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아직 백일이 안 된 아기를 돌보고 있는 아기엄마입니다.
며칠전 발을 씻는데 이상하더군요.
혹시나해서 네이버 검색해서 무좀에 대해 검색해서 정보를 알아보았더니...
맞는 것 같습니다. 무... 좀... 이요...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 최대한 침착해지려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 : 많이 바빠? 내일 혹시 나 병원에 가려는데 병원에 좀 같이 갈 수 있을까?
남편 : 왜? 어디가 아픈데?
나 : 나 무좀 생긴거 같아. 그리고 당신에게서 옮은 것 같은데 피부과 가서 검사 받아보자.
남편 : 야! 그거 무좀 확실해? 아니면 어떻게 할래? (짜증내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함)
나 : 그래서 피부과 가보자고 하잖아
남편 : 바쁘다고!
나 : 언제 그럼 시간이 되는데?
남편 : 몰라(고함지르고 전화를 끊어버림)
나 : 다시 전화해보니 전화를 안 받음.
연애 초기 때 제가 지금의 남편에게 이것 저것 이야기를 하다가
무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 적 있습니다.
당연히 남편은 그 때 무척 깔끔한 척 했기 때문에
(어찌나 깔끔한 척을 하는지...나보다 더 깔끔한 줄 알았어요.
그래서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내가 더럽다고 잔소리 좀 듣겠구나 라고
조금 걱정이 될 정도로요.
결혼해 실상을 보니 많이 더럽더군요. 그 연기력에 완전 속았습니다. ㅠㅠ)
당연히 없을거라 생각하고 남편보고 웃으면서 농담조로 무좀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하기에 믿었지요.
(속은게 이거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ㅠㅠ)
결혼 하고 나서 몇 달 안 되어서 저녁에 밥을 먹고 티비를 보는데 남편이 발바닥을 만지작만지작 거리고 있기에 발바닥을 보니 뭔가 피부가 이상했습니다.
당연히 이때도 남편의 말을 믿고 있었기에 당연히 웃으면서 농담조로 '무좀 아니야?' 라고 말했더니 아니라고 그냥 물집 같은 게 있는 거라고 그러길래 믿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더지나... 남편 발바닥을 보니 상태가 많이 악화되어 있더군요. 심했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상하다 싶을 만큼.
그래서 피부과 가자고 하니까 그냥 열심히 일하러 돌아다녀서 발바닥이 쓸려서 물집 생긴게 터지고 해서 이렇게 된건데 왜 피부과를 가냐고 안 간다고 하는겁니다.
그래도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데 가서 치료 받는게 좋지 않겠냐고 같이 피부과 가서 치료받자고 설득을 하는데 그래도 안 가려고 기를 쓰더군요.
정말로... 수십 번을 좋게 이야기를 하고 설득을 해서 가겠다는 대답 받아내고 나서도 그 약속을 깨고 또 깨고... 병원 갈 날짜 시간 남편 스케줄에 맞춰서 잡아놨다가 막상 당일 그 시간 다가오면 갑자기 일이 생겼다면서 바쁘다면서 안 가는 방법으로 병원 안 간 것도 여러번... 제 속은 정말... 썩고 썩어서 완전 숯검댕이가 되더군요.
그러더니 어느날 퇴근하는데 연고를 사왔다면서 발바닥에 바르더군요. 병원에 갔었냐고 물으니 그냥 약국가서 약사에게 증세 설명하고 연고를 사왔답니다. 그런데 그 연고 보니 무좀연고 입니다.
나: 무좀 아니야?
남편 : 아니야.
나 : 연고가 무좀 연고잖아 그런데 무좀이 아니야?
남편 : 아니야 그냥 비슷한 증상인데 쓰는 연고야
이런 식으로 또 우기더군요. 제가 멍청했죠. 반신반의 하면서도 믿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해서 남편에게 이런 말은 해두었습니다. '당신이 혹시 무좀이면 전염될 수 있으니까 손톱깍기 이런거 같이 쓰면 안되고 욕실화도 내 욕실화는 신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옮을 수 있느니까.' 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이 인간... 제 손톱깍기 따로 사서 보관했더니 그걸로 지 발톱 깎습니다.
툭하면 제 욕실화 신고 욕실에서 나옵니다.
제 슬리퍼 툭하면 신고 질질 끌고 댕기고
제 양말 억지로 늘려서 다 신습니다.
설마 무좀인데 저럴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아니니까 저러는거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제가 크게 화를 냈습니다. 지금 모유 수유 중인데 내가 만약 무좀 걸린거면 약도 맘대로 못 쓴다고 아기한테 해 될까봐. 그리고 이건 완치가 안 되는 병이고 계속 재발할 수 있는 병이라고 난 계속 아기를 안고 씻기고 돌보아야하는데 내가 무좀 걸려있으면 우리 아기 너무 위험해지는 거 아니냐고 정말 크게 화를 냈습니다.
오히려 지가 더 화내더군요. 무좀 아니면 어떻게 할 거냐고 니 그 말에 책임 어떻게 질거냐고 고함지르고 미친인간처럼 화를 냅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백일도 안 된 아기가 전화로 싸우는 목소리에 놀랐는지 웁니다.
그 우는 아기를 안아 달래면서 저도 눈물이 뚝뚝뚝 떨어집니다.
내가 무좀 걸린 것도 속상하지만 혹시나 이 환경에서 아기에게 옮길까봐 그게 더 걱정이 되고 너무나도 스트레스가 받습니다.
나 자신보다 소중한 내 아기에게 병을 옮길 수도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그런 환경에서 키우게 된 것이 너무나도 미칠 것 같이 속상합니다.
그리고 남편의 적반하장격인 태도에도 속이 정말 죽을 것 같이 터집니다.
이혼까지도 생각이 듭니다. (이것 외에도 남편이 제게 거짓말한 것이 많고 잘못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걸로 많이 싸웠구요.) 그런데... 내 속상함 때문에 내 아기가 아빠 없는 가정에서 자라게 하려니 그것도 아기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퇴근해서 집에오면 아기를 너무 귀여워하고 잘 안고 놀아주는 아빠거든요. 이 아기에게서 아빠라는 존재를 빼앗는거... 미안해서 못하겠습니다.
울음을 꾹꾹 삼켜가면서 남편에게 전화해서 '내가 미안하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내가 단정지어서 미안하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피부과 병원가보자'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실... 자기 무좀 맞답니다.
내 속에서 마구 무언가가 올라오는걸 아기를 생각해서 꾹꾹 눌러 참습니다.
그리고 좋게 달래서 피부과 가자고 스케줄을 남편에게 맞춰서 잡습니다.
그날 퇴근해서 와서 제 발을 보잡니다. 보여주었습니다. 보더니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전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피부과 갔더니 무좀 맞답니다. 무좀 약 남편은 먹는거 바르는거 둘 다 처방 받아 왔고 전 모유 수유 중이라 모유 수유에 영향 안 미치는 바르는 약만 처방 받아서 왔습니다.
병원에서 무좀 맞다고 진단 받고 결제하고 나오는데 눈물이 뚝뚝뚝... 떨어지더군요.
내가 무좀 걸렸다는 것이 분하고 ,여자로서 그런 병에 걸렸다는 것이 사실 많이 부끄럽고 수치스럽더군요.
그것도 난 정말 열심히 씻고 부지런히 관리를 했는데도 남편 때문에 옮았다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남편의 거짓말과 무신경한 태도 등에 너무나도 속이 상해서 그리고 우리 아기가 옮을 수도 있는 위험한 환경 속에 놓였다는 것이 너무 속상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눈물만 뚝뚝뚝 흘렸습니다.
그런 나를 보더니 남편 왜 우냐고 묻습니다.
아무 말도 대답도 없이 그냥 눈물만 뚝뚝 계속 흘렸습니다.
왜 우냐고 계속 묻는 어조가 취조하듯이 바뀝니다.
그러더니 혹시 무좀 걸려서 우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였더니 (전 남편이 미안하다고 말 한 마디라도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편 "야! 무좀 걸렸다고 우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냐?" 라고 고함지릅니다.
어이가 없어서 잠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냥 아무 대답도 안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싸움이 될 것 같아서요.
내가 말이 없자 남편 계속 말합니다.
"야 겨우 무좀 초기 가지고 뭘 그러냐? 별 것 아닌 거 가지고 참나...유난을 떨어요."
오히려 지가 더 화를 냅니다.
약국에 가서 약을 타는데 약사에게 남편이 말을 겁니다.
"여자들도 무좀 걸린 사람 많죠?"
그러자 약사가 " 아, 네 꽤 많아요." 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남편이 나보고 하는 말 " 봐~ 무좀 걸린 여자들 많다잖아 뭘 별거 아닌 거 가지고 유난떠니"
나 이 때 폭팔했습니다. 약사 앞에서 남들 눈 부끄러운 것도 알지만
"그만해라. 무좀 옮겨 놓고 어디서 잘했다고 큰 소리야 난 최소한 당신이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할 줄 알았어 " 라고 저도 그만 언성을 높여 말을 했죠.
그랬더니 "아! 그럼 미안하다고~!" 라고 고함을 지르는겁니다.
정말... 그 뒤로 더 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택시를 잡아서 집에 와버렸습니다.
본인이 무좀인것 알고 있으면서도 무좀아니라고 거짓말 하던 것, 그리고 내 양말, 내 손톱깍기, 내 욕실화, 내 슬리퍼 일부러 더 쓰던 것... 집에만 오면 맨발로 있는 것...
내 베개를 발로 밟아대던 것... 그 모든 행동들이 생각나면서 정말...
그 이후로 아기를 안고 달래고 하루 종일 아기와 둘이서 아기를 보는데 그냥 눈물이 뚝뚝...
제대로 된 사과라도 했으면 이렇게까지 속상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더 적반하장격의 태도...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