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물 넷 되는, 직딩 여자에요.
답답한 마음에 일단 글 쓰기를 누르긴 했는데
어디서부터 적어야 할 지..
주변에, 지인이나 친척들과 단절을 하고
지내 온 탓에.. 더 좀 답답한건지 싶네요.
그냥 편하게 적어볼게요..
저는 두 살 아래 남동생이 있구요.
부모님은.. 제가 아홉 살 때 이혼하셨어요.
아버지의 잦은, 가정폭력으로..
술 취하시면 다음 날 기억을 못하시고
집에 여럿이 모여 술 한잔 하시더라도
손님들 다 가고 나면, 가만히 계시던 엄마한테 괜한 핀잔을 주시고
그 다툼이.. 점점 심화되면서.. 빈 소주병이 깨지기 시작하고
방바닥은, 핏물 범벅이 되고..
게다가 의처증도 있으셔서 툭하면 옷장에 엄마 옷 벅벅 찢고
엄마 머리 움켜쥐고 가위로 마구잡이로 자르고.. 때리고, 걷어 차고.
아 눈물이 날 것 같네..ㅋㅋ
음..
그냥.. 이런 상식적인.. 부부싸움이 아니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드라마나 뭐 다큐멘터리에서, 재연이 가능하고..
남들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의 싸움이 아니였으니까요..
저는 그 덕에.. 7살(초교입학) 부터 6학년 1학기 때 까지
총, 전학을 13번 했습니다. 이 얘기 이따금 터놓고 하면 아무도 안 믿더라구요..ㅋㅋ
호적증명서인가.. 그걸 때면, 전입신고 기록이.. 남들은 몇 줄인데..
저는 장 수로 넘어가더라구요. 두 장, 세 장이였나.
이혼하셨는데, 전학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 궁금하실텐데;
엄마가.. 저와 제 동생을 데리고.. 사시다가..
몇 번의 남자를 만나셨어요.
제가 아주 어릴 때,
엄마는.. 커텐 가게를 차리실 만큼.. 손 재주가 있으셔서..
직접, 전동 드릴과 연장통을 들고..
안양과 노원.. 아파트 곳 곳을 누비며.. 직접 시공해드리고, 책자 들고 다니시면서
홍보 하러 다니시고.. 그러셨던 분이셨는데..
그 마저도, 적자가 나서 그만 두셨다고 들었어요.
이혼 후, 외가 쪽에.. 술집을 하고 계신 이모 할머니가(외할머니의 동생) 계셨는데..
처음에는.. 그 주점 아르바이트 식으로, 손 대시기 시작하시더군요.
당장, 아이 둘을 키워야 했으니. (물론 이건 핑계겠죠..)
당시 친권은 엄마에게 있으셨지만
거기에 따르는 권한 같은건.. 따로 없었던걸로 기억해요.
양육비를 10년간 홀로 저희를 키워오시면서, 아버지께 일체 받지 않으셨거든요.
(아버지는 이혼 2년 후, 재혼하셔서 현재까지 아이없이 잘 살고 계세요.)
단순.. 과일 준비하고, 테이블 닦고.. 설거지 하고. (엄마 말로는 이러해요.)
그렇게 서서히 발을 들이기 시작하시더니..
술집에서, 소개로 한 아저씨(군청에서 일하는 총각)를 알게 되셨나봐요..
저희는.. 그 분을 새 아빠라고 불렀던 기억이 나요.
잠시.. 새 둥지를 틀었다 싶었는데.
그 마저도, 한 2년 갔나.. 두 번째, 이혼을 하셨어요..
이유가 뭐 였을까요?
제 기억으론 그 아저씨는.. 셔츠에 자주 립스틱이 묻은 체로 귀가 하셨고..
술 취하면.. 베란다에 소변을 보시더라구요.
약간 좀, 정신적 장애가 있으신 분이였어요..
(이 밖에도.. 엄마는 모르는 아저씨들을 "너희 데리고 살아 보려고" 집에 들이곤 하셨어요..)
그래서 또 지역을 벗어나고..
잦은 이사가 원인인가 싶을 정도로
저는.. 사교성이 없습니다.
선천적인 성격의 영향도 좀 있겠지만..
전학을 자주해서, 새로운 학교 갈 때 마다.. 오히려 적응 잘 할 것 같죠?
일단, 적응은 합니다.. 행동력은 지금도 좋다고 생각해요.
(뭐 번뜩 하면.. 곧 장 저질러버리고 마니까..)
저는 피해의식만 늘어 갔어요..
누군가 힐끔거리고, 내 물건 만지고.. 내 꺼 관심같고..
나한테 말걸고.. 그게 너무 싫었어요.
내가 이상해서 쟤 들이 쳐다 보나? 쟤들 부모님은 정상이겠지?
주로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
그 후로.. 엄마는 줄 곧, 화류계 쪽에서만 전전긍긍하셨어요.
우리 엄마라서가 아니라, 원래 나이 보다.. 10년은 어리게 보이시거든요.
(언젠가 한 번은, 손님과 싸우셨다고 하네요.. 원래 나이 말했다가..)
마사지샵이니 뭐니.. 그런 곳 완전 싫어하시구요.
폼 클렌징이 뭔지도 모르세요, 보수적이세요.. 고집도 세시고;
때 타올로 10년 넘게.. 화장을 지워 오셔서 얼굴에 각질이 남아있을리가 없죠.
피부에 주름 하나 없으세요.. 눈 가 빼고.
돈 들여, 자기 자신한테 투자하고 가꾸고..
이런 모습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네요.
그러다가..
제가 중3 때 였나..
흔히들, 보도방이라고 하죠.. 봉고차에 언니들 실어나르는(?)
거기.. 사장님(?)을.. 어느 날, 집에 데려오셨는데..
엄마는 이렇게 소개하셨어요..
이 아저씨가.. 잘 곳이 없어서, 사우나에서 사시는데..
몇 일만.. 있으시겠다고..
저랑 제 동생은, 갑자기 아닌 밤 중에.. 꾸벅꾸벅 졸며 인사하고..
그 아저씨와 살게 되었는데..
그 아저씨는 두 번째 새아버지가 되셨어요.
저는 중 3 때.. 비행의 최고조였던 것 같네요.
가출을 감행하고, 선로를 이탈하기 시작했죠.
남자도, 일찌감치 알게 되고.. 자랑 아니에요..^^;;
사랑이 뭔지도 알게 되고.. 전 그 때가 첫사랑이였거든요;
눈물나게 쓴 맛을 맛보고.. 얼마 안 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엄마와, 그 아저씨는.. 흔쾌히 저를 받아 주셨고..
저는 그 후로.. 나름, 조용히 살아왔는데..
엄마는 세 번째 이혼을 하셨어요.
그 아저씨의, 전 처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보도방 업주 수입.. 아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연간 억대 수준임)
일체 생활비 따로 안주고.. 갈등이 많으셨나봐요.
..
그 분이 마지막이였네요. 엄마에게 남자란..
그 후로..
엄마는, 진짜.. 거주 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도우미 생활을 시작하셨어요.
저에게 설명하시기를.
" 그냥 노래만 부르는 일이다. "
저도 점차 나이를 먹고, 머리가 커지기 시작하더니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것도 많아지고..
상세하게 그게 무슨 일인지 알게 되었지만
모르는 척, 엄마한테 관심없는 척.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엄마는 제가 이미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셨는지
그 일에 관한.. 말씀은 일체 없으셨죠.
거의 제가,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화류계에서 일을 시작하셨으니..
저는.. 거의 뭐 10년은..
새벽 혹은 아침.. 때 마다
엄마가 변기통을 붙 잡고, 토 하는 모습만을 봐 왔네요.
여느 엄마들처럼.. 아침 밥 먹으라며..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딸 얼굴을 편하게 들여다 보고..
저는 그게 부럽더라구요..
흠..
어렵게 살아왔으면, 더 악착같이 공부했어야 하는데
저는 공부를 안했어요..
귓 구멍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진짜 싫었거든요; (미화시키진 않을게요..)
난 진짜 못알아 듣겠고.. 정말 모르겠는데
다른 애들은, 잘만 질문하고.. 되게 잘 따라가는 모습에
반발심만 커져 갔던 기억이 나요..
대학진학도 왠만큼 준비 하다가.. 잘 되지도 않았지만.
스스로도 알겠더라구요, 스스로 인정을 해야겠더라구요..
이렇게 해서 대학에 간다한들.. 내가 과연 잘 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거죠..
불확실한 미래도 걱정이지만.. 불확실한 제 자신이, 자신 없었어요.
진짜.. 고졸 후, 근 2년간은.. 컴터 앞에서 살다 시피 했네요.
세상과 담을 쌓기 시작하고.. 게임만 했어요.
(제가, 넥*에 들인 돈을 합하면 왠만한 원룸.. 월세 보증금 정도는 나올듯..)
엄마는 제발 좀 나가 놀고 그러라고.. 제 등에 소리치시는게 일상이셨죠.
어쩔 수 없이.. 세상 밖으로 튕겨져 나온 저는..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집 근처에, 빵집이 들어서면서..
거기서 알바를 하다가.. 그 분야에 관심이 생기더니
돌파구라도 찾은 냥.. 관심 가는대로 도전한 결과..
제 본직이 되었네요.
월 6~8회 쉬구요..
세제해서.. 월 150은 받아요.
출퇴근시간이 이른 탓에, 주말에는 퇴근하면 알바하고..
평일에는.. 제가 일본어에 관심이 많아서, 자격증 따려고 공부중에 있구요.
연차 써서 혼자 훌쩍 여행도 다녀올만큼..
어릴 적 기억은 이렇게 점차 잊혀져가나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일은 좀 고 되더라도, " 나는 공부를 안했으니까 " 라고 생각하면
그 일이 제게 너무도 당연한거에요. 참아지더라구요.
근데..
엄마가 문제세요.
아직도, 그 일을 하시는 것 같아서요.
횟집이라고.. 어제 회식했다고 하시면서
제 눈치 보시면서, 토 하시고 왔다갔다 하시는데..
오늘은 너무 짜증이 나더군요.
손재주가 있으셔서.. 재단/미싱 쪽 일을 시작하시나 싶더니
사람들과의 마찰로.. 자주 이직하시고..
결국 원위치로 오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오늘 토하고 계신 엄마한테..
술 먹는 일 좀 하지말라고, 돈을 쉽게 벌려고 하지 좀 말라고..
그랬더니,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라네요.
ㅎㅎ
이모들도.. 친지들도 그렇고,
다들 등을 돌리셨어요. 혀를 끌끌 차시면서..
엄마는 죄책감도 없으신지 오로지 " 나는 살기 위해서 였다. " 식으로 일관하시는데
답답하네요..
저는 정기적금+자유적금+청약 해서.. 월 110 씩은 꼬박 저축중이구요.
매달 얼마씩 모아서, 진짜 갖고 싶은 가방.. 흔히들 명품백이라 하죠.
전 제가 할거 하면서, 갖고 싶은거 갖고 먹고 싶은거 먹으며 근 2년을 지내왔네요.
엄마는 그런 저를.. 좀 대견해 하시는 듯 하는데..
죄책감은 없어보이세요.
동생은 현재 군대에 있구요.
..
암담하네요.
엄마가 그 일을 안했으면 하는데..
(빚도 없고, 들어가는 돈은.. 그냥 매달 세금과, 반찬값 정도에요. 제가 몇 푼 드리기도 하구요.)
돈 맛을 아셔서인지, 거기서 빠져 나오질 못하시네요. 내일 모레면 50이 다되가는데
겉 모습은 30대 초반이세요..
진지하게 대화한 적이야 많죠.
이러이러해서 싫다.
근데 엄마는.. 벌 수 있을 때, 벌어야지 식으로
오늘 저녁도 짙은 화장을 하시네요.
앞머리를 일자로 자르셨는데.. 어려보이냐며 물으세요.
엄마는 아직도 제가, 철부지 어린아이로 보이시는걸까요?
..
저도 성격에 문제가 좀 있어서.. 친구가 단 한명도 없어요.
직장 내, 사우들 밖에..
글이 많이 길었는데,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요..
제 생각 중에.. 틀린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도 사실,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르겠네요;
세상은 온통 봄빛인데..
엄마를 보면, 앙상하고 메마른 한 겨울의 장작더미를 보는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