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저녁먹고 집에 오는 길 어머님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님과 지방여행가셨다 집에가는 버스편을 물어보십니다.
사실 난 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20년을 넘게 서울 사시다 경기도로 내려가신지 10년
굳이 아들이 아니어도 주변사람에게 길을 물을 수 도 있는것이고 올라오실땐 잘 올라오셨는데 내려가실때 버스편을 묻는 전화에 그냥 직감했습니다.
그래서 신랑에게 그냥 집으로 오셔서 주무시고 아침에 내려가시라고 했습니다.
터미널에서 집 역근처까지 택시타고 오시더니 어머님은 그냥 가시겠다고 합니다.
저녁식사 하셨냐고 물으니 늦은시간인데 안드셨다고 하셔서 식사대접하려고 했더니 간단하게 먹자고하십니다. 신랑이 치킨과 맥주를 권해 간단하게 한잔하고 가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네시간 가까이 호프집에서 술을 드셨고 다행이도 집에서 주무시진 않았지만 그날 호프집에서의 음식과 택시비 그리고 어버이날 다가와 용돈까지 챙겨드렸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마지막까지 아버님은 말씀하십니다. 둘중에 하나를 확실히해라 돈으로 할건지 마음으로 할건지! 돈 어정쩡하면 안받으시겠다며 농담반 진담반 취 중에 말씀하십니다.
씁쓸합니다.
저희 부모님과 만나면 식사며 되려 용돈 받는데 참 비교됩니다.
항상 아들에게 주는것 없이 너무 바라기만 하시는 시부모님.....
아버님은 이미 여행 중 드신 술로 약간 취기가 있으셨고 여행 후 어머님과 싸우셔서 기분이 얹잖으신 상태였는데 그래서 나름 비위 맞추며 또 생글거리는 제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집니다.
자신은 딸위주로 키워 아들에게 잘 못해줬고 음식도 잘 안해줘 외소하고, 당신 딸은 귀하게만 키워 너무 드세고 그치만 아들은 효자고 블라블라블라...
저에게, 너는 자식 잘 못키울거 같다는 둥.. 당신이 스파르타식으로 내 자식 가르치겠다는둥..
아- 정말 어르신이지만 듣고있기 거북하고 짜증이 솟구칩니다.
당신 딸이 그리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거 아닙니까?
귀한 아들이 아니라 며느리도 귀하지 않은겁니까?
귀하게 받아주시는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저희 둘 편히 잘 살 수만 있게 마음편히 해주시는거 바라는거 그거 하나입니다.
저는 임산부라 오래 한자세로 있기도 힘든데 호프집 담배연기에 답답했고
더더욱 싫은것은 나와 잘못도 없는 우리 부모님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제가 대체 왜 그런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신혼 초 3개월쯤 되었을 무렵 결혼 10년차 시누가 집을 사야한다며 저희 부부에게 수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시누 시댁에서도 그만큼 빌려주니 시누 친정부모님이 능력이 안되시니 신랑에게 빌려달라는 겁니다.. ㅠㅠ
어머님께서는 신랑에게, 저에게는 비밀로 하고 대출을 해서라도 몰래 빌려달라고 하시는걸 저와 상의해 보아야 한다며 제게 말을 꺼냈습니다.
그냥 어이없고 기가막힐 뿐이었습니다. 지금 사는 전세집 시댁에서 한푼보태주지않은 신랑대출끼고 저희 친정집에서 대주신 돈으로 마련한 집입니다. 결혼 때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하시는거 그래도 차마 그럴 수없어 시어머니 가방, 아버님선물, 침구, 시부모님 은수저, 신랑 금목걸이, 기타음식 그리고 천만원...
저는 돌려받은돈과 결혼반지 받았습니다. 이바지 하라고 하셨지만 답바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또 신혼여행비용이며 집안 살림이며 결혼식비용 또한 저희 부모님께서 대주셔서 저는 정말 불효녀나 다름없는데 시부모님에게 신랑은 효자입니다. 어머님은 효자아들이라고 저에게 귀가 닳도록 얘기하십니다.
누가 더 많이 내고 덜 내고가 중요하다는것이 아니고 그냥 이집 구할때 보러 다녀 주신걸로 집 사준것 마냥 생색 내시는 시부모님 모습이 사실 싫습니다.
결혼 전에 신랑은 아버님 몰래 어머님께 따로 몇십만원씩 용돈도 드렸지만 사실 지금 저희 형편에 그러기 힘들어 결혼 후 부터는 명절, 어버이날, 생신때만 드리고 있는데 신랑은 왠지 그게 못내 맘에 걸리나 봅니다....
아무튼 용돈도 안드리고 저희 친정집에서 스스럼없이 돈을 대주시는것 처럼 보여 많이 모았다 생각하셔서 그랬는지 ㅠㅠ 시누 집살돈을 빌려달랍니다. 너무 화가치밀지만 처음엔 차분히 신랑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은 무척 화를 내셨습니다. 우선은 저에게 말한 신랑에게 그리고 지금 수중에 돈이없으면 대출 해서라도 빌려달라고 하시는데 정말 점입가경이었습니다.
결론은 빌려드리지 못했지만 그이후로 시댁 비난에 정말 가끔 지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시누 툭하면 신랑 따로 불러내 말하고 간간히 어머님 아버님 돌아가며 그때 돈 안빌려 준것 비난하고 정말 미치겠습니다. 그돈이면 저희도 전세 벗어나 작은집하나는 마련합니다.
능력이 안되면 자기 수준에 맞춰 사는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저는 시누의 그런 욕심을이해 할 수 없고 더더구나 시부모님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명절때도 하루 전에 갔다고 시누가 신랑 따로 불러내 얘기했습니다.
어이없는건 그런 시누는 명절때 시댁에 안갈때도 있고 당일 아침에 간다고 합니다.
설사 시누가 하루 이틀 전 간다해도 출가외인이 자꾸만 친정일에 참견하는 모습 너무 싫습니다.
결혼 일주일 전에는 시부모님께 너무 소홀 한거 아니냐며 집에 내려오라 하셔서 청첩장 돌릴약속들 다 취소하고 토요일 일요일 두분 뵈 식사했습니다.
결혼 하고 나서 자주 뵈도 될 것을 결혼 일주일 전 그러는것도 저는 너무 싫었습니다.
결혼반지 해주신다길래 됐다고 했는데도 꼭 해주시겠다며 서울 올라오셨던 시부모님말에 처음엔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그날 시누는 신랑에게 어딜 어른들 오라가라 하냐며 또 호통을 쳤습니다.
저희가 오시라고 한적도 없고 커플링이 있어 굳이 결혼반지 안해주셔도 상관없었습니다.
차라리 백만원이라도 살림에 보태주시는것이 저희에겐 더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자질구레 한 일들이 쌓여 저는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르렀고
참다참다 요즘은 기분나쁘면 그때 그때 얘기하는데 신랑은 얹잖은듯(좋을리 없겠지요...) 왜 무조건 싫어하냐는 식입니다 ㅠㅠ
저도 저희 새언니처럼 시부모님께 사랑받는 며느리 되고싶어 잘해드리려 했는데 이런 저의 맘을 무색하게 만드는 시댁식구들 입니다.
자꾸만 저를 떠보시고 시험하시는 듯한 모습 뻔히 보이는데 신랑눈에는 그렇게 안보이나 봅니다.
혼자 끙끙 앓다 결혼한 친구들과 얘기하는데 친구들이라 그럴 수 도 있겠지만 제마음 이해해주고 알아주는데 신랑은 절대 모릅니다.
어제는 앉아있다 눈물이 났습니다.
참아보려했는데.. 비난 받는건 저하나로 족한데 저희 부모님까지 무시하며 들먹이시고
배가 땡기고 허리가 아픈데 제가 몸을 비트니 힘드냐고 아버님이 물어보셔서
애써 괜찮다고 했더니 신랑도 맞장구 치며 저정도는 괜찮아요 라고 했습니다.
그말에 너무 서러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물론 신랑 본심은 그게 아니었겠지요. 드세고 특이하고 직설적인 아버님 비위맞추느랴 잠시 저를 놓은건 알겠는데 왜 그리도 서운하던지.
그런 저에게 아버님께서 사실 힘들게 하려고 그랬다! 그러니까 참아라. 라고 하십니다.
원래 아낄수록 이러신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씀과 함께.......................
올해들어 친정집 두번갈때 시댁엔 2주에 한번꼴로 갔습니다.
친정도 멀어 임신했다고 오히려 저희 부모님은 올라오셔서 제 얼굴만 보고 가십니다.
시댁에 잘 안가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무시당할만큼 저 잘못한것 없습니다.
신랑을 너무 사랑해서 항상 참고 혼자 끙끙앓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못참겠고 하루종일 우울해 눈물만 나네요..
어젠 시부모님이 너무했다 싶었는지 신랑이 집에 오는길 미안하다며 안아줍니다.
그말에 참았던 눈물이 폭발합니다.
이젠 그 미안하다는 말이 너무 싫습니다.
신랑 마음을 모르는거 아니지만 매번 이렇게 미안할거 알면서 내게 미안하다고 하는것도
그렇다고 신랑이 잘못한것도 아닌데 매번 신랑에게 사과받는것도 지치고 힘듭니다.
내가 많이 좋아하고 따라다녀 만난 신랑입니다.
그래서 나는 신랑이 내게 마음 열어 준 것만으로도 감사히 살고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가 요즘 점점 지쳐갑니다.
아이도 지우고 싶고 아무도 모르는곳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잠들어 깨지않았으면 좋겠고 그냥 바람처럼 스르르 사라져 버리고 싶은데 자신이 없습니다.
하루종일 울다 쉬다 멍하니 먼 산 바라보다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는 글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