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요." "회식과 쇼핑은 27일 이후로 미뤄두기로 했어요." "점심식사는 도시락을 준비해오거나 간단히 해결하려고 합니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강남권 시민들의 생활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회의장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물론 인근 일대 경호경비가 강화되고 교통통제 또한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 일대 인근이 마치 도심속의 섬이 된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코엑스 주변 번화가는 밤늦게까지 삼엄한 경비가 계속되고 있다. 차량은 물론 시민들의 이동량이 크게 줄었다.
이같은 상황이 27일 오후까지 이어지다 보니 시민들 나름대로 각자의 생존(?) 비법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얼마나 시간낭비를 줄이고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가에 있다.
행사장 인근 기업체나 사업장들은 평소보다 출·퇴근 시간을 1시간 늦춰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차량 2부제가 실시되면서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대치동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평소보다 1시간 늦은 10시에 출근했다. 혼잡한 출근시간을 피하기 위해서다. 진료시간도 자연히 그만큼 뒤로 미뤄졌다.
김씨는 "오랜만에 차를 두고 출근을 했다"며 "혼잡시간을 피해 퇴근도 아예 늦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남 일대 교통혼잡을 우려해 회식날짜를 연기한 경우도 적지 않다.
청담동의 한 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중인 박모(28·여)씨는 "사무실 회식이 매달 27일로 잡혀 있다"며 "이번달 회식은 핵안보정상회의 때문에 차를 두고 온 직원도 많고 택시도 잡기 어려울 것 같아 다음날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봄맞이 쇼핑객들은 쇼핑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 코엑스몰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출입제한과 휴무 조치로 27일까지 사실상 문을 닫기로 했다.
맞벌이 주부 이모(37)씨는 "차도 막히고 분위기도 나지 않아 쇼핑은 핵안보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 할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한시적으로 식습관을 바꾼 경우도 있다.
점심식사 후 빠지지 않고 테이크 아웃 커피를 즐긴다는 김모(32)씨는 "코엑스 건너편이 직장이라 매일 빠지지 않고 인근 커피전문점에 들렀다"며 "불심검문 받는게 기분나쁘기도 하고 가는길이 차단돼 불편하기도 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코엑스 인근에 직장을 둔 시민들 가운데는 아예 도시락을 싸오거나 편의점에서 끼니를 떼우는 사람들도 있다.
출근길에 만난 직장인 장모(29·여)씨는 "평소 코엑스몰에서 점심을 먹었다. 핵안보정상회의로 코엑스가 통제돼 오랜만에 도시락을 싸왔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