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은 어떠냐고. 어제 만났던 헌팅녀가 물었다. 그녀는 쇼핑몰 모델이자 웹디자이너이자 주말엔 벨리댄스 강사를 하고 있는..열심히 살고 있는 훌륭한 여성이었다~
지옥같다고 대답해주었다. 내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어보이던 그녀는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지옥까지는 아닐러나........연옥쯤 되려나......
암튼 얼마전에 회사 집 회사 집만 왔다갔다 거릴때는..........이게 도대체 내가.. 인간이 살아있는건지 죽어있는건지 스스로 구별이 되지가 않았었다.
그래서 복싱과 살사를 시작했다.
헌팅녀.
출근길에 따라가서 번호를 물어봤다. 용마산역. 우리집이다.아 쌩얼이라 쳐다보면 안되여.. 하면서 얼굴을 가린다.. 이게 뭐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번호를 알려주었고 난 내얼굴도 제대로 못본 그녀와는 아마 뭔가 될일은 없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먼저 카톡으로 말을 걸어왔다.
아침에 말건분 맞져? 아. 네.. 전 정우진이라고 합니다. 전 소빈이라고 해여~
피씨로 할수 있는 편한 마이피플로 대화해줄것을 요청했고 우리는 마이피플로 계속 대화했다. 퇴근할때까지 계속 대화했다. 9시 30분쯤 퇴근하고 복싱하고 집으로 가면서 전화를 했다. 전화는 거의..1시까지 한것 같다. 약 2시간정도? 굉장히 긴 통화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 이상형. 배려심 많은~ 이쁜여자. 같다고 느꼈다. 착하고 이쁜 좋은 여자. 인것 같다고.. 당시까지는........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날.. 그러니깐 그저께.. 2월27일. 먼가 이상했다.....나중에 알고 보니 기분상했던 것은 이런거였다.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말에 난 회충이라도 있나.. 이야기했다. 카톡 사진은 이쁜데 마이피플 사진은 무섭다.. 이야기했다. 첫번째 이야기는 여자에게 할수 없는 비매너 이야기라고 느꼈던 것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렌즈가지고 이야기를 하는게 싫었나? 이쁘면 걍 이쁘다고 이야기해줄 것이지 이야기 하는 스킬이 없다고 내게 말해주었다.
머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고 암튼 계속 이어져오던 우리의 대화는 끊어졌고 그녀는 내게 지금은 기분이 안좋으니 담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먼가 내말에 상처를 입었을거라 생각하고 일단 사과부터 했다. 그리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길 바랬지만 더 이상 이야기하길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난 그렇게 우리가 끝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담날 아침 다시 연락이 왔고 우린 어제. 그러니까2월28일. 중간쯤 되는 대림역에서 만났다.
그녀는 집이 시흥인데 용마산으로 출근하는것이었고 난 회사가 합정이다.
그녀가 오는 길이 내가 갈곳보다 훨씬 멀었으므로..... 난 조금 천천히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자기보다 일찍만 도착하면 된다고 했다.
아무것도 아닌 말일수도 있지만.........난 이말부터 슬펐다. 굉장한 남녀 평등주의자인 나는.. 일단 남자가 먼가를 해줘야 한다고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들이 좀 슬펐다. 그리곤 만났다. 머리를 이쁘게 염색하고 역시 이쁘게 앉아있는 그녀. 쇼핑몰 모델에 웹디자이너에 주말엔 벨리댄스 강사를 하고 있다는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온 그년은....아니 그녀는.. 화장 안해서 얼굴을 가릴때의 얼굴이 이뻤던것 같다.
생각보다 대림역은 굉장히 후진 동네였다. 사실 후진 동네 좋은 동네.. 그런거 모르고 사는 나지만... 그녀덕분에 대림이 후진 동네라는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밥먹을까 물어보는 내게 자기는 밥을 안먹을 것이라는 의견을 확실히 밝히는 그녀. 내가 먹으면 그것을 봐줄 용의는 있다는 그녀. 일단 내가 생각하는 남녀간의 예의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태도였다. 일단 호프집을 걍 가자고 했는데....... 저런데를 어찌 가냐며.......어이없어하는 그녀.
저런데란.......깨끗해보이지 않고 인테리어가 이뻐보이지 않는 호프집이었다. 만나자마자 슬펐다. 도대체 이건 뭔가요.........
머 그럴수도 있다. 그렇게 느낄수도 있는거다. 하지만....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에... 내 생각을 고려하는 부분이 없어서 너무 슬펐다.
그나마 깨끗한 호프집을 골라서 앉았다. 시작부터 ...이건 별로 의미없는 시간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중간에 끊고 그냥 가버릴 깡이 내게는 없었다. 머.. 결론적으로 재미있는 경험이 되기도 한것 같다. 호프집에 앉아서 들은 이야기들은.........정말 가관이었다.
내가 최근에 한 연애는 언제냐고 물었는데......그런 질문은 예의에 어긋난것 같다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내게 묻길래 난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었다.
서로가 어떤 연애를 하고 어떤식으로 헤어지고 하는것을 파악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려나.. 난 서로 만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그것을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연애에 대해서 들으면서는............난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나가버리는것을 느꼈다.
그녀가 전에 만난 사람은.. 나와 동갑이었고 나처럼 용마산역 근처에 살고 또 학교 선생님에다가 술을 좋아해서 자신과 늦게까지 술을 마셨단다. 회사 사람이 소개해줘서 회사로 자추 찾아오고.... 머 여기까지는........특이사항이 없다. 평범하다. 근데 그녀의 집은 시흥이다. 용마산까지 출근하는데는 2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술을 마시고 매번 시흥까지 바래다줬단다. 바래다주기 너무 늦으면 모텔을 잡아줬단다. 모텔을 잡아주고 남자는 그냥 집에 가고 . 자기는 모텔서 자고 출근하고. 얼마나 만났는지 물어보니.. 대답해주지 않는다. 걍 잘해줬는데 만나기 힘들고 잘 못볼건데.. 미안하기도 해서 헤어지자고 했단다.
아..........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나면서........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 불쌍한 친구에게 내가 술한잔을 사주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 난 여자가 필요했고. 또 남자가 필요한 여자를 찾아서 좋은 커플이 되길 바랬지만.. 그녀는 노예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자신의 미모에 끌려서 충실히 노예역활을 해줄 남자를 찾아서 좋은 커플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도대체.........내가 그때 그리 길게 연락하면서.. 배려심이 느껴지던 그녀는......도대체 누구였을까......................
난 복싱에서 이가 조금 부러진 이야기를 해주려 했다.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무관심한 그 얼굴.. 이야기는 어버버버버 하다가 말핬다............어버버버버버
이야기는......들을수록 놀라웠다.
보통 만나면 남자들이 그리 봉사하고 사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것이 아니냐고... 자신 주변은 다 그렇다며 나에게 왜 그런 어이가 없는 얼굴을 하고 있냐는 식의 반응이다.
남자들이 그렇게 봉사하고 사주고 그래도......헤어지면 가져가지 않더라고 말한다. 멉니까.............
심지어 어떤 남자는.... 헤어져도 자신이 가질수 있게..........자신의 명의로 차를 사줬다고 ..............자랑스레 말한다.......아....세상에..
내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낸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였다. 내 정신은 이미 다른 차원의 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내가 전에 만난 여자들은................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이쁘고 착한...... 난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만 만났던 것이었을까.............
사랑해 사랑해.....................소리가 절로 나온다... 미안해 미안해.........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든다.
내가 그런 마음이 부족해서 하느님께서 내게 메세지를 전해주기 위해 보낸 사자인걸까 소빈이는.............
매운 소세지.. 매운 번데기...... 맥주 500과 카스 한명.
다 먹고 나왔다.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대림역으로 들어가다가......... 난 담배 한대 피고 갈건데.............라고 말했다. 같이 가도 어차피 할말은 없었고. 글타고 너 먼저 가라.. 라고 말하기
엔 깡이 부족하고. 담배 한대 피고 갈건데...라고만 말했다. 기다렸다 같이가.. 라는 말로 알아 듣거나 먼저 가..라고 알아듣는것은 그녀의 자유였다.
그녀는 손바닥을 올리며 안녕 사인을 했고 나도 똑같이 사인을 해주었다.
담배를 깊이 피면서................다시 한번 미안함과 사랑함을 느끼게 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