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추가)
드디어 깨어나셨어요....!!
월요일날 입원하시고 4일이 지난 목요일 오늘 깨어나셨습니다^^...
이 곳에 글을 올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많은 사람들의 좋은 기운들이 모여 더욱 빨리 일어나신 것 같아서요.
정신없을 때 써서 이전에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의식을 잃으면 보통 7주일은 기본으로 걸린답니다. 이삼일이면 진짜 빠른거구요. 아빤 빨리 깨어나신 축에 드네요^^
오늘 면회 들어가서 엄마는 아빠 손을 만지고, 동생은 아빠 다리랑 발을 어루만지고 있는데
제가 "아빠, 나 왔어."하고 그냥 말했는데 눈을 뜨시더라구요.
놀랐어요.
그래서 간호사를 불렀더니 간호사언니께서 아까부터 조금씩 그랬다고 하시는 거예요.
반가워서 고모들도 불렀는데 고모가 들어와서 아빠한테 물었어요.
누군지 다 알아보겠냐고.
근데 저랑 동생은 알아보는데 엄마는 보더니 절레절레 하는 거예요.
그 순간 울컥해가지고 막 울음바다가 되었죠. 무슨 이상 생긴 줄 알고요.
근데 약이 덜 깨인건지 뭣 때문인지 오락가락 하신 모양이에요.
엄마가 자꾸 물어봤죠. 나 누군지 아냐고.
그러니까 아빠가 말하시는 거예요.
"웬수..."
이거 듣고 엄만 눈에 눈물 맺힌 채로 웃고, 다들 웃으시고..
아직 산소마스크를 안 떼서 말소리가 정확히 안들려서 아빠가 말할 때 집중하고 귀 기울여야 알아 들을 수 있었어요. 힘도 부치신지 말에 맥도 없으시고요.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다들 서로 다독거리고 아빠한테도 다행이라고 그러시고..
아빤 며칠을 누워있으셔서 그런지 힘에 부치는 목소리로 자꾸 뭐라고 말씀하시는데 들어보면
"코 좀 빼줘.."(코로 관 연결해서 식도에 들어갈 미음링거? 넣고 있어서)
"이것 좀 풀러줘.."(침대에 묶여있는 손이요.)
"퇴원할래..."
^^;;..
너무 불편해 하는게 눈에 보여서 마음이 안 좋지만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계속 다독거리다가 나왔어요.
오늘 아침부터 날씨도 너무 좋고 하늘도 맑고 빛이 좋아서 동생이랑 서로 이 봄기운의 생명력이 아빠에게도 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여러분들 응원, 좋은 날씨등 모든 게 다 도와 준 기분이에요.
의식이 완전히 돌아온 완전회복은 아니지만, 일단 가족들을 다 알아본다니까 일단락 된 거 같아요.
이제 한시름 놓으신 엄마는 오는 길에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119대원들에게도 그날 너무 고생해주시고 고마웠다고 덕분에 일찍 깨어났다고 감사말씀 전하고
그 분들 연락처도 물어보았죠.
근데 아쉽게도 신고사항에 대해선 말씀드릴수가 없대요..;;
아. 그리고 다시 얘기 하던 중 알게 되었는데 정정해야 할 사항이 좀 있네요!
나이든 부부하고 젊은 청년이래요.(젊은 부부가 아니고.)
엄마가 아빠 쓰러지자 마자 한손으론 압박을 한손으론 신고전화를 하셨다 했고요. 나이있으신 부부가 내려오시기에 도움요청 하셔서 그 분들이 다시 한번 신고 해주시고, 그 청년이 와서 신고전화 한번 더 하고 엄마랑 같이 가슴압박을 해주신 거래요.
그리고 그 부부님들은 대원들 길 마중 나가 주시고요.
그 청년이 꽤 힘써서 도와줬다면서 땀 뻘뻘 흘리며 심폐소생술 해주시고
대원들 오셨을 때 산에서부터 차있는 도로 입구까지 들 것 나르는 것까지 도와주셨다네요.
체구는 크지 않다고 들었구요. 그 날 그 길이 초행길이었대요.(아빠가 살 운명이었나 봐요^^...)
시간은 저녁 6시경이라니까 이 분이 보시면 충분히 알아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중환자실이긴 하지만 이 기세로 보면 곧 일반병실로 옮길 것도 같고..
큰 걱정은 다 덜어낸 것 같습니다.
도와주신 등산객 부부님, 젊은 청년분,
119대원님들, 자꾸 질문하고 전화드려 귀찮게 만들어 드린 것 같아 죄송한 간호사언니들,
여기에 응원 글 써주신 모든 분들까지...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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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아'ㅇ'...감사합니다......!
솔직히 제가 공부하는 쪽이 법쪽이라서 글도 좀 지루하게 쓰고..
그래서 올린 직후 보니 별 반응이 없길래 아무래도 안되려나보다했는데.
며칠째 밤을 새서 피로가 너무 쌓인 것 같아 잠깐 눈 붙이려고 집에 와서 보니
톡에 올랐네요. (자기전에 폰 보는 습관이 있어서^^;)
그분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지만 저도 엄마 얘기통해 들은 거라 정확치가 않아서...^^;
그래도 부연설명을 좀 덧붙이자면, 현재 이 집에 이사온지 며칠 안된지라 산 이름을 잘 모르겠는데 산 입구는 국민대쪽과 가깝습니다. 정릉쪽이요.
그리고 아무래도 아빠가 완쾌하시면 분명 산엘 또 가실테고 그러면 다시 만나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어렴풋이 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건 정말 대단한 인연 같아서요^^
엄마는 여전히 병원을 지키고 계시구요. 저와 동생만 집과 병원을 오가며 필요한 물품 조달(?)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 중환자실이라 면회시간도 제한이 있고, 또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환자분들이 갑자기 늘어서 대기석도 마땅치가 않아서요.
댓글들을 죽 읽어보는데 저희 아빠와 같은 상황에 처하신 분 글을 봤어요. 정말 복잡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 분 글을 읽는데 느껴지는 것이 많았습니다.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이 댓글은 그냥 지나쳐도 될 것 같지만 저한테 하는 말이라면 그러겠는데 부모님한테 하는 말 같아서요.
설명붙이자면 저의 아빠는 어려운 사람 만나면 도와주세요^^... 하다 못해 고양이가 사람피하다 차에 치일 뻔 했을 때도 차주인에게 신호 주셔서 속도 늦추게 하시고요. 엄마는 늦은 시간 나물파는 할머니 보시면 들어가시라는 마음에 남은 나물 모두 사시기도 하구요. 아빠는 체격이 크시고 힘도 세셔서 자꾸 본인 힘 믿고 (싸움말리거나 도와주는 등)위험한 상황에 가담하려 하시기에 저희가 오히려 아빠 이제 나이생각하시라고 말릴 지경입니다. 곧 육십 바라보시고 있거든요;
이렇게 또 해명을 해보자니 크게 누군가를 도와준 일은 생각이 나질 않긴 하지만, 제가 모르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두 분이서 매일 운동을 나가시니 그 사이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일일히 저희에게 얘기해주지는 않으시니까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소중히 하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고요. 저희 또한 늘 그 가르침 마음속에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하여금 더욱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되었구요.
며칠을 보내면서 드는 생각이 아빠가 평소에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이런 식으로 복을 돌려 받나 하는 생각과 또, 할머니 얘기했었죠?^^ 어떻게 쓰러지자마자 그 분들이 오셔가지고, 것도 좋은 사람들로다가요. 할머니가 보내주신 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큰 일 겪었지만 찬찬히 되짚어 보니 감사할 일들이 많더군요.
겨우 삼일 지났을 뿐인데 마음은 일주일은 지난 것 같습니다. 면회시간이 하루 두 번이라 왔다갔다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의식은 차도가 없지만 몸은 다 정상인 상태라 자극을 주면 반응이 있어요. 간호사분들이 치료목적의 처치를 하는 중에 그게 좀 괴로우셨는지 몸을 뒤척이시고 눈가에 눈물을 맺히며 인상을 찡그리시는데 참 못보겠더군요... (원래는 이런 것들때문에 처치중에 보호자들은 못 들어오게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면회시간을 착각하고 몇 분 더 일찍 들어갔다 봤네요. 간호사분도 좀 당황하시고..;;.. 그래서 간호사분 신경쓰이게 만들어서 처치에 지장주지 말고 피해있자고 했는데 이미 아빠 얼굴 본 엄마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나요...;;)
그래도 무반응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그 분들께 "감사합니다" 이 말 한 마디 전하려 올린 글이었는데요.
(엄마가 이 말 한 마디 못 전한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하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 주시고 산 이름 기재며 119연락등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해주시니까
아빠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면 한 번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의 일이라 지나치지 않고 조금의 손길이라도 도움주신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씨들이 모인 결과 같습니다.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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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분들께 인사를 올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제 부모님은 두 분 다 지병이 있으세요.
아빠는 협심증, 엄마는 당뇨.
그래서 두 분이서 하시는 산행은 하루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상이죠.
두 분이서 산을 다니신 지도 벌써 십년이 넘었어요.
보통 두 세시간 정도 산행을 하십니다.
어제도 그랬어요.
두 분이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근래 엄만 무릎통증을 호소하시곤 했는데, 평소 아빠는 운동이 약이라며 꾀병부리지 말라고 타박하셨죠.
어제도 마찬가지로.
(원래 만약에 제가 따라갔었더라면, 저와 엄마는 먼저 집으로 가고, 아빠 혼자서 모자란 운동을 더 하시고 옵니다. 바로 그 전날에도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상상하기 싫은 끔찍한 장면이에요.)
엄만 따라갈거라면서 아빠와 남은 산행을 함께 하셨고, 그 과정에서 아빤 중간 중간 잠깐씩 서셨대요.
가슴이 조이는 통증을 느끼신 거예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느끼는, 협심증 환자라면 걱정스럽지만 놀랄만한 증상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쉬다 가자고 했는데, 앉을 만한 장소에 어떤 무리가 담배를 피고 있어서 쉴 수가 없었대요. 아빠가 기관지도 좀 안 좋으시거든요.
또 15분이면 집에 도착할 거리였다 합니다. (집 뒤가 바로 산이라서.)
아마 제 생각엔 좀 참고 얼른 집에 가서 쉬려 하셨던 모양이에요.
아빠가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내리막길을 걷던 그 순간이었어요.
내딛은 한 발이 허공을 저으며 남은 다리의 맥이 풀리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지셨습니다.
바로 뒤따르던 엄만 놀라서 얼른 아빠의 얼굴을 감싸쥐었는데 살이 차디차더래요.
숨을 안 쉬는 것이었어요.
엄만 울부짖는 목소리로 "00아빠!!"를 외치시면서 바로 심폐소생술을 하셨답니다.
있는 힘껏 아빠 가슴팍을 내리치면서 아빠를 부르는데 아빠 눈동자는 뒤로 넘어가고 그 와중에 혀도 깨무시고...(가까이서 모든 상황을 겪은 엄마는 정말로 무서웠대요. 그 얘기를 전해듣는 데 정말...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그러던 중 좀 나이 있으신 등산객부부가 내려오셨고, 엄마의 도움요청에 얼른 심폐소생술에 참여하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선 119에 신고해주시고요.
그런데 엄만 지금 정말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 초인적인 힘으로 아빠 가슴을 치고 있지만 나이드신 아저씨는 조금 힘이 부족하신거예요.
때마침 그때 또 젊은 부부가 내려왔어요. 그리고 그 부부도 있는 힘껏 도와주셨어요.
119독촉전화와 심폐소생술을요. 힘있는 남자분께서 심장쪽을 쳐주시고 엄마는 반대편을 치고, 노부부님들은 아무래도 산이다 보니 대원들께서 길을 헤매실까 길 언저리까지 마중 나가 계셔 주셨습니다.
그 모든게 거의 1분안팎에 이뤄졌습니다.
아빠가 "푸!"하시는 숨소리를 내시더니 코끝이 빨개지더래요.
나이드신 아저씨께서 혈이 돌아온 것 같다며 더욱 독려해주셨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뇌에 산소공급이 5분이상 멈춰있으면 그대로 끝이랍니다.
심장이 뛰고 있어도 뇌에서 심장에게 뛰란 명령을 더이상 안 내려주기 때문에 결국 다 망가지게 되는 거래요. 그래서 제가 따라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인거예요. 제가 엄마 무릎걱정하며 모시고 먼저 갔다면, 아빤 아마도... 정말 상상도 하기 싫네요...)
그렇게 십오분간을 지속했답니다.
(나중에 핸드폰 시간을 확인해보니 십오분이지 그 순간은 엄마에게 결코 십오분이 아니었어요. 같이 도와주신 그 분들도요.)
대원들이 도착했고, 바로 차에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 마저 응급처치를 계속하다가 차에 올랐다네요.
엄마는 당연히 차에 탔고요.
그리고 그분들이요.
네. 이것때문에 올리는 글이에요.^^...
엄마가 너무 경황이 없어서 감사인사도 못 드린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이 글을 좀 인터넷에 올려서 그 분들이 볼 수 있게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물론 그분들이 볼 수 있을지 없을진 모르지만, 여기에 올려서 톡이 되면 꽤 화제가 되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어서 늦은 밤 이렇게 글을 씁니다.
엄마는 아직 병원에 계시고요.
저는 집 정리할 것이 있어서 집에 왔다가 일을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들은 이야기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분들이 보신다면 충분히 알아보실 순 있을 것 같네요.
아빠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의 요청에 신속하게 도움주시고 대처해주신 두 부부님들께 정말 정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정맥이라네요.
그래도 병원와서 검사해보니 협심증때문에 혈관이 막혀서 생긴 건 아니고요.
심장도 깨끗하고 모든 게 좋다네요.
근데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이미 쓰러졌을 때 한 번 뇌 산소 공급이 멈춘거라 세포손상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의식이 돌아오셔도 예전같지 않으실 수도 있다 하시고요...
하지만, 그래도 정말 부부님들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 같아요.
엄마 혼자 힘으론 정말 어려웠을 거예요.
지금은 차악의 상황을 면해보려 기도하고 있어요.
저는 종교가 없어서 돌아가신 할머니께 기도드립니다.
제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할머니께 기도하거든요. 제 수호신이라서^^;..
이번에도 꼭 도와주실 거라 믿어요.
그 분들의 도움이 정말 만 배의 가치를 빛날 수 있도록.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느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순간,
꼭 당신들과 같은 아름다운 분들을 만나시길 빕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런 것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