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여러 일화가 전설처럼 전해지는데
이중 한 여인의 한 맺힌 복수극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내려옵니다.
고려시대 말기에 제주의 한 마을인
'비신굴'(애월읍 광령리 인근) 에는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있었습니다.
비신굴이란 마을은 유목민이 주로 살았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데
이 마을에는 처녀를 사랑하는 무지렁이 총각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녀는 총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님의 소개로 이웃마을의 총각에게 시집을 가버렸습니다.
이 무지렁이총각은 그녀를 사모하는 마음을 접지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남편에게 접근하여 같이 사냥을 가자고 한뒤
그를 죽이고는 시신을 나무밑에 묻은다음 혼자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신부의 남편이 사라지자 마을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그를 찾아보았지만 ,
그녀의 남편은 찾을수 없엇습니다.
그리하여 결혼한지 1년도 안되어 과부가 된 그녀는 혼자 몇년을 살았습니다.
그때부터 무지렁이 총각은 그녀에게 접근해 궂은일을 가리지않고 그녀를 도와주었습니다.
몇 해가 지났고 그녀는 그가 자기의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총각의 정성에 감복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한해에 아들을 하나씩 낳아 일곱형제가 되어 남부러울것 없이 행복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어느날 비가와서 사냥과 농사 모두 하지 못하게 되어
일손을 놓고 마루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는
마당에 떨어지는 빗물이 거품을 내는것을 보면서 한참을 웃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 부인은
"비가와서 사냥도 못하게 되었는데 왜 웃으십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별일 아니라고 하였지만
부인은 자꾸 웃는것이 이상하며 자꾸만 말해달라 하였습니다.
남편은 '세월도 많이 지낫고 아이들도 일곱형제나 되어 잘 살고있으니
전남편은 잊었을 것이야 설마 어쩌지는 않겠지' 라고 속으로 생각을 하여
자신이 그녀의 전 남편을 죽인 일을 전부 말해버렸습니다.
"마당에 떨어져 거품을 내는 빗물이 마치 당신 전남편이 죽을때 흘리던 핏물 같아서 웃었소"
이미 많은 세월이 흘러 어쩔수 없는 일이었지만 ,
막상 그 이야기를 들으니 부인은 심장이 멎는거 같았습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아무렇지 않은듯 시체가 어디있는지 물어보았고
다음날 나무하러 가는척 하면서 산에 올라가 전 남편의 시체를 수습하고
곧바로 관가로 달려가 통곡을 하며 자초지종을 설명하였습니다.
"비신굴에 사는 아무개는 제 남편인데 살인을 하였습니다.
전 남편을 죽이고 저와 결혼을 하여 살았는데
지금까지 살인자인줄 모르고 함께 살며 일곱 형제를 낳아 살아왔습니다.
모두 죽여주십시오!!"
"네가 낳은 자식까지 모두 죽이면 어찌하느냐 하나는 살리거라"
"이런 종자를 그대로 두었다가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르면 어찌 하옵니까. 모두 죽여주십시오"
결국 남편과 자식들을 모두 죽게한 그녀는 자신의 무덤을 손수파고
질경이로 기름을 짜서 그 속에 들어갔습니다.
무덤에는 작은 구명만 남게 되었는데 , 마을 사람들에게 구멍으로 빛이 새어나오지 않게 되면
구멍을 막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생명을 다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전 남편의 원수를 갚았기 때문에 열녀라 하지만
자식들까지 모두 죽였기에 매정하다고 하며 '매고할망' 이라 부르기도 하고
'스스로 땅에 묻힌 할머니' 라고 하여 '매고(埋姑)할망' 이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그 이후 마을사람들은 하나둘 비신굴을 떠났고 , 지금은 사람이 살지않는 폐촌이 되었다고 합니다.
출처 마녀 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lolita_love?Redirect=Log&logNo=130024963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