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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그리고 복학 - 9

호구복학생 |2012.02.13 21:29
조회 91 |추천 0

그렇게 밥 다먹구 이제 더이상은 여기 있기도 저도 곤란한 상황.

더 있고는 싶은데, 그럴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리네요.

이미 제 친구들한테 다 얘기도 해놨었고, 그 날 저녁은 친구들이랑

술자리가 이미 잡혀있는 상황이었어요.

(역시 목적은 하소연과 그동안 참아왔던 울음 폭발시키기 ㅋ)

저는 무조건 가야하고, 상황이 좀 그렇긴 하지만 얘랑 같이 가고싶고..

이러다 보니 상관없다고 말은 해놨지만,

마음속으로는 정말 그냥 오늘 보내도 좋으니까, 같이 바닷바람 쐬면서

걷다가, 그냥 그렇게 했었으면 했거든요.

밥 먹을때까지만 해도 '안간다' 라고 말했다가,

'오늘 그냥 왔다가 돌아가, 생각할 것도 많잖아,

그냥 잠깐 바다가서 머리식히고, 바람이나 좀 쐬고 그렇게 오면 좋지 않겠나?'

등등... 여튼 이래저래 막 얘기를 했어요.

그렇게 같이 간다고 해주더라구요.

속으로는 기분 진짜 좋았는데 그닥 티는 안내고,

'그래 가서 바람이나 쐬고오자 올때는 물론 바래다 줄게' 라고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고,

10분간격으로 한번씩 있는 버스는 물론 대기중이라 바로 타서 앉았습니다.

 

이미 지금 우리 둘 사이가 뭔가, 사귀는지 안사귀는지, 깨진건지 아닌건지

모를 정도로 그냥 애매한 사이가 되버린 상황이지만,

공식적인, 그리고 서로 암묵적으로는 나랑은 깨진상태고

그 친구 남자친구는 엄연히 A인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폰이 없으니까 여자친구 폰이나 뺏어서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놀았죠.

그러다가 그냥 폰으로 셀카모드 돌려서 장난 치듯이

제 얼굴 보다가, 옆으로 살짝 돌려서 여자친구 얼굴 보이게 만들었다가,

(여친도 뭐 옆에서 할게 있나요 폰으로 뭐하나.. 하고 보고있죠)

그러고 놀고있으니까 막 쳐다봐요.

씨익 웃으면서, 그냥 은근슬쩍 그 폰에 나오는 화면에

우리 둘 얼굴이 같이 나오게 만들었어요.

여자친구 얼굴이 약간 찡그려졌다가 (어쩌지? 하는 표정이 약 0.1초 정도 보였는듯)

다시 카메라보고 웃어주더라구요.

그제서야 저도 마음놓고 같이 몇번 사진을 찍었죠. 

사귈때 처럼 서로 표정을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ㅎ 다른게 있다면 뽀뽀하는 사진이 없었다는거? ㅎ

(물론... 그 사진은 지금 어디에도 없는 사진이겠죠 ㅎ)

그렇게 사진 몇번 찍고 아휴 잠와 하면서

은근슬쩍 여자친구 어깨에 기대서 잘려고 했는데, 

'하지마...' 라고 하는거예요.

어... 갑자기 왜이러지.... 하고 황급히 떼고 생각하고있는데

'내가 기대서 잘거야' 그러면서 기대더라구요.

당황스럽다가, 급 기분이 좋아졌음 ㅎ

그래서 그냥 조심스럽게..

예전처럼 볼을 쓰다듬었어요.

눈감고 가만있길래. 조금 더 그렇게 하다가.

같이 잠들어버렸어요..... ㅎ

 

 

 

도착을 했네요. 백몇십일만에. 이렇게 쉽게, 올수있는 곳을

그렇게 힘들게 나와서 보니까 감회가 또 새로워요 ㅎ

그냥 아무런 일도 없이 신병위로 나올때만큼의 감동과 벅참은 아니겠지만,

여튼 청원이든 뭐든 군대 첫휴가였으니.. 기분은 좋더라구요

집 가는 버스 타고 내려서 집(에는 물론 같이 못가죠... 이 깨진걸 엄마도 알고계시거든요 ㅎ)

근처 놀이터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했어요 ㅎ

100일날에 여자친구가 저 보러 혼자 왔을때도 여기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갔다왔는데..

막 그렇더라구요 ㅎ..

집에 대충 짐만 갖다놓고, 바로 나왔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집이랑 바다가 코앞이라.. 그냥 걸어가도 한 5분만에 해수욕장이 나오더라구요

그때 집이랑 바다가 가까운게 정말 좋은거구나, 하고 느꼈음 ㅎㅎ

탁~ 트인 바다에 여름이어서 그랬는지 약간은 비릿하지만 익숙한 그 바다냄새랑,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어요.

대충 더운 시간에서 조금씩 시원해지는 시간대여서 더 그랬나봐요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모래사장 걷다가 여자친구 신발보니까

(단화였던걸로 기억해요.) 조금 걷다보면 모래 다 들어가서

신발도 발도 더렵혀지게 생겼어요.

 

"신발 벗고 걸을까?"

"그럴까?"

 

둘다 신발을 나란히 벗고 양손으로 신발잡고 모래사장도 밟으면서걷고,

찰랑찰랑 부숴지는 파도 그 경계선 쯤에 발이 담길랑 말랑하게 걷는데 

(아시죠 다들!? 발이 시원한 모래에 조금씩 빠지는 거기.. 거기)

바람도 솔솔~ 기분이 참 좋고 개운하고 그래요 ㅎ

 

그, 사람들 끼린 통하는게 있나봐요.

저와 제 여자친구가 항상 얘기할때 둘다 최고로 설렜던 순간을 꼽는게 일명 '솜사탕'이라고

저희 학교 보면 중간에 호수가 있어요. 주위엔 벤치가 군데 군데 있구요 ㅎ

봄, 여름 쯤에는 분수도 조금씩 쏘구요.

봄날이었어요. 서로 사귀기 전이었죠 ㅎ

여자친구는 그날 과팅 하기 직전에 시간내서 저랑 같이 있었던 거였고,

저는 과팅 보내긴 싫었지만, 사귀는 입장도 아니고 ㅋ 내가 뭐라 할수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잠시만이라도 있다가 보낼려고 그렇게 잡아놓고 있는 상태였어요 ㅎ

그렇게 앉아서 얘기하는데 보통은 거기에 그런 분들이 잘 안오시는데

그날은 솜사탕 파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왜 학교 평일날 솜사탕을 거기서 팔았는지 ㅎ)

음, 두개 살수도있지만 그냥 하나 사가지고 둘이서 나눠먹으면서

그 과팅 가기전 짧은 순간에 서로 좋은 느낌을 디게 많이 받았었나봐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설레고, 막 그러는데,

그 친구랑도 항상 얘기할때 가장 설렜던 순간 하면 둘다 솜사탕!! 이러는데

느낌이 통하는 그런게 있다면, 그 친구도 저처럼 솜사탕 다음으로 좋았던 순간 하면

그 여름날에 바다에서 걷던날을 생각하겠죠 ㅎ

저에게 있어선 생각만 해도 설레고 기분좋아지는 날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게 기분도 좋으니 마음도 가벼워지고 그랬을까요.

아직도 했어야 했는지 말아야 했는지 잘 모르겠는 그런 말을 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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