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주부입니다....
10년이 넘게 고등학교때부터 제일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결혼하고 난 후로 늘 제 자신이 초라해보여요..
제 삶이 다른 사람에 비해 그리 불행한건 아닐텐데요....
사실 고등학교때부터 공부도 제가 이 친구보다 훨씬 잘했고,
저는 교육대학을 가고 친구는 서울의 삼류대학에 가게 되면서 사회적으로도 제가 더 빨리 자리잡게 되었거든요...
친구는 그 후 좋은 대학 대학원을 가서 학벌세탁 한번 했고....
성형도 좀 해서 옛날 얼굴보다 많이 이뻐졌어요...
워낙에 언어쪽으로 머리가 좋고 유학도 다녀와서 4개국어를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던데...
사실 미안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냥 백수 같았어요....
그래도 좋은 부모님 만나서인지 차도 명품백도 사고 다니던게 부럽긴 했습니다....
그러다 저희 남편을 만나게 됐는데....
그냥 대기업 다니고 사람이 선량해서 결혼 마음까지 먹게 됐어요...
시댁은 보통으로 결혼할때 아무것도 도와주신것 없이 오빠네 회사에서 나오는 사택에 살게 됐고...
혼수를 반반해서 저도 돈 별로 안들이고 결혼했죠...
남편이 워낙 다정다감한 성격이라 문제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결혼한걸 보니 내가 너무 성급하게 남편이랑 결혼했나 싶고 우울해 미치겠어요.
친구신랑은 치과의사고 개인병원 운영해요.... 집안도 괜찮고.... 의사집안.....
제가 친구도 없는 생판 모르는 지역으로 시집와서 외로워했는데
친구도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지역으로 시집오게 돼서 처음엔 정말 기뻤어요....
그런데 친구네 집은 이 지역에서 제일 비싸기로 유명한 브랜드 아파트의 가장 큰 평수...
저희집은 시 외곽의 25평짜리 사택....
친구차는 아우디... (신랑이 이쁘다고 사줬다고... )
전 차는 없고 대중교통 이용해 직장 다닙니다... 신랑 국산 중형차 있구요....
친구집에 가면 정말 부러워 미치겠습니다..
안에 가구며 인테리어며 너무 예쁘게 해놓고 살아요....
다 고급이고.. 인테리어도 디자이너 불러서 했다고....
아이들 옷도 차이납니다....
친구네 딸은 굳이 사지 않아도 시댁이나 친정에서 선물 받은 명품옷 많아요....
주시꾸띄르며 구찌며 옷도 엄청 잘 입고 다닙니다....
그에 비해 저희 아들은...
마트에서 산 옷들이 대부분.......
시댁에서 뭐 사주지도 않아요.. 내복이라도 사주며 이뻐해주시면 좋을텐데... 양말 하나라도....
아이들 데리고 나란히 백화점이라도 갈때면...
유모차부터 아이들 옷까지....
친구는 대학 시간강사 나가는거 외에는 늘 피부관리 받고 스파 다니고 하는게 일이기 때문에...
외모도 점점 차이가 나는것 같습니다...
친구인데 내가 더 늙어보이는 느낌......
중요한건 친구 신랑이 너무 자상하고 사실 외모도 너무 괜찬다는 것입니다.....
부부동반으로 식사하거나 여행가게 되면...
자상한 미소로 제 친구가 이뻐 죽겠다는 듯이 쳐다보는 친구 신랑이 좋아 보이더라구요...
궂은 일도 다 맡아하고 성격도 좋고 저희 남편이랑도 잘 맞추고.....
저희 남편이 친구 신랑보다 한살 어린데 누가 봐도 저희 남편이 형 같아요...
운동도 늘 하고 자기관리 잘해서 나이봐 다섯살은 어려보입니다..
그에 비해 점점 머리 빠지고 배나와서 늘 누워만 있는 남편만 보면 속이 답답ㅎ져요...
전 신랑 자상한거 하나 믿고 살았는데...
이보다 더 돈 잘 벌어오고 자상한 남자가 있더군요....
가끔 직장 다녀와서 파김치가 돼서 집안일 하고 있으면 진짜 너무 힘든데...
침대에 누워서 낄낄대며 티비보는 남편이 너무 미워서
좀 도와달라 했더니 자기도 피곤하다며 소리치는 남편을 보니...
친구 신랑 생각나서 쥐고 있던 걸래를 던지고 싶더라구요....
친구는 아줌마 쓰니까 이런일로 싸우지도 않겠죠...
남편이 자기 부인 피곤하다고 아이 유모까지 붙여주니까요.... 가사도우미도 따로 있고.....
시작은 분명 제가 좋았는데..
끝은 왜 이렇게 제가 불행한걸까요...
그냥 하소연 해봐요.
우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