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가족들과 모처럼 지방으로 휴식을 취하고자 내려갔습니다.
금요일 이른 저녁 도착했던 우리 가족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우렁찬 고함소리에 무슨일인가 싶었습니다.
숙소 입구부터 맥주 피처병을 손에 들고다니는 남여학생들.. 술에 취해 방황하는 학생들
그땐 그냥 대학생들이 엠티와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저도 고작 1년전에는 대학생이었으니까요.
체크인 할때 직원들과도 '대학생들이 엠티왔나봐요~' '네 조금 소란스러워도 이해바랍니다'라는
대화를 나누면서 저도 옛 대학시절로 돌아가고싶다는 추억에도 빠져봤네요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더군요
저녁식사하러 밖에 나가고자 다시 1층으로 내려온 저희 가족들은 숙소 앞의 상황을 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략 열명에서 많게는 스무명씩 십여개의 조를 이루어
빨간모자를 쓴 조교인지.. 선배인지 모르는 남학생들 구령에 맞춰
피티체조, 오리걸음, 구르고 뛰고 엎드려뻗쳐까지
그걸 옆에서 팔짱끼고 삼삼오오모여 웃으면서 지켜보는 선배들처럼 보이는 학생들까지..
나이가 많아봤자 한두살 많을거같은 아이들이 선배랍시고 그러고있는걸 보니
눈쌀이 절로 찌뿌려지더군요
체육과나 공대학생들이 엠티에 가서 후배들 기합주는건 저도 대학다닐때 타학교학생들을 통해
자주 봐왔지만.. 숙소에 붙어있는 환영멘트를 보니 보건계열학생들이던데..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관절이 아파서 절뚝거리면서 뛰고, 숨이 차서 침조차 못삼키면서 시뻘게진 얼굴로 뜀박질 하는
이제 갓 스무살후배들을 보면서 낄낄대고, 제대로 못하냐며 비아냥 거리고..
물은 준비하지 못할망정 힘들면 마시라고 준비한건 맥주병이고..
힘들면 한번 쉬라고 ..쉬고싶은애들 나오라고 한 다음..
술먹인다음 바로 뛰게해서 오바이트하는학생들..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자기 학교 먹칠한다는 것쯤은 눈치채고
본인학교이름이 적혀있는 종이들은 떼었을것 같습니다.
식사하고 온 후 깜깜해진 공터에서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오리걸음을 하며 옆에 지나가던 학생이 너무 안쓰러워 괜찮냐고 물어보니
쌍욕을하면서 저 *끼들 신고좀 해달라고.. 한마디하고 다시 오리걸음으로 돌아가는 학생을 보니
안되겠다 싶더군요.
학생들이야 단체로 모여있으면 창피한거모르고, 용기가 치솓으니 왜그러냐는 말로는 통하지도 않을거같아 몇시간째 이러는 거냐 ,, 학생들만 놀러왔냐 다른사람들한테 민폐되는거모르냐고 물으니
삼십분이면 끝났다고 ..듣는둥마는둥.. 더이상 소란피우면 관계자에게 연락하겠다했더니 웃으며 넘기더군요.
결국 숙소관계자에게 클레임걸고, 과대라는 학생과 얘기했습니다.
엠티일정이다. 원래 대학생들 다이런거 한다. 우리도 했다 이런말들만 늘어뜨리며 당당하던 학생을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학생을 윽박질러 나아질 것도 없어보여, 옆에 있던 직원에게
이런데서 못자겠다. 내 동생들이 저런거 보고 배우면 책임질꺼냐, 술먹은 학생들이 이시간부터 뛰어다면서 활개치고 다니는데 뭔일생기면 책임질꺼냐, 회원권 환불해라 .. 하며 잘못된방법이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잘못을 꼬집어주고싶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투숙객들도 하나둘씩 뭐하는짓이냐. 너네 교수들은 안왔냐.. 더이상 밖에서 소란스럽게하면 신고하겠다 ..불만들을 토해내더군요
결국 직원들이 학생들과 얘기하더니 밖에서 기다리던 신입생들과 다른 학생들 모두 방으로 들어가고
지하와 일층, 이층을 제외한 다른층은 올라가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하더군요
그렇게 마무리되고 거기있던 학생들에게 따가운 눈초리와 불만을 들었지만요^^;
어찌 보면 괜한 오지랖으로 그 신입생들이 더 혼나지 않을지 뒤늦게 걱정되더군요
하지만 몇몇학생들이 고맙다며 뻐근한 다리를 옮기며 숙소로 들어갈땐.. 그래도 잘했나 싶은생각이 들었습니다.
술을 진탕먹은 학생들이 결국 정해진 구역에서만 있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았지만
그런건 그러려니하고 넘기게 되더군요
요즘 학교폭력이니 일진이니 말이 많습니다.
대학생여러분들.. 위계질서를 위해 기합을 주는 행위도 엄연히 폭력입니다.
그런 기합때문에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고 떠나는 학생들이 있다는걸 알아두세요
엠티때 술 진탕먹고 소란피우는건 이해합니다. 술먹고 시끄러운건 나이 상관없으니까요
하지만, 뭣모르는 신입생들상대로 창피한 일진놀이는 하지 맙시다 ^^
그게 제일 찌질한 선배의 모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