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해요. 이건 사실 저희 엄마 얘기거든요.
며칠전에 엄마가 전화가 왔어요.
처음엔 엄마가 눈이 침침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냥 보통의 전화통화인듯했어요.
저는 백내장이야? 뭐 어떻게 눈이 갑자기 침침해~
엄마는 노안이라고 나이가 드니까 침침하지~ 하시는거예요.
사실 알고는 있었어요, 엄마가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니까.
노안일까 하면서도 돌려 얘기 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울먹이는 목소리예요.
- 엄마 울어?
- 응 엄마가 속이 상해서 술 한잔 했어.
- 왜왜 무슨일인데?
- **네 엄마가 텔레비전에 나오더라...
가슴이 철렁했어요. 저희 아빠, 사실 아빠라고 부르기도 싫어요.
그 사람 나쁜 짓이라곤 골라서 했거든요.
바람, 도박, 폭력.
전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아직 마음에 묻고만 살아요.
항상 마음 터놓을 수 있는 언니가 있다면 묻고 싶었어요. 부모님께 받은 상처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제 아버지 뭐 나쁜짓이란 나쁜짓은 다 하셨거든요.
저 어릴적에 수금한다며 어린 저를 성매매업소에 맡겨놓으신것 보면 말 다했죠 .ㅋㅋㅋ
저는 그냥 묻어놓고 지냈어요.
십대 중반부터는 혼자 컸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나름 잘 자란거 같아요.
매일같이 반복되는 부부싸움에 경찰신고도 혼자~ 엄마 입원 수속도 혼자~ 사건 처리도 혼자ㅋ
친척들이 쟨 어린데도 냉정한 것 좀 봐. 할때는 억울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입술 꼭 깨물었던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것 같아요.
트라우마도 커요. 제가 자란 도시,
시골보단 크고 도시보다는 작아서 고개 못들고 다닐 정도는 아니라도, 소문은 빠르거든요.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도 고향 사람이예요. 근데 그 쪽 부모님이 반대하시더라구요.
아직 결혼 생각이 없기도 하고, 차마 우리집 소문 들었을까봐 반대 이유를 묻지도 못하고 그냥 사귀고있네요.
사실 물어보긴 했는데, 남자친구가 끝까지 말을 안해주더라구요. (집 환경 얘기라고 대충......)
각설하고,
제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다니던시절,
불장난은 아닌것 같고, 꽤 지속되었던 아빠의 바람이 있었어요
상대는 제 또래의 딸아이를 두고 있던 유부녀였고, 엄마는 엄청엄청 속이 상했었죠.
사실 전 잘 몰라요. 어렸던 저에게는 쉬쉬 했던일이었는데 ..
뭐 덮는다고 덮어지나요. (분명 엄마는 제가 모르고 있을 일이라고 생각했을텐데 저한테 전화까지 온것보면 휴.. )
전 그냥 이 정도로만 아빠의 불륜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매일같이 삐그덕댔어요. 아빠의 외도를 안 순간부터 손찌검과 도박이 시작됐고,
우리집엔 그야말로 바람잘날 없었어요.
전 사실 그 외도 상대 여성분에게 감정 없었어요.
이런말 하면 또 불효일까 싶지만, 아빠란 사람이 지금 엄마와 제 곁에 없는것 만으로도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거든요. (어렸을땐 초인종 소리만 들어도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그 여자분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아빠가 워낙 개차반이라(하하) 아빠에게 벗어나고 싶었던게 다예요.
그런데 엄마는 아닌가봐요.
엄마의 젊은시절, 그 여자분에게 빼앗긴게 많다고 생각하시나봐요.
이제 제가 그 당시의 엄마 나이를 향해 가다보니,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가서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잊고산지 십년이 넘은 지금,
TV 프로그램에서 그 여자분이 나왔나봐요. 저는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아직까지 보진 못했어요.
엄마는 TV를 보는 순간 심장이 멎는줄 알았대요. 세상에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여자가 과거를
싹 덮고 (자세히는 말씀 못 드리겠어요ㅜ)
세상에서 다신 없을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저는 그길로 너무 화가나고 열불이 나서 그 프로그램 홈페이지 가서 글을 썼다가,
그 여자분이 혹시나 상처를 입고 손가락질을 받진 않을까싶어 지웠어요.
근데 분이 안풀리나봐요. 그 여자분 불행해지는건 엄마도, 저도 이제와서 원하진 않아요.
그런데 속상한건 어쩔 수 없나봐요. 제 마음같아선 확 뒤집어엎고 싶은데 엄마는 절대 안된다시네요.
오래전일, 어쩔 수없다고, 잊지 못하는 자신이 바보같아 속상한거라네요.
이 글 읽으실 선배님, 후배님.
여지껏 살아온대로 참고 살아야할까요.
상처받은 엄마는 어떻게 위로해드리면 될까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가 않고,
엄마 마음에 더 사무쳤을 상처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톡커여러분들.
전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