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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새타때올린 단편동픽@@@

반응이 그저 그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 더 올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벗뜨 그냥 묻히겠지.....ㅋㅋㅋㅋㅋㅋ

수위이런거 없고

그냥 마냥 아련아련하기만 한 유수 단편팬픽임

혹시나 있을 캉을 위해, 추천곡은 동방신기 - TAXI (일본곡임 ㅠㅠ)

+혹시나 공금이면 말해줘요

 

<Taxi Driver>
 
「물망초의 꽃말이 뭔지 알아?」

「야, 설마 내가 그 거 하나 모를까봐?」

「뭔데, 뭔데. 그럼 말해봐.」

「뭐야, 그거잖아. 나를 잊지 말아요.」

「응, 알았어. 안 잊을게. 난 또 니가 그렇게 간절히 날 원하는 줄 몰랐다. 와씨, 감동이야.」

「쯧, 덜 자랐네, 덜 자랐어. 인간아, 제발 철 좀 들어라...암튼 근데, 잊지는 마.」

 

...기억하고 있나요.

 

 

                                                    Taxi Driver

 

 

 

자정을 삼십여분 앞둔 신촌은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이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과 2차를 외치면서 휘청대는 무리들. 김준수는 유유히 택시를 몰 뿐이다.부디 얌전한 취객 손님을 태우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5개월차 택시 기사 김준수는 라디오도 켜지 않고, 옅은 에어콘 바람을 쐬며 손님을 찾아 신촌거리를 헤매다 비교적 얌전하게 손을 흔드는 남자 앞에 차를 세웠다.


"어서오세요."

나즈막하고도 카랑한 김준수의 목소리가 택시 안을 울렸다.

"청담동이요."

조수석에 올라탄 손님은 스물 넷 쯤 되었을까. 하늘색 반팔 폴로 셔츠에 아이보리색 면바지, 그리고 손에 A4크기의 바인더를 든 승객의 외양은 전형적인 대학생이었다. 약하게 컬이 진 갈색머리를 바라보던 김준수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심호흡을 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길은 제법 막혔고 택시 안은 적막했다. 손님은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운전 중에는 음악을 듣지 않는 김준수였지만 이상하게도 침묵을 이겨내기 힘들어 라디오를 켜려는 순간, 손님의 목소리가 고요를 깼다.


"저두요, 면허가 있거든요?"


별로 취해보이지 않아서 태운거였는데. 주정을 시작하려는걸까. 아아, 손님의 넋두리 따위 이제 좀 지겹다. 그렇지만 얼음 위를 걷는 듯한 침묵보다야 낫겠지 싶은데다가 손님은 손님이니만큼 힐끗 그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요, 운전을 할 수가 없어요. 일년전까지만 해도 잘 하고 다녔다는데, 운전석에 앉을 수도 없어요, 지금은."

"...무슨 일 있었어요?"

"아아, 네. 그랬대요. 교통사고. 사실, 기억은 없어요. 근데 운전은 못하겠어요. 싫어. 토할 거 같애."


도로는 여전히 정체되어있다. 저음이면서도, 술을 마셨기 때문인지 어쩐지 칭얼대는 듯한 목소리. 엇, 귀엽잖아. 게다가, 기억이라... 묘한 동질감에 김준수는 설핏 웃고, 자신의 이야기를 내뱉었다.


"...으음, 저는 조수석에 못 앉아요. 그러니까, 손님 타고 계신 그 자리요."

"왜요?"

"교통사고가 났었어요. 아니, 났었대요. 조수석에 앉아있다가. 몸이 다 나았는대도 이상하게 그 자리에 못 앉겠더라구요. 뒷좌석에는 잘 앉는데."


보통은 아무에게나 잘 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가 부담스러웠다. 무엇보다, 잘 기억나지도 않는, 남이 말해준 자신의 과거였으므로. 퇴원한 후, 우연히 조수석에 앉았다가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다. 기절했다가 깨어나 진료실을 기웃거릴 때 어머니와 의사가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었다. 우리 준수가 도대체 왜 이럴까요. 글쎄요...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사고 당시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군요. 자책과 동승했던 사람에 대한 죄의식이 뒤섞인 심리에 기인한 현상 같습니다.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조용히 병실로 돌아와 침대에 앉아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운전했다면 사고가 안 났을 수도 있겠구나. 그럼...사고날 때 운전은 누가 한거지? 어째서 함께 사고당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거지?


"그 쪽도 참 특이한 케이스네요."

"정말 이상하죠. 사고가 나고, 퇴원한 후에 면허를 땄어요. 이상하게 너무 너무 운전이 하고 싶더라구요."

"저랑은 반대네요."

"그러게요."


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이드 미러를 살피며 차선을 바꾸는 와중에도 핸들을 잡은 자신의 손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승객의 시선이 느껴졌다. 속도를 내지 못하던 차들은 터널을 지날 때 즈음해서 다시 멈췄다.


"제가요, 스물 다섯이거든요?"


나랑 동갑이구나, 김준수는 낮은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작년 이맘때 즈음에 사고가 났어요. 교통사고. 병실에서 딱 깨어났는데 제가 누군지 모르겠는거에요. 그 기분, 정말 모를거에요. 제 이름도요, 엄마라는 분이 말해줘서 알았어요. 유천아, 괜찮니. 유천아, 유천아."


유천아, 유천아, 손님은 작은 목소리로 웅얼댔다. 그를 따라 조심스레 입을 움직여봤다. 유천. 유천아. 왠지 성은 박,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알 것 같아요, 그 기분. 이상하네요. 저도 사고 후에 깨보니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어요. 제 이름 조차도."


손님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우와, 우와, 탄성을 연발한다.


"저 지금 소름 돋았어요. 엄청난 우연이네요."

"신기하네요."


전자시계는 파랗게 11시 58분을 알리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났구나. 시계를 바라보던 김준수는 낮게 한숨을 포옥 쉬고 두 눈을 비볐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이상하게도, 더 없이 맑고 또렷하다. 유천,이라고 자기 이름을 밝힌 손님으로부터 택시 안에 은은하게 퍼진 옅은 술내음과 뒤섞인 향수냄새에 묘한 익숙함을 느꼈다. 하루종일 곤두섰던 신경이 가라앉고 있다. 손님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근데, 그 쪽은 어쩌다가 이 일 시작하게 됐어요?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데. 아니, 저보다 어릴 것 같은데."

"스물 다섯이에요. 작년 여름에 사고가 나서 한참 휴학하고 쉬었어요. 이제 가을에 복학하는데 그 전까지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택시 운전하고 있는거에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운전이,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와, 저랑 동갑이라구요?! 진짜, 동안이에요."


말도 안돼, 니가 나랑 동갑이라구?!?! 갑자기 머릿 속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런 말, 분명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어디서였더라...그렇게 말하면서 내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던 사람이 있었는데... 머리가 지끈거려 김준수는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털어내려했다. 길이라도 뻥 뚫리면 속이 시원할텐데. 자정이 넘었음에도 차들은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손님은 이제 술기운을 완전히 떨쳐버렸는지 눈동자가 또렷했다.


"..이런 일이 다 있네요. 교통사고 후의 기억상실, 흔한 얘기긴 해도 실제로는 잘 벌어지지 않는 일이잖아요. 와아, 진짜 신기하다."


정말 신기하고 재밌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웃는 손님으로 인해, 잠깐이나마 택시안의 공기가 포근해지는 기분이었다. 무거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가벼운 목소리로, 그는 다시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기억이 다 돌아온 건 아니지만 내가 누군지 거의 알게 된 상황이에요, 지금은. 치료도 열심히 받고 약도 먹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채워지지 않아요. 그 쪽은 그렇지 않아요?"

"...분명 기억 못하는 무언가가 더 있을 듯한 그런 기분이요?"

"어, 맞아요. 그거. 제일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느낌."

"음...제 경우엔...전 그 때 운전을 할 수 없었느니까 분명 운전자와 함께 있었을 것 아니에요? 길 건너다가 사고난 것도, 택시 타고 가다 사고난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죠. 근데 깨어나보니 저 밖에 없었어요. 누군가 분명 있었을텐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요. 그냥, 조금 친한 선배였는데, 죽어버렸다고. 죽은 사람은 어쩔 수 없으니 애써 기억하려 하지 말고 몸조리나 잘 하라고 모두들, 한결같이 말하더라구요. 제가 깨어나기 전에 장례까지 치뤄버렸다고. 뭔가, 이상하죠."

"절대적으로 수상하네요. 무얼 숨기고 있는걸까요? 근데, 저도 그런 생각 들 때가 있어요. 나는 정말, 혼자 운전을 하고 가다가 차에 받힌 걸까. 음주운전 하던 봉고차가 제 차를 덮쳤대요. 사고가 난 차도 직접 눈으로 확인했어요. 내가 정말 혼자 타고 있었나 궁금해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사고가 나려고 하면 다들 어쩔 수 없는 본능으로 핸들을 왼쪽으로 꺾는다잖아요? 근데, 차를 보니까 저는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었더라구요. 운이 좋아서 살았을 뿐이래요. 그러니, 기억 따위 아무래도 좋은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하대요. 나참 어이가 없어서."

"무엇이든, 자기 일이 아니면, 직접 겪어내지 않으면 실감이 잘 안나는 법이잖아요. 근데, 유, 아니, 손님은 분명 누군가를 지키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본능을 억누르면서까지도 지키고 싶었던 누군가가 있었던 게 아닐까...그런 생각이 드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기억이 나질 않으니...아무도 말해주지 않고. 기억 따위 아무것도 좋은 거 아니냐니. 정말 그 때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대요. 모두가 날 이해해주길 바란 건 아니었어요. 그냥 사고 전의 나에 대해 솔직히 말해주길 바랐을 뿐인데. 분명 놓치고 있는 뭔가가 있어요, 확실히."

"...누구나 그런거 아닌가 싶어요. 사고를 당하지 않았어도, 기억을 잃지 않았어도, 모든 걸 챙기고 살 순 없는 거잖아요. 어차피 기억 나지 않을 거라면, 그냥 수긍하고 헛헛함을 느끼면서 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답답해서, 그냥 그러기로 했어요, 저는."

"...솔직히, 그런거 현명하다고 해야할지, 포기가 빠르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비겁한 거죠.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기억이라면 기억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닌가 싶은...차라리 잊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모두, 다 함께 잊기로, 묻어두기로 약속하는 그런 게 아닐까..."

"...기억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어쩐지 슬프네요."

"……."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 많은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며 살고 있을까요? 사고 이후에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와 함께 했던, 내가 잊은 그 사람은 지금 어디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살아있어줬으면 좋겠어요."

"...분명 살아있을 거에요. 그렇게, 보호하려고 노력했잖아요. 분명 살아서, 유천씨를 찾고 있을거에요."


자연스레 내뱉은 유천씨란 호칭에도 아무도 놀라거나 겸연쩍어하지 않았다. 택시기사도, 승객도, 그 이름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다. 마치 몇 년이나 서로의 이름을 불렀던 사람들처럼.

 

 

 

손님이 말한 청담동에 거의 다다랐을 때, 파란 빛은 12시 27분을 가리켰다. 불현듯, 오늘이 며칠이더라, 궁금해진 김준수는 홀더에 넣어둔 핸드폰 폴더를 열어 날짜를 확인했다. 묘하게 붕 뜨면서도 이상한 기분은 날짜 때문이었을까. 사고가 난지 딱 일년되는 날이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일년동안 회복시킨 기억에도 여전히 그 날의 그 사람은 없기에 씁쓸함에 아랫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멈춰버린 대화에 어색해할 틈도 없이 택시는 도착지에 이르렀다. 김준수는, 일부러 더 천천히 차를 몰았다. 시원하게 뚫린 길을, 천천히 걷듯이 차가 움직였다. 손님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이었다.


"저 앞에 세워드리면 되나요?"

"...네."


차가 멈추었음에도 그는 내리지 않았다. 여전히 핸들을 잡은 김준수의 손에 시선을 고정한채 그는 입을 열었다.


"어쩐지...그 쪽 이름은 준수...일 것 같아요. 준수. 그 이름이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

"...잘 가요. 운전 조심하고. 다시는 사고 같은 거 당하지 말아요...이제, 그 무엇이라도 잊지 말아요, 우리."

"……."

"고마웠어요.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안녕."


분명 웃는 얼굴로 이야기했는데, 그 눈빛이 너무도 서글퍼보여 심장이 저릿했다. 천천히, 천천히, 그는 차에서 내려 주황색 가로등이 켜진 빌라촌으로 걸어갔다. 차 문을 닫는 그 몸짓마저 다정하게 느껴져 김준수는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백미러로 바라보던 그의 뒷모습이 완연히 자취를 감춘 뒤에도 쉽게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운전석에 덩그라니 앉아있는 김준수의 눈에서, 이유모를 눈물이 흘렀다. 이상한 밤이다. 절대 잊을 수 없을 듯한 여름 밤. 악셀레이터를 밟으며 에어콘을 끄고 창문을 열어 바람을 맞았다. 미지근한 바람도, 눈물을 식혀주지 못했다.

 

 

...이제, 무엇이라도 잊지 말아요, 우리.

 

 

 

 


                                                                              잊었음에도 잊혀지지 않는 당신.
                                                                                              forget me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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