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남자친구도 없는 29세의 흔녀니 음슴체 쓰겠음...
톡에 맨날 눈팅 하다가 새언니 자랑 좀 할라고 글 좀 씀.
내가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난 참 무심함.
이래저래 우리 집 욕하는 것 같아서 창피한데 내 성격이 이렇게 된 것은 우리집안의 영향이 큼.
나?
늦둥이임.
어렸을 때는 나름 애교란걸 달고 살았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애가 좀 쿨해지기 시작함.
받아 줄 사람이 없기도 했지만 점점 인생을 다 산 노인이 되어감.
[농담아님, 사람들이 나만보면 어쩐지 분위기가 연령있다고 말함.]
그런 내 이상가는 무뚝뚝함의 존잘인 8살 연상의 오빠가 있음.
나름 어렸을 땐 잘 지낸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남.
오빠와의 추억따위 없음.
그런데 새언니와의 추억은 좀 몇개 이상 됨.
1. 새언니와의 첫 만남.
그런 오빠가 여자친구를 처음 소개시켜준 것은
내가 대학교 1학년때....
오빠가 어쩐일로 고기를 사주러 기숙사에 오겠다는 거임.
[오빠도 나도 대구에서 있었음]
나 고기덕후라 그러마 하고 나감.
나간 자리에 왠 여자가 있었음.
짐승가튼 육감으로 '아. 오빠 여자친구군.'하며 있는데
'안녕하세요^^!!!이야기 많이 들었어요!'하고 그 언니가 먼저 인사하는거 아니겠음??
우와...
싹싹해....
고기 먹는데도 이것저것 챙겨주고 낯가림 타는 내게 이래저래 불편하지 않게 많은 것을 해줌.
그리고 마지막에 용돈을 챙겨줌.
나는 인사를 하고 오빠를 바라보며 따뜻한 시선을 보내줌.
'올ㅋ 여자 보는 눈 좀 있어.'
그리고 또다른 마음으로는 '오빠한테는 아까운 여자다....'했지만
굳이 그 말은 안꺼냄.
2. 오빠의 결혼.
이 언니랑 오빠가 결혼하기 까지 총 세번을 만남.
1. 고기먹으러 갔을 때
2. 고모네 미용실에 머리 하러 갔을 때
3. 결혼식장에서...
이상하지 않슴? 상견례까지 적어도 몇 번 더 봐야 하는데
나는 딱 세번을 봤음.
상견례 날에 새언니네 가족이 많아 이래저래 다 나왔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은 엄마, 아빠, 오빠가 다였음.
새언니가 물었음.
'어?아가씨는요??'
엄마가 그제서야 날 기억해냄.
매일매일 아버지 어머니와 전화해도 이런 정보는 들을 수 없음.
아빠 : 니가 이야기 안했어??
엄마 : 당신이 이야기 안했엉??
오빠? 전화 통화란 것은 커녕 문자도 잘 안하고 사는 사이임....
그런 새언니네 집에 우리 집 흠잡힐까봐...
새언니는 "아가씨가 많이 바빠서, 대신 미안하다고 전화했어요^^'하고 쉴드를 쳐줌.
우리 집안의 힐러.
우리 엄마 그 걸 이야기 하며 새언니 칭찬하다가 왜 안불렀냐는 나의 싸늘한 반응에
'너 바쁠까봐....'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심.
그냥 잊어먹은거임.
3. 생일축하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일축하한다는 전화와 용돈을 받아봄.
우리집?
내 생일은 언제나 지나간 뒤에 눈치채는 집안임.
오빠랑 내 생일은 지나가기 일쑤였던 집안임.
그래도 나는 부모님 생일 꼬박 챙겨드리는 효녀.
근데 새언니가 아침부터 전화해서...
'아가씨! 일 힘드시죠ㅠ-ㅠ미역국도 못먹고 어째~ 제가 얼마 안되는데 용돈 붙여 드렸어요ㅠ-ㅠ!!!
친구들이랑 맛나게 드세요'하는거 아니겠음?
헐....
나쁜 기분은 아니었음.
4. 새언니 임신
어느날 집에 내려갔는데 새언니 배가 남산만해...
난 엄마를 보며 말함,.
나 : 엄마, 내가 이런 이야기는 좀 해달랬잖아....
엄마 : 어? 안했나??
늘 이럼.
미안할 것은 없지만 미안한 마음에 엄마편으로 맛난거 사먹으라고 10만원 붙여드림.
새언니가 나중에 5만원을 돌려줌...
5. 내가 미안한 일.
첫째 조카가 태어났음.
돈만 보냈음
첫째 조카 백일임
돈만 보냈음[이건 엄마의 잘못이 큼. 말을 안해줌]
첫째 조카 돌임
돈만 보냈음.[이것도 엄마의 잘못이 큼.]
둘째 조카가 태어났음
돈만 보냈음 [이때는 회사가 바빠서 어쩔 수 없었음]
둘째 조카 100일임 [전날 들었음]
돈만 보냈음
둘째 조카 돌임 [당일 날 들었음]
돈만 보냈....
셋째 조카가 태어났음
돈만 보내기 미안해서 집에 내려가 애를 보고 왔음.
1년에 한 두번 보기 힘든 고모의 얼굴...
낯설어 하는 조카들을 보며 내가 무안하지 않게 새언니는 재치있게 말해줌.
"얘들아! 지금 고모 많이 봐야해! 또 언제 나타날 지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네들 선물 다 고모가 사준거야!!!"하자마자 아이들이 와르르 달려 듬.
그날 이후로 나는 꼬맹이들 사이에서....
돈이랑 먹을거랑 물건은 잘 사주는데 얼굴을 잘 안보여주는 산타클로스가 되었음.
6. 쿨한 고모
나름 쿨하다고 생각함.
뭔가 확고하게 원하면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조건에서 들어줌.
새언니가 요즘 셋째가 로보트에 관심이 많다고 했음.
엄마 : 그래? 그럼 AA이 한테 사달라 그래.
우리 엄마는 내가 '사줘'하면 사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 함.
그러나 새언니는 웃으며 '아니에요~'하고 말함.
엄마는 내게 전화해서 셋째가 로보트가 없다고 그거 사주라고 이야기 함.
나 : ㅇㅇ. 뭘로?
로보트가 한두개임???
엄마는 새언니한테 물어보라 그랬음.
그래서 새언니한테 애들 어떤걸 좋아하냐고 묻자
새언니 : 안돼요 아가씨! 아가씨 시집갈 돈 모아야죠!!!
ㅇ_ㅇ.....신선한 반응에 놀랬음.
우리집에 이렇게 나를 생각 해 주는 사람은 여태 없었는데 기분은 좋았음.
매번 잘 못해주는 새언니한테 미안한데....
집안환경과 성격때문에 차마 대놓고 말은 못하겠고
그냥 이렇게 여따가 자랑함.
혹여 이 글을 보면 난 부끄러워서 벽장속으로 숨어들어 갈테니까 봐도 티는 안냈으면 좋겠음.
모자란 우리오빠랑 결혼해줘서 너무 고마움.
건망증심한 우리 엄마 구박 안해줘서 너무 고마움
우리 아버지 보살펴줘서 너무 고마움.
조카들 돌보느라 고생 많을텐데 나까지 신경써줘서 너무 고마움.
나 어려워 하지 않았음 좋겠음.
나 알고보면 재밌는 여자임.
그냥 좀 낯을 가리고 부끄러워 하는 것 뿐임.
여태껏 그렇게 살갑게 지낸 사람이 없어서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는 것 뿐임.
난 원래 전화보다 이메일이 편한 사람이라....
해치지 않음.
앞으로도 우리집 잘 부탁함.
그리고 오빠가 속썩이거나 하면 난 무조건 새언니 편임.
이 판에서 시댁 식구랑 아옹다옹 하는거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아니기도 함.
그게 서로에게 다 관심있어서 그런거 아니겠음?
나처럼 교류 별로 없으면 점점 멀어지고 더 어색해짐.
만일 나같은 새언니면 나는 아마 우리집에서 잊혀졌을거임....
여기 언니들 중에 나같은 아가씨 만나면 좀 잘 대해줬으면 좋겠음.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는거임.
새 언니가 이런 내 마음을 알고 있을 지는 모르겠음.
이 글도 쓰고서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올림.
괜히 썼다가 나란거 들통나면 나 부끄러워서 숨어버리고 싶어질 것 같음....
그래도 새언니 자랑할라고 용기내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