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신도림역 탈출의 순간. <글을 쓴 시간이 2012년 2월 2일입니다.> 오늘 아침에 참 신기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에 일어난 지하철 1호선 사건의
생생한 체험자가 된 것입니다.
대학교 멋도 모르고 나간 데모현장에서
경찰과 시위대에게 낑겨 고생한 이후,
두 번째의 폐쇄공포증의 경험이었습니다.
1. 난 정상출근 했을 뿐인데...
오전 7시 반 제가 사는 부천에서 회사가 있는
을지로 3가역을 가려고 지하철 1호선을 탔습니다.
왠일인지 사람도 많이 없고 한산해서
7호선 승객들이 많이 내리는 온수역에서
얼른 자리에 앉아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가는 길 중간중간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고 있으니
양해의 말씀 부탁드린다는 방송이 나올 때에도
그저 쿨하게, 언젠가는 가겠지 마음을 놓고 있었죠.
하지만 지하철은 점점 느려지더니 구로역에 가기 전 지하철이 한참이나 움직이지 않더군요
점점 공기는 나빠지고 콩나물 시루처럼 서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는 한숨의 목소리가 절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한참만에 구로역에 도착해 내려서 버스나 택시를 탈까 아니면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탈까 하다가
이왕이면 신도림까지 가자 마음을 먹고 구로역의 밀려드는 사람들 속에서 가만히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 때 시간이 벌써 출근시간인 9시가 가까워 팀장님과 사무관님에게 전화를 드리니
"지하철 고장났죠?"
"예! 빠른 시간 안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이해해 주시더군요.
2. 지하철에서 느낀 폐쇄공포증
휴.. 하지만 구로역을 출발하려 했던 지하철이 출발을 하지 않자,
안에 있던 여자분은 갑갑한 공기에 창문을 열고 인터폰으로 구로역에서
지하철 문을 열어달라 했지만, 한참이나 걸렸네요.
게다가 누군가가 방귀를 뀌어 퍼져가는 그 냄새란..
저는 앉아 있었지만 서 있던 분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자리에 앉아 서 있는 사람들. 구로역을 출발해 신도림역을 가는 중간에서 지하철 사고 방송은 계속 나오고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숨은 점점 갑갑해 오고 있었습니다.
3. 버스를 타고, 막장 택시를 타고 셔셔셔!
결국 약 30분이 걸려 신도림역에 도착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을지로 3가역에 가려고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택시를 타려 신도림 디큐브시티 바깥의 거리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게 왠일입니까? 오는 택시는 죄다 사람이 타고 있는 택시요,
추운 길거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30분이 넘어도 잡지 못해
결국 버스를 타고 서울역으로 갔습니다.
마침 택시정류장이 가까워 택시를 타서 남대문세무서를 가자고 하는데 택시기사님이 이쪽에서 타는 게 아닌데 왜 이쪽에서 탔냐며 화를 내시더군요.
''그러면 내릴까요'' 했더니
중간에 내리면 단속에 걸린다나요?
그러더니 서울역 앞에서 택시 대려고 한 시간을 기다렸다 하시네요.
그래서 저는 택시를 어디서 타는지 제가 알 도리도 없는 데다가 지하철의 압박으로 피곤하던터라 짜증이 슬슬 밀려오더군요.
길을 돌아돌아 회사가 있는 남대문세무서에서 5000원이 넘는 택시비를 드리고 내리는데 씁쓸한 마음에 인사도 안 하고 돈만 내고 내렸네요.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무려 11시반, 4시간 반만에 서울에 도착하니 이건 무슨 부산 내려가는 일정도 아니구. 허탈한 마음에 바로 점심시간이었습니다. 회사 직원분들이 놀라서 입술이 파랗다며 위로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잠시나마 끼어있는 사람들 속에서 폐쇄공포증을 실감했던 순간의 기억. 최근의 저에게 가장 큰 뉴스가 아닌가 합니다.
원본글 http://tkghl22.blog.me/50133041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