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자분들 의견 듣고 싶어서 실례인줄은 알지만, 여동생 아이디 빌려 글 남깁니다.
일단 저는 27살 직장인이구요, 아내는 25살이고 아직 학생입니다. 대학원생이기는 하지만요.
결혼한지는 일년정도 되었는데, 아내가 친정 일이라고 하면 이상할 정도로 신경을 씁니다.
결혼 전에 아내가 이야기 해주기를
아내가 고등학생 때 장인어른이 사업이 쓰러지고, 병까지 겹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그리고 집이 찢어지게 가난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후로 엄마와 언니에 대한 이상하리만큼 강한 애착이 생겼다고 합니다.(가족은 아내, 아내의 언니, 어머니 이렇게 세명입니다.)
그 부분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언니랑 엄마는 자기때문에 너무 많이 고생을 했다고 그래서 더 애착이 생긴다구요.
근데 이정도는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점이라고 제 친구들 모두 말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저희 부부는 원래 CC 였는데, 아내는 부모님한테 용돈을 1만원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항상 아르바이트와 병행했고, 방학 때면 3개, 4개씩 아르바이트를 해서 저축까지 했습니다.
아내 전공이 공학 쪽이라서 좋은 컴퓨터가 필요해 근 1년 모은 돈으로 150정도 되는 노트북을 마련했습니다.
근데 한 한달 쓰더니 언니랑 노트북을 바꾸지 뭡니까. 그렇게 고생해서 벌어 놓고는 언니가 노트북 안 좋다고 투덜대니 바로 바꿔주고 한다는 말이
언니는 대학원생이고 자기는 학부생이니 언니가 더 좋은 거 써야하지 않겠냐고.. (이 당시에 아내는 학부생이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돈 모아서 사고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노트북은 고가의 물건이라서 이렇게 쓰는 거고, 자잘한거 옷이나 화장품 이런 건 진짜 셀수도 없습니다.
또 아내 꿈이 독일로 유학하는 거였습니다. 최근까지 몰랐는데 어렸을 때부터(20살부터 알바를 엄청많이 했습니다.)
알바를 악착같이 한 이유가 유학자금 때문이였다고 합니다.
근데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서 유학은 포기하였습니다.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아십니까?
처형 유학자금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내의 언니를 처형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 지 잘 모르겠네요. 유학간 상태라 자주 만나지 않아 잘 모르겠네요.)
처형이 공부도 잘하고 뜻도 있었는데 장모님 쉬게 하고 싶다고 바로 취업을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내가 돈 벌기 시작하면서 처형 유학 보내 준것입니다.
자신의 청춘과 바꿔 마련한 돈인데.. 아무리 언니라도 어떻게 그렇게 고스란히 줄 수 있는지..
좀더 자신을 위해서 써도 될텐데요.. 아내의 옷 중에서 5만원이 넘는 것도 거의 없고 살림도 알뜰하게 하고 다 좋은데
자신을 위해 쓰는 것보다 저나 장모님, 처형을 위해서만 씁니다. 자기는 그러는 편이 더 행복하데요.
제가 그냥 퇴근길에 목걸이나 악세사리가 이쁘다고 사오면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 거 싫어하는 여자도 아니예요.
근데.. 다른 가족들이 해주기 전에는 자신에게 절대 돈을 쓰지 않습니다.
또,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내는 아직 대학원생이지만, 월급을 꽤 많이 받습니다.
등록금은 전액 장학금이고, 월급으로 160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취업보장진학을 하였기 때문에 회사에서 연구지원금 명목으로 돈이 다달이 지급됩니다.
그리고 간간이 프로젝트 성과비도 들어오고 해서 350~400정도 법니다.
그 돈 중에 매달 50만원은 장모님 차 할부금, 100만원은 처형 생활비 보내고 정작 자기는 한달에 40만원 정도 쓸까 말까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저축이구요.
결혼할 때, 서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돈 관리를 각자하기로 했는데 막상 저렇게 하는거 보면 너무 답답합니다.
아내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착하고 똑똑하고 꿈도 확실하고 저희집 친정 모두 잘하구요.
아.. 정말 제가 이런거 가지고 뭐라고하면 이기적이고 속 좁은 사람인 거 같아서 말하기도 힘들구요.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속이 좁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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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 아내가 처가에 돈을 얼마나 쓰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공무원이시고 아직 젊으셔서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으셔서
차 할부금 80씩 매달 나가고 있는데 이건 결혼 전에 한 것이고 (할부가 30개월이다 보니;)
돈을 따로 드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내가 늦둥이라서 장모님께서 나이가 많으싶니다. 원래 식당일 하셨는데 그만두시고 용돈받으신지 꽤 되셔서 다시 일하시기는 어렵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저의 명의로 된 전세집에서 살고 계시고
저 30, 아내 40 이렇게 총 70만원 드리고 있습니다. (위에 적을 때 장모님 생활비를 빼먹었었네요.)
나머지는 저희 결혼할 때 쓴 빚 값고,
또 차 얘기가 자꾸 나와서 좀 그런데 제가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차 할부금 내고
나머지는 거의 저축입니다.
둘다 돈 쓰는 걸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무엇보다 아내가 공대 대학원생이다보니 무지.. 바쁩니다.. 놀러갈 시간도 낭비할 시간도 없어요ㅜㅜ
솔직히 지금은 아이 생각도 별로 없고 지금 저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랑 아내랑 합쳐서 연봉 1억 조금 안되니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결혼하기 전에 자기 부모님한테 돈 쓰는 건 기분 상할 수 있으니 아이 계획 세우기 전까지는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처형은.. 아내에게 항상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나쁜 사람은 아니예요.
다만 전공이 순수학문이라서.. 돈벌이가 좋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그게 어렸을 적부터 꿈이고 자신의 길이라고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학갔다 와서 좋은 곳에 취직되면 아내에게 몇배로 갚을 분입니다.
장모님과 처형도 아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 똑같지만, 아내가 경제적으로 좀 여유롭다보니 그런 쪽으로 도움을 많이 주게 되는 모양입니다.
돈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내가 점점 집착이 심해지는 것 같고 자기 실속 챙길 줄 모르는 모습이 답답합니다.
이런 문제로 말하면 제가 장모님이나 처형한테 돈 주기 싫은 속 좁은 사람으로 보일까봐 함부로 말꺼내기가 어렵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 집 집안일은 거의 전적으로 장모님께서 해주시고 계십니다.아이 낳기만하면 다 길러줄테니 어서 낳기나 하라며 성화시고ㅎㅎ
음식솜씨도 좋으셔서 반찬도 좋은 거 많이 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