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어디서부터 이런 하소연을 해야할지 몰라서
글을 이렇게 적어내려가봅니다..
서울에서 낭비벽이 심한 남편과의 결혼 승낙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 어린 나이에
남편 하나믿고 시골로 내려와서 남들 다 받는 축하 결혼식하나 받지 못하고 서글픈 마음에
결혼식 아닌 결혼식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남편이 좋았고, 너무나 사랑했기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재정적인 문제 ..
그리고 한창 꽃다운 나이에 결혼한 제게 생긴 딸 윤정이와 아들 윤수 .
딸과 아들 때문이라도 결혼에 후회가 없었고,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놀지도 못한 것에 후회를 전혀
하지도,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장에 아이 두명을 키우기란 새색시로써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육아 살림, 게다가 남편의 낭비벽이 고쳐지지 않았으나,
아이들 앞에서는 가장 노릇 하는 자상한 남편이었고, 그런 웃음 속에서 저도 힘을 얻고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고자 동네 아주머니분들께 사랑스러운 윤정이와 윤수를 맡기고는 종종 집과는 거리가 떨어진
식당에서 일을 하고 지냈습니다.
그렇게 윤정이와 윤수는 저희 남편과 저의 사랑안에서 커져가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 그것이 저의 실수로 .. 아니 우리 가족의 파멸로 돌아올지는 전혀 꿈에도 생각도 못했습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가게 일을 도와주러 나갔었고 그날따라 애기들을 맡길 곳이 없어
불안한 마음이지만 처음이 아니였기에 윤정이와 윤수만을 남겨두고 가게 일을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주말이다보니 가게 손님도 많았고 특히 단체 회식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오시는 바람에
11시 퇴근이던 가게는 새벽 1시정도가 다 되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애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부랴부랴 마무리를 하고 애기들이 좋아하는 튀김과 과자를 사들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는 순간 저는 너무나 놀래서 ... 손에 들고 있던 그 음식들을 떨어뜨리고 울며
다가갔습니다.. 현관문은 부셔져 있고 .. 사랑스러운 윤정이와 윤수는 집에 없고 ..
다급한 마음에 새벽이라는 시간을 다 잊고 동네 방네 다 돌아다니고 경찰에 신고도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 윤정이와 윤수는 아직까지도 제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매일 매일 애써 부정하고 ... 매일 매일 사진을 쳐다보며 .... 아기들 앞에서 너무나 멋진 사람이던
남편도 ... 이러한 일이 있고 난 후, 매일 술과 .. .도박에 빠져 있고 ... 돈이 떨어져 술을 못마실때만
정신을 차려 ... 애들도 안보고 어디를 또 나가냐고 저를 때리려고도 하고 ... 그런 속상한 마음에 또
나가고 .. 주변에 윤정이와 윤수 비슷한 아이들만 보면 ... 윤정이와 윤수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 부르던 남편 ... 하지만 야속하게도 동네 주민들은 이러한 저희 부부를 이해는 커녕 ..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하고, 정말 세상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그렇게 ... 몇년이 지나고 저희 부부 곁에는 도움의 손길과 윤정이와 윤수를 기억해주는 친구들의 편지들
그리고 매번마다 윤정이와 윤수 사건을 담당하셨던 형사님께서도 안부전화를 주시고 찾아와주시는 사람들
너무나 고운 마음에 .. 저희 부부도 용기를 내고 세상에 조금씩 한발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아직은 잊을 수 없지만, 아직은 포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도, 저도 우리 윤정이와 윤수 어딘가에서 건강하게 자라있고 금방 만날거라고 생각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에 우리 부부 곁에 함께 있게 된, 5살된 지연이라는 새가족이 우리 부부와 함께 하고
윤정이와 윤수에게 못 준 사랑을 지연이에게 주고 있는 것처럼 어딘가에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저에게 조만간 아침 햇살의 지저귀는 새들처럼 좋은 소식을 들고 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뉴스나 인터넷을 보아도 너무나 흉흉한 소식들, 안좋은 이야기들, 살인 ... 그리고 갓난 아기들을
화장실에 버리고 가는 어린 엄마들... 이런 소식을 접할때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 한번이라도 남의 입장이 되어보고 느끼고 ... 정말 없을때 후회하지 마시고
있을 때 하나라도 잘해주라는... 특히나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는 것처럼
소중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기도, 때로는 살리기도 한다는거 ..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 부부와 지연이 행복하게 지내며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윤정이와 윤수를 생각하며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