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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안주는 조교

다크똥 |2008.08.08 17:22
조회 306 |추천 0

저는 모 대학교 모 단과대학에서 조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단대에는 세 과가 있고 각 과를 담당하는 조교 셋이 있습니다.

1학년은 학부로 분류되고 5개의 조로 나눠 2개 조는 A학과에서, B학과에서 2개 조, C학과에서 1개 조를 담당하고 있죠.

그리고 학부의 모든 장학금 처리는 A학과 조교의 담당입니다.

그리고 저는 B학과 B조교입니다.

 

자~ 본격적으로 그 날의 사건으로 들어가  봅시다.

B학과 조교에게 1학년 학생 아버지가 전화가 왔습니다.  물론 그 학생은 B조교 담당이구요.

내 딸이 성적 장학금을 백만원 정도 받았다.  그런데 아버지 회사에서 등록금 전액이 나오니

이 돈을 다른 학생에게 주고 싶은데 가능하냐? 이렇게 물으시대요~.

"아~ 그러세요? 그럼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릴께요"

하고 끊고 A조교에게 전화를 했죠.

"이러이러 한데 지금도 처리가 되나요?"

A왈 "지금은 장학금 처리 기간도 지났으니 안된다고 해 주세요. 그리고 그 아버님께 앞으로 

그런 일이 있으면 일찍 전화해 달라하세요." 이러대요~.

좀 황당하더군요.  장학금 문제라면 그래도 돈 문제기에 왠만큼 기간이 지나지 않고서야

늦게라도 보통 처리가 됩니다.  그리고 B라는 조교는 이제 2년차 조교였기에 이런 문제를

잘 몰랐죠.  그래서 혹시나 싶어 장학복지과에 전화를 합니다.

"네~,혹시 이런 일이 있는데 처리가 가능한가요?"

장학복지 담당자 왈 "물론 처리 됩니다.  그 학생에게 장학금 취소한다는 공문 보내주시면

됩니다"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아~ 된다네요. B는 A가 처리가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구나 라고 판단하고..학생 아버님께

전화를 겁니다.  " 아버님~, 다른 학생에게 지금이라도 장학금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 왈 "아 그럼. 다른 학생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처리해 주세요~"

그래서 저는 A학과로 전화를 겁니다.  통화 중이데요~.

그래서 메일을 적었죠.

내용 " 장학복지과에 알아보니 처리가 된다고 하네요.  취소한다는 공문한 장 써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처리가 되는대로 학생 아버지께 연락을 드리세요.  그래야 등록금 고지서 다시 출력해서

등록금을 낼 수 있으니까요~" 끝.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메일 보낸지 일 분도 안지났더랬죠.

전화가 왔습니다.

A왈 " 야~ 니가 뭔데 일을 이딴 식으로 처리해서 나한테 하라마라야? 내가 장학금 담당이고

내가 안된다고 했으면 안되는 거지 니가 뭔데 된다고 전화까지 해서 나한테 넘기는 거야.

당장 학생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이거 안된다고 니가 전화해" 이라대요~ 목소리는 또 디따 큽디다.

순간 저는 띵~했죠..

B왈 "왜 되는 걸 안된다고 하라는거야?  내가 일을 망쳐서보낸거야? 난 처리를 해서 보낸거잖아.

장학금 담당은 그쪽이니까 거기서 처리해" 하고 전화를 확 끊었습니다.

근데 저는 이미 예감했습니다.  A가 문을 박차고 쳐들어 올 것을..ㅎㅎ

자..지금부터 가관이 펼쳐집니다.

삿대질을 합니다.  눈이 두 배나 팽창됩니다.  그 때 한창 공사 중이라 저희 사무실 앞에선 드릴로

벽을 뚫고 있었드랬죠.. 근데 드릴 소리를 잠재우는 가공할 목소리로 저한테 한 수 가르쳐주시더군요.

A 왈 "야~ 너 벌써 근무한지 4학기차야. 근데 아직도 일을 요따구로 밖에 처리 못해?  니가 대민행정 서비스가 뭔지나 알아? 니가 뭔데 일을 망쳐서 나한테 처리하라고 보내는 거야. 니가 망쳤으니까 니가 전화해서 안된다고 해~!!"

B왈 "장학복지과에 전화해 보니까 된다길래 난 니가 이 일이 가능하다는 걸 모르는 줄 알았지.

그리고 된다는 걸 왜 나보고 안된다고 하라는 거야. 난 못해. 그 쪽 담당이니까 그쪽에서

알아서 해"

A왈 "야~ 내가 너보다 경력이 몇 년이 더 많아. 내가 장학금 처리가 되는 걸 몰랐을 것 같애?

장학금 처리가 다 끝났는데 지금와서 이렇게 되면 일이 얼마나 복잡해 지는줄이나 알아?"

B왈 "알면서 왜 안된다고 그래? 니가 담당이니까 니가 안된다고 전화해"

자~ A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팔은 점점 길어집니다.  전 얘 팔이 이래 긴지 그 날 첨 았더랬죠.ㅋ

A왈 " 야~ 너 이래가꼰 안될 애네. 당장 실장님한테 내려가!!!!!"

와~ 완전 명령을 하더만요. 안 간다면 끌고갈 기세더군요.

B왈 " 내가 왜 내려가? 가고 싶음 니가 가고 볼일 있음 모시고 올라와"

A왈 "skdfkjgkgjfkeklkglfkglfkldkflelkrl"

머라머라 험한 말 몇마디 더하고는 문을 쾅 닫고 다시 가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참 웃음이 나는데 저는 그 날 심장이 쿵쾅 뛰고 손발이 덜덜 떨려서

한참을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죠.

이러고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실장님을 찾아갔습니다.

실장님께 정황을 설명했죠.

실장님 왈 "이런 일은 쌍방의 얘기를 다 들어봐야겠다"하시면서 A에게 전화를 했죠

그렇게 실장님께 내려가자던 A는 이미 점심을 먹으러 나갔더군요..

A는 소리도 지르고 삿대질도 해서인지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점심 시간이 끝나고 실장님이 먼저 따로 A를 만나셨죠.

그리고 나서 저를 부르셨죠.

자~~A는 이미 변신에 성공해 있었습니다.

순한 양이 되있더군요.

실장님께 내려가자던 그 기세등등함은 온데간데 없고

아주 얌전하게 고개를 살짝 떨군채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더군요.

실장님 왈 "이미 A가 막말을 한 건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네요.  두 분의 말을 들어보고 제가 두 분께 해 드릴 얘기는 장학금 담당자는 따로 있는데 그 담당 영역을 넘어선 건 B의 잘못인 것 같습니다.

엄연히 행정에는 담당이 존재하는 데 그 선을 넘었으니 그건 잘못입니다.  그러나 좋은 일을 하기 위했던 뜻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리고 A가 막말을 한 건 A가 잘못한 겁니다."

B왈 " 그럼 그 학생 아버지께 전화드려서 장학금 취소 못한다는 말을 제가 해야되는 건가요?"

실장님 왈 " 그건 아닙니다.  그건 A가 처리할 겁니다."

그리고 머 서로 대~~~충 정말 하기 싫은 미안하단 말을 하면서 일은 그 정도로

싱겁게 끝이 납니다. A는 그 날 이후로 B를 벌레보듯 합니다.  물론 B도 A를 벌레로 봅니다.

재미없죠?

저는 제가 무슨 정의로운 마음이 있어서 담당자가 안된다는 걸 장학복지과까지 전화해서

알아본게 아님은 스스로 너무너무 잘 고 있습니다.  A에게 일을 보태주기 위해서 장학복지과

까지 전화했던 것도 아닙니다.  다만..상식적으로 그 동안 1년 반을 근무하면서 봤을 때

처리될 것 같았거든요.  그냥 확인이나 해보자며 전화했던 것이 화근이 된거죠.

그런데 일이 왜 이렇게 조용히 처리가 됐을까요?

그건 세상 누가봐도 이런 일로 이렇게 큰 싸움이 오갔을 거라고는 실장님도 현장을 목격하지

않고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 조교들은 압니다.  정말 다 몰라도 B와 같이 일하는 C조교는 이 마음을

천만번 헤아려 주더라구요.

그 날 C는 휴가 중이라 현장을 목격 할 수 없었드랬죠.

C는 너도 당했구나~. 이건 당하기 전엔 아무도 몰라~ 휴~~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한 숨 뿐이었드랬죠.

지금 생각하면 제가 좀 일을 잘못 처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이 죽도록 하기 싫은 사람에겐 일을 만들어줘선 안됩니다.

저는 이런 진리를 험한 꼴을 당하며 배웠죠.

그리고 "안돼"라는 말에는 중의적인 뜻이 담겨있습니다.

"내가 알기론 그 일은 안되는건데~", 와 "귀찮으니까 안된다고 해"

여러분도 앞으로 행정일을 처리하면서 누군가 "안돼"

라는 말을 하면 곰곰히 생각해 보셔야 해요.

진정 안되는 것인지, 하기 싫다는 것인지를..

그리고..저도 어찌보면 제 담당이 아닌데 너무 남의 일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그 학생이 제가 담당하는 조의 학생이긴 하지만 장학금은 엄연히 남의 영역인 것입니다.

여러분~ 남의 일에 함부러 나서지 마세요. 자기 담당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는

늘 생각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제 경우를 보면서 ㅎㅎ

그 장학금이요?

음..알아보니까 학생 아버지의 귀중한 뜻이 전해져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더 받았더군요.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한 가지 작은 실수로 일어난 일이지만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ㅎㅎ

여러분도 앞으로 사회생활하실 때 참고하세요~~

그럼 이만

 

 

퀴즈 : 장학금 취소 공문을 적는 일이 과연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과연 얼마나 힘들고 무시무시한 일이었기에 A는 B에게 그런 험한 말을 해가면서까지 피하고 싶었을까요?

정답 : 근처 아무대학 조교에게 전화걸어 보심 금방 답이 나올겁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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