅋㅋ 뭐라는거야 미쳤나보다         이번 여행은 4대강 공사가 끝나고 강변에 새로 만든'4대강 자전거길'을 따라 국토를 종단한다.  

1일차 루트는 창원에서 출발하여 첫째날 메인테마인 주남저수지를 구경하고 창녕에 도착!

 

저번 여행에서 첫날에 14시간동안 150km를 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왜그랬지 미쳤나보다.

평소에 운동을 비롯한 아무런 준비 없이 그렇게 무리를 해버리니까 탈진이 나버렸다 흐규흐규ㅠㅜ

 

이번엔 하루에 6~80km 정도만 가도록 길을 찾아 두었다.

운동을 안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겠금.ㅋㅋㅋ

다행이도 국토대장정을 해서 그런가 체력이 무척 좋아졌다.

 

초반엔 완급조절은 커녕 기분따라 쌩쌩달렸다.

 

몹시 후회된다..ㅜㅜ

 

 

 

 

주남저수지에 도착!

 

각종 철새들로 바글바글!!

 

사진 찍을 생각조차 못들 정도로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다.

광경에 빠져서 맛탱이가 갔었다.

주남저수지의 후미 쯤에서 가까스로 정신차리고 사진 찍었음ㅋ

근데 별로 티가 안나네 암튼 짱이었숑

 

끝물이라 사진에 철새도 많이 없다...ㅠㅜ

 

 

 

첫날 '길 잃었을 때'와 '내 느낌은 이 길이다! 라며 달리다가 10km 삽질했을 때'를 기념으로 남겨놨다.

 

처음으로 길 잃고 삽질한건데 화나고 분한 생각은 커녕 그저 싱글벙글했다ㅋㅋㅋ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깐...

 

머지않은 시간에 내가 그냥 전부다 부셔버리겠어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슴에서 올라왔다...

 

 

 

낙동강에 도착! 시간은 12시!

 

그리고 그토록 찾아헤매던 4대강 자전거길을 찾았다!!

 

4대강 자전거길이 실존했다는 생각에 한 10초 기분 째질듯 좋았음.

부왘부왘ㅋㅋㅋ

 

이거 없었으면 플랜비... 옆에서 차들이 쌩쌩달리는 위험한 국도따라 여행해야 할 뻔...

 

그리고 곧바로 실망했다.

길만 닦아놓고 다른건 하나도 안돼있음.

그마저도 길이 띄엄띄엄 완공이 됐었다.

4대강 자전거길을 답사가신 분이 상주부터 서울까지만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다고 했는데 레알이었다.

어휴ㅋㅋㅋ

 

 

 

자전거길에 이딴건 왜 만들어둔거지

 

 

 

 

 

쉼터에서 낙동강을 배경으로 삼각대에 디카 고정시켜놓고 사진찍었다.

 

는 파워 역광.

오늘 디카사진 첨으로 확인했는데 역광이었구나... 눈물난다 ㅠㅜ

 

 

벼르고 벼르던 여행을 결국엔 혼자 떠나게 되었다.

5명에서 1명으로 끝내 출발하다니... 처음엔 친구들의 배신에 부아가 치밀고 정말 몹시 기분 좋지 않았다.

9월부터 얘길 꺼냈으니 준비만 4달이 넘도록 했는데 결국엔 요런저런 이유로 빠지는 모습...

그토록 오래 준비했는데... 니들은 그따위 밖에 안되냐..... 라는 생각도 잠시나마 했었다.

하지만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으며, 여행을 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에겐 가족이... 누구에겐 종교가... 누구에겐 학교생활이

삶에서 더 가치있고 높은 우선순위를 갖을 수 있다.

물론 친구랑 떠나는 여행인 만큼 안가도 불이익이 생기지 않으니

위기의식이 없었다는 것도 한 몫 단단히 했을꺼다.

 

무엇보다 각자의 기준이 다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 생각을 강요할 순 없으니깐.

내 우선순위가 너희랑 같을 순 없으니깐.

여행 준비해온게 아까워서 혼자서라도 출발했다.

 

이렇게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배워가며 점점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자전거길은 훼이크... 훼이크다 병신드랑....

 

네이버 지도에서 빨간색만 자전거길에요 여러분. 파란색은 차도랍니다.

옆에 차 지나가면 완전 무서워요. 얼음땡 놀이 하는 느낌임.

저는 속도 줄이고 멀찍이 비켜가주시는 분들께 마음 속으로 감사합니다를 세번 말했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위엄 쩌는 창녕 함안보.

 

여기 오기 전에 허기를 재우려고 슈퍼에서 빵우유 사먹었는데

이쯤 오니까 거기에 안경을 놔두고 온게 떠올라서 갈까말까

한 3초 고민하고 안경찾으러 감ㅋ

 

5km 역주행ㅋ

그래도 안경 잘 찾아왔음ㅋ

 

그냥 갔으면 중간에 눈올 때 후회했을 듯.

 

 

 

는 자전거로 1시간 반ㅋ 빡칠 뻔ㅋ

 

 

 

오후 3시 43분, 오늘의 목적지 창녕에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이 글을 보고있는 자네,

어여 축하의 빵빠레를 울리시게!!

 

여행... 정말 힘들다.

9:30~4:30 장작 7시간을 페달을 돌렸다.

70km는 껌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중간 얼마나 힘이 빠지던지...

 

친구와 같이 여행을 했더라면 이런 고통이 덜할까?

내일은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해서 대구에 퍼뜩 도착해서 푹 쉬어야긋다.

처음엔 정말 빙그레 웃으면서 신명나게 자전거탔는데...사진도 많이 찍고....

 

힘들다.. 그래도 완주하자!

안된다고 하지말고

아니라고 하지말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ㅋㅋㅋ

 

 

 

찜질방 가까운 곳에 석빙고가 있어서 잠시 들렸다.

 

창녕보와 가까운 곳의 슈퍼에서 빵이랑 우유로 허기를 조금 재워놓았을 뿐이어서 무척 배가 고팠다.

창녕에 도착하자마자 국밥집을 박차고 들어가 돼지국밥을 박력있게 냠냠쩝쩝했다.

는 꼬질꼬질하게 생겼고 땀내에 쩔어있는 거지차림의 여행자.ㅋ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일차 여행 끝.

내일도 타이어에 펑크 안나고, 날씨 화창하고, 사고 안났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기도하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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