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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라 고마워, 군인이라 고마워,

ㅁㅋ |2012.05.08 01:16
조회 18,658 |추천 129

그 여자.
네 입대날.
어제까지만해도 너랑 꼭 붙어있었는데 실감이안나.
군대 그까짓거 2년 쉽게 기다릴수있을거같아.
금방 지나갈꺼야.
"나 그냥갈까? "
"응 그냥 가. 우리 엄마아빠도 와있고 나 그냥 혼자갈래."
니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거같아서.
"싫어~ 나 따라갈래."
괜히 따라갔나봐..
그랬으면 정신없이 헤매는 니 얼굴.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니 얼굴.
보지 않아도 됐을텐데..
입대날 여자가 울면 남자 못기다린다구.
남들 다 눈이 빨갛게 부어오르게 우는데. 나 혼자 꾹 참다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혼자 안아줄사람도 없이 끅끅거리면서 울지 않았을텐데..

 

그남자.
내 입대날.
오늘이 입대날 아침이야. 죽을거같애.
2년동안 기다리는거 쉽지 않을텐데...
넌 아침일찍 일어나서.
사진도 찍고 밥도 맛있는거 먹고가재.
사실 니가 무슨소릴 하는지 잘 알아듣지도 못하겠어.
너무 힘들어.
"나 그냥 갈까?"
"응 그냥가. 우리 엄마아빠도 와있고 너 그냥 집에가."
니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거같애. 웃는건가? 잘 모르겠어. 너한테 너무 미안해.
"싫어~ 나 따라갈래."
사실은 니가 내 입대날 마지막까지 내 옆에 있어줬으면 했어.
그런데 괜히 그랬나봐. 남들은 울고 불고 난리가 났는데.
넌 집에간다구 나한테 손을 크게 흔들어. 웃으면서 안녕이라구해.
소리내서 인사도 못하고 니 모습만 멍하니 쳐다보다 보냈어.
난 니가 그렇게 울면서 간줄 몰랐는데 엄마가 너 혼자 울고있더래. 마음이 많이 아팠어..


그 여자
넌 이제 훈련병.
제발 편지 한통만 왔으면. 도대체 훈련병 번호는 뭔지. 어디 소속인지.
일주일은 참을만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니 너무너무 힘들어져.
보고싶은것보다 걱정되는게 많아.
잘지내고있는지 밥은 잘 챙겨먹고있는지..
보름이 넘어서 도착한 편지에 기뻐서 웃어야되는데 눈물만나..
내가 편지를 보내면 넌 일주일뒤에받고 넌 일주일전에 편지를쓰고.
우리 서로 안부만 물어보는거여도 한참 전 얘기라 말이 안맞아.
그래도 편지 한통에 너무너무 행복해.
지역번호 찍힌 전화번호가 오면 혹시나 너일까.
못받고나면 니가 전화한걸까. 두근두근 편지에 혼자 주절주절거려.
그리고 우리의 첫통화..
시간은 3분밖에 없는데 내가 도대체 무슨말을 한건지 니 목소리밖에 기억이안나..
난 왜 조금만 더 힘내라고 보고싶다고 기운내라고 한마디 더 다정하게 못했을까.
우리 서로 기억하는건 사랑한다는 마지막말..
그렇게 시간이 흘러 수료식이야. 니 까만얼굴. 살도 쪽 빠지고.
마음은 아픈데 괜시리 투덜투덜대.
수료식 몇시간도 금방지나가서 금방헤어질시간이야.
보내기 싫어하는 니 표정이 보이는데. 넌 애써 잘가라고 충성!
군대에 가니 말많던 니가 말이 적어졌어.
얼굴은 웃고있는데 즐거워서 웃는거같지도 않아..


그 남자
난 이제 훈련병.
너한테 편지는 언제올까? 우표도 편지지도 봉투도 없어.
편지보내는거야 쉬울줄 알았는데 입대하고나니 일주일을 기다리래.
넌 내소식만 기다리고있을텐데. 저 공중전화가 편지 한통이 왜이리 야속한지..
첫날부터 너무너무 힘들어. 하루종일 네 생각. 부모님생각만나.
보고싶은것보다 걱정되는게 많아.
겨우겨우 편지를 보냈는데 넌 여전히 내 편지를 못받았대.
혼자 화내고 투덜대고 징징대고 귀여워죽겠어.
그래도 걱정이 더 많이돼. 보고싶다..
나 훈련 열심히해서 너한테 전화했는데 안받아.
내가 어떻게 너한테 전화한건데 이 전화를 안받다니 화나서 혼자 씩씩대다가.
또 금방 걱정이돼.. 무슨일 생긴건 아닌지. 또 어디 아픈건 아닌지,,
내 전화 분명 기다리고 있을텐데..
겨우 너랑 전화가 됐어.
우리의 첫통화..
시간은 3분밖에 없는데 내가 도대체 무슨말을 한건지 니 목소리밖에 기억이안나..
너한테 무슨얘기 할지 다 준비해놨는데 엉뚱한 소리만했어.
난 왜 조금만 더 힘내라고 보고싶다고 기운내라고 한마디 더 다정하게 못했을까.
우리 서로 기억하는건 사랑한다는 마지막말..
그렇게 시간이 흘러 수료식이야.
멀리서 니 모습이 보여. 나한테 이쁘게 보인다고 원피스에 구두에.
짐은 왜그리 많은지 혼자 낑낑대면서 시멘트칠도 제대로 안된 돌계단을 낑낑대면서 올라와.
저 바보 멍청이. 히히~ 그래도 웃음만나~ 니 이름 크게 불러~
수료식 몇시간도 금방지나가서 금방헤어질시간이야.
너 혼자 보내기가 또 너무 걱정돼. 웃으면서 보내야 되는데.
할말도 참 많았는데 충성!하고나니 울음이 터질것 같아서 아무말도 못했어..

 

그 여자
너도 드디어 이등병.
내 남자도 짝대기가 생겼어! 자대가니 이제 전화도 할수있어.
그런데 니 목소리는 매일매일 힘들대. 힘들어. 힘들어. 죽겠다.
나도 그런데 점점 힘들어.. 나도 힘들어 죽겠어.
니 목소리도 예전처럼 아침 점심 저녁 시간날때마다 듣고싶고..
다정하게 전화하고싶고. 내가 보고싶을때 만나고싶고. 보고싶었다고 안고싶고.
나도 힘들어 미칠것 같은데 넌 자꾸 힘들다구만해.
난 이제 니 힘들다는 투정이 슬슬 짜증이나.
나도 힘들어 죽을거같은데..
점점 내 생활에 간섭하는 너한테 화도내기 시작해..
나 못믿냐구..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친구들이랑.. 직장에서 술한잔하는건데.
넌 집에 언제 들어가냐구?
니가 언젠가 그랬지.
내가 군대 가고 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자기는 일집일집만하면서.
나 절대로 힘들게 안할거라구. 아주 잘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난 힘들다는소리 한번 안할거라구. 
그거 기다리는게 뭐가 힘드냐구?
나는 밖에서 커플들 지나다니는것만 봐도 서럽고 외롭고 눈물나는데.
너도 한번해봐. 우리 꼭 다음에는 내가 군대가는 남자 넌 기다리는 여자가 되어서 만나.


그 남자.
나도 드디어 이등병.
나도 드디어 짝대기가 생겼어! 이제 자대가니 너한테 틈나는대로 전화도 할수있어.
그런데 나 매일매일 힘들어. 적응도 잘 안되고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있나.
나가고싶어. 기댈사람은 사랑하는사람은 너뿐이라 너한테 자꾸만 기대고 투정부려.
그런데 자꾸 너도 힘들대. 그만하고 싶대.
내 마음은 찢어질거같애. 지금이라도 여기서 뛰쳐나가서 너 꼭 껴안아 주고싶어.
내가 해줄수있는게 뭐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줄게없어..
아침에 눈뜨면 니 목소리가 듣고싶고 자기전에도 니 생각만나..
넌 또 자꾸 술이 늘어. 낮에도 밤에도 술취한 목소리야.
난 여기 갇혀서 이러고있는데 도대체 어떤새끼랑 어디서 술이나 퍼마신건지.
너한테 화도내기 시작해.. 어디서 뭘하고 다닌건지 자꾸 의심대고 물어봐.
이러면 안되는데.. 차라리 니가 군대가있고 내가 기다렸으면 좋겠어.
나 정말 너만 바라보면서 잘 기다릴텐데. 다른여자 절대 안쳐다볼텐데..
넌 자꾸 외롭고 힘들고 그만하고 싶대.
난 여기 갇혀서 통제된 생활. 명령. 자유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생활.
너만 바라보면서 하고있는데. 전역날 기다리면서 너만 바라보면서 버티고있는데..

 

그 여자. 그 남자.
이제 우리 일병.
너도 이제 군대에 적응이 되가고
나도 내 생활에 적응이 되가고
우리 잘해야 한달에 한번 볼까말까?
점점 네 얼굴도 가물거리고.
목소리만 들어야하는 우리 사랑에도 익숙해져가고...
나 그래도 니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진 않을께.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니 생각할께.
편지 한통에도 설레고 두근거렸던 훈련병때처럼..
너 상병달고 병장달고 전역하는 날까지 예쁘게 기다릴께.
그 월급 8만원 모아서 나한테 뭐라두 해준다고 애쓰고.
피엑스가서 과자하나 아이스크림하나 안먹고 아껴쓰고..
나한테 선물해준다고 자랑하는 내 사람...
큰맘먹고 과자 만원어치 샀다고 자랑하는 내 남자.
현역 군바리 일병 자랑스런 네 생각하면서 힘낼께.
지금은 오월이라 겨울처럼 눈도안오고 오늘은 햇빛도 좋아 비도 안오는데.
왜이렇게 우울한지. 네가 더 보고싶다.
지금은 이런글 쓰지만 나중에 일년뒤에 너 전역하고나면.
나 꽃신신었어요~
네가 전역하면 나 사준다고한 꽃신신고.
행복한 우리 자랑하는 글 썼으면 좋겠어.
원래 커플들은 사랑한단말을 많이 한다는데.
우리 꼼신 꾸나들은 보고싶단 말을 더 많이 한대잖아.
나도그래. 그냥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네가 그냥 보고싶어..
보고싶다.. 보고싶어..

추천수129
반대수1
베플혀니꼼신|2012.05.08 03:22
아 아련해.... 군에 있는 군화들, 내남자 기다리는 고무신들 모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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