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댓글들 잘 읽어보았습니다.
자기 일처럼 화내주고 욕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덕분에 화난 감정이 좀 풀리는 것 같네요.
그 외에 지혜로운 조언 해주신 분들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너무 제 감정에 푹 빠져서 못 한 행동들인데
저렇게 행동했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생각 못한 것들 깨닫게 해주는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너무 답답해서 남편을 어릴 때부터 한동네에서 같이 자라 잘 알고 있는 언니에게 전화해서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 언니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참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었는데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잊지 않아야 할 조언이 남편이 속으로는 미안해하면서 겉으로는 그걸 잘 표현 못하는 성격이라는 거였습니다.
전 사실 남편이 전혀 안 미안해하는 줄 알았어요. 그게 참 많이 속상했습니다.
"미안... 내가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했는데 정말 미안하다." 라는 말까지 아니라도
그냥 단 두 글자 "미안" 이 말 한 마디만 해도 제 속상한 감정은 누그러졌을 겁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런 말은 안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안 미안해 하는 줄 알았어요. 정말로.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사실 속으로는 많이 미안해하고 있는데 너무 미안해서 그 말을 못하는 성격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밤에 술 한 잔 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00언니가 오빠는 속으로는 미안해하고 있는데 그걸 겉으로 말 못하는 성격이래. 진짜로 속으로는 미안한데 겉으로 표현 못한거 맞아?"
라고 물으니까 맞대요. 자기도 속상해서 술 한 잔 했다고 합니다.
참... 저도 바보인가 봅니다. 그 대답 하나로 마음이 거의 풀립니다. (이 부분에서 혹시 답답하실 분이 있다면 죄송... ㅠㅠ 그래서 제가 이렇게 사는가봅니다. )
남편이랑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 더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슬리퍼, 욕실화, 손톱깍기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요.
제가 조용하게 귀찮게 해서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은 정말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제발 부탁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자기도 신경써보겠다고 하네요.
댓글로 걱정해주시고 자기 일처럼 화내주신 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모두들 좋은 휴일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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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댓글 보니 답답해 하시는 분이 계셔서 죄송스런 마음에 글을 조금 더 추가합니다.
남편 양말 앞으로 제가 손빨래하고 삶아야겠다고 하니까
너 그러면 너무 고생이 많다고 삶기 기능 되는 작은 세탁기 한 개 따로 구입을 해서
자기 빨래는 따로 거기다가 그냥 세탁기로 하라고 합니다.
남편 성격이 따로 작은 세탁기를 구입하라고 할 성격이 아닌데
(좀 좋게 말하면 알뜰살뜰? 헛돈은 안쓴다. 아낄 수 있으면 아낀다는 주의?)
이런 말까지 하는걸 보니 조금은 놀랐습니다.
그리고 남편 신발... 제가 결혼 후에 남편 구두가 싸구려라
좋은 신발 몇 십만원짜리 두 켤레만 사서 신어라.
내가 생활비에서 아껴서 사줄테니 신고 다니라고 해도 남편이 괜찮다고
자기는 그냥 싸구려 신발 신고 다녀도 괜찮다고
그 돈으로 니 옷이나 한 벌 사라고 하면서 극구 반대해서 못 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일 있고 나니 몇 십만원짜리
좋은 신발은 말고 그냥 싼 것 몇 켤레 더 구입해서 매일 다른 신발로 갈아신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어주더군요.
그리고 빨래 바구니 작은 것 한 개를 더 샀습니다.
남편보고 앞으로 양말은 따로 새로 산 빨래 바구니에 넣어달라고 하니 알겠다고 합니다.
욕실화도 제 욕실화는 앞으로 안 신겠다고 하구요.
이 정도만해도 꽤 나름 눈에 띄는 변화, 발전이 있는 것 같아서요.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변화 모습 보이는 것이 참 감사해요.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쌓이면 거의 싸울일 없는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