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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4일..하늘품에 안겼습니다.

citrus |2012.04.16 16:21
조회 2,139 |추천 50

 

여전히 너의 작은 흔적만 봐도 콱콱 아려오는 가슴.

차오르는 눈물은 어쩔수가 없구나..

 

마지막 너를 지키며 나중엔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경련을 일으키며 시간 시간마다 달라지는 네 모습에

차라리 얼른 가라고 맘 속으로 외쳤지만.

 

수시로 니가 숨을 멈춘건 아닌지 덜컥 가슴이 내려 앉았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너를 보러 엄마가 오셨지.

이정도일 줄은 모르고 힘없이 누워있는 너를 보고는

엄마는 주저앉아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엄마도 못알아보고..

5일을 네 옆을 지키며 쏟은 눈물과 콧물에 코 밑은 이미

헐어 쓰렸던 나는 엄마와 너를 보며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우리동지 보내줘야 되겠다며..엄마가 울면서 말했다.

그날은 날씨도 우울하게 흐린 13일..

함께 마지막이 될 그 슬픈 밤에 엄마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가셨고. 신랑과 나는 너와 함께 마지막 잠자리를 들었다.

 

안락사...그 감당할 수 없는 과정을 어떻게 보며 너를 보내야하나..

그저...자다가 조용히 눈을 감아주기를 눈물로 빌었지만.

새벽녘 너의 신음에 나는 너를 붙잡고 울 수 밖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나마 주사기로 받아먹던 물도 그대로

다 흘려버리는 너를 보며 나는 너무 아팠다.

 

출근하는 신랑이 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낼때 우리는 보았다.

눈에서 흐르던 너의 눈물...

 

혼수 상태에 더 가깝게 잠들고 경련을 반복하며...다시 잠든 너를

보고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고..

작은 소리에 눈을 떴다. 어김없이 너의 눈을 닦아주려고 다가가

반대로 눕혔는데...혀가 조금 나와 있고..미약한 숨을 쉬고있다.

 

정말 마지막인가..주체 안되는 눈물이 났다.

"동지야.." 크게 불렀더니. 눈을 번쩍 뜬다. 계속 불렀더니..

몸을 겨우 일으켜 입을 크게 벌린다.

 

토하듯..큰 숨을 대.여섯번 쉬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몸이 움직이지 않아 네 이름만 미친듯 불렀지만..

너는 숨을 쉬지 않고..이 세상의 끈을 놓았다.

2012년 4월 14일 토요일 오전 8시 5분경..

 

엄마와 동생과 통화를 어떻게 끝냈는지도 모르겠다.

동지가..누나에게 마지막 배려를 하고 떠났다.

너를 두번 죽이는 것이 될까..

조용히 인위적으로 숨을 끊어놓는 그 과정이 오랜시간 내 맘의

상처로 남을 것 같아..안락사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는데..

병원 출발 1시간 전 스스로 저 자신을 놓았다.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아직 체온이 남아있다. 그렇지만 어떤 미동도 없다.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너의 옷과 사료. 캔을 챙겨 동생과 올케와 셋이서 이미 굳어버린

너를 네 이불에 감싸서 기장 장례센터로 갔다..

5살 쯤 우리집에 와서 9년 가까이 함께했다.

그 곳 장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 나이로 100살을 넘기고 

수명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너무 아파하시지 말라고..

위로를 하신다.

장례를 끝나고 나오는 견주의 모습들은 다들 비슷비슷하다..

가족을 보내는 거니까..

 

날씨가 눈이부시다.

벚꽃의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송정 고개를 넘어 가는데..

화사한 봄날 달맞이 산책을 꼭 시켜주겠다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기어이 지키지 못해 나는 너무너무 아프다..

 

네가 하루를 버텨준 덕분에..

작은 상자에 담긴 한 줌의 가루가 되어 이 길을 지나는 구나.

꽃비가 내린다. 보았을거라 믿는다 동지야..

 

천국으로.. 하늘로 돌아가는 길이.. 이렇게 좋은 날이어서

우리의 마음도 맑았단다...

 

돌이켜 보니 준 사랑보다 너에게 배운 사랑..이 더 크구나..

부족한 누나가 해줄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너의 장례를 치뤄주는 것이었다.

어쩌면 나 스스로의 위안이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5일간 네가 내옆에서 떠났다는 것이 고맙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너는 저 작은 나무 상자에 담겨

한 줌도 안되는 가루로 누나 손에 안겼다..

 

가루가 된 너는 엄마가 가끔 등산하는 집 뒷산에서

보내주고 싶은가보다.. 

 

우리 동지야...

너는 겨울에 태어나 이렇게 화사하고 따뜻한 봄날 떠났구나..

 

우리에게 너는 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 이었다.

어제 통화로..네 소식에 외 할머니도 울먹이셨단다..

엄마는 집에 남은 네 옷을 보며..자꾸 눈물이 나고

식사를 하면서도 자꾸만 식탁밑을 두리번 두리번 하셨다네..

 

아플때마다 진심을 다해 너를 돌봐주셨던 원장님께서도

너의 명복을 비는 메세지를 주셨다..

 

우리는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고, 사랑으로 남았다.

고맙다...

 

이제는 아픈곳 없이 하늘이 네 것이 되었으니 예전처럼 그렇게

신나게 뛰어놀아. 지금쯤이면 그 곳에서 진짜 네 어미를 만나

또다른 행복을 누리고 있을거라..우리는 믿는다.

 

꿈에..한번은 와주라..

보고싶은 동지..잘가라..  

 

혹여나..많은 분들이 보면서 속으로라도 명복을 빌어 주신다면..

우리 동지가 이 곳에서의 따뜻한 정을 품고..떠나가는 길 좀 더 가볍고 덜 외롭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글을 올렸는데..

애도 해주시는 댓글 달아주신 분들은 물론이고, 관심 주신 모든 분들꼐 감사드립니다.

비슷한 시기에 떠난 아래 댓글의 콩이,토토,미니 등등.. 넓고 환한 곳에서 친구가 됐을거라 생각하니

제 맘이 풍요롭고, 되려 치유 되는 느낌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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