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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해도 여전히 지옥

괴물 |2012.03.04 17:37
조회 194,001 |추천 220

 

괴로운 마음에 익명을 빌어서라도 솔직하고 싶어 혼잣말처럼 쓴 글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제 글을 읽어주실 준 몰랐어요.

 

선뜻 털어놓기도 민망한,

누군가에겐 한심하고 유치해보일지 모르는

저의 고민에 귀기울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 하나 읽으며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무심코 넘길 수 있는 글에 진심으로 조언해주시고, 

비난이 아닌 따뜻한 응원을 해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마워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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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간 뒤로 외모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

집이 넉넉지 못해 옷을 촌스럽게 입고, 외모도 평범했던 내가

못생겼다는 것과 옷을 못입는다는 것으로 뭇 사람들의 냉대어린 시선을 처음 느낀

대학 1학년 시절부터 나의 외모 강박증은 시작됐다.

 

처음엔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했던 것으로 출발했다.

내 이마가 울퉁불퉁하다는 걸, 광대가 크고 턱이 길다는 걸 그때 알았다.

네이트 기사에 턱이 길어 흉한 누구, 광대만 보이는 누구의 사진을 볼 때마다

나에게 하는 말 인거 같아 가시가 되어 그대로 마음에 박혔다.

 

틈만 나면 여우야 카페에 가서 양악을 해서 성공한 누구, 이뻐진 누구의 사진을 보며

나도 돈을 벌자마자 얼굴을 다 갈아 엎어서

큰 눈, 오똑한 코, 작은 광대와 볼록한 이마, 갸름한 턱을 가진 완벽한 미인이 되겠노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 희망으로 외모 컴플렉스를 누르며 살았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다음에는 눈동자까지 살피기 시작했다. 이전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가지지 못했던 내가 눈동자가 사시는 아닌지 걱정을 했다.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과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할까봐 겁이 났고

나의 마음을 느꼈는지 상대도 어느 순간부터 나를 만날 때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게 보였다.

 

나는 점점 부자연스러워지고 있었다. 나의 표정, 시선 하나하나가 이상할까, 못생겼을까 겁을 내기 시작했다. 어쩌다 바람이 불어 앞머리가 사라지면 당황했고, 화장기 없이 안경끼고 밖으로 나간 날에는 사람들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얼굴이 너무 커보일까봐 하이힐만 신고 다녔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뭔가 억울하다. 억울해진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흘러 이십대 중반이 된 지금.

왜 이렇게 스스로의 모습에 불편함을 느껴야 되는지

무엇때문에 이렇게 살아야되는지 모르겠다.

 

외모강박증이 날이갈수록 심해져

사람 만나는 게 두렵고 스스로를 고립시킬 때가 많다.

사랑 앞에서도 겁부터 낸다.

정말 생각이 꼬리를 무는 날에는

어이없게도, 정말 어이없지만 외모 강박때문에 죽고싶기까지 하다.

 

 

이젠 자유롭고 싶다.

정말 내가 만든 이 굴레에서

지긋지긋한 망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너무 힘이 든다.

 

꼭 성형을 해서 예뻐지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나인채로, 나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자신감을 지닌 사람이고 싶다.

 

 

추천수220
반대수19
베플ㅇㅇ|2012.03.05 12:36
나 외국인데 뚱뚱한 사람부터 혼혈...흑인... 장애인... 정말 뱔사람이 다 있지만. 여긴 외모로 누구 평가하지 않는다. 장애인도 취업만 잘하고. 다르다고 생각하지... 나쁘다고 생각 안한다, 유독,,, 유행에 민감하고 자극적인 한국 사람들이...제발 변하고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말로만 내면 내면 하지말고... 여긴 더러운 청바지를 입던,,,머리가 산발이건...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런 문화가 한국에도 있었음
베플짜증나|2012.03.05 16:58
애들 개학하니까 판 물이 좋아진 거 같아... 같은 내용이라도 어제 였으면 "그냥 성형을 하세요" "몸매 좋으면 됨" 이랬을텐데 정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충고들 많네요 정말 연예인급 아니면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관심 없어요 진짜에요 미인의 기준은 옛날보다 훨씬 높아졌고 그에 미치지 않으면 관심도 없죠. 인생 바뀐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정말 정말 소수니까 그 사람에 맞춰 생각하지 마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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