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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백혈병환자의 창 밖 풍경

조백혈병 |2012.05.08 11:24
조회 196,835 |추천 782

요즘 꽃이 많이 핀거 같아요

걸어다니면서 문득 문득 놀랍니다.

거울을 보는 기분이랄까, 아!

꽃이 아니라 벌의 오동통통한

뒷태가 저와 똑 닮았다는 슬픔

 

 

안녕하세요. 요즘 드립이 많이 늘어나

혼자 뿌듯해 하는 23살 쿨한 백혈병 조드립 등장!

 

가끔 카톡에서 조오빠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오빠라는 소리 사랑해요 부끄 그런데 그게 너무 위험해

조오빠라는 발음을 빠르게 하거나 악센트 줘서 하지마요

조 띄고 오빠 아니 이 것도 이상해 통곡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을 했어요.

하라는 헬스는 안하고 철썩 돈만 날리고 철썩

그래도 꽃이 만발하고 햇볕이 쨍쩅한데

집에만 있기에는 좀 그런거 같더라고요

집에서 요양한다고 용돈도 안 받는 신세지만

제게는 저금통이 음흉

 

 

 

 

그러면 저금통을 일단 털었으니 어디를 가야하나

다시 한 번 고민 시작. 으앙 으앙 어디를 가야 하나 어디를

 

고민을 해보니 문득 병원에서 봐 왔던

창 밖 풍경이 생각 나더라구요

사실 이 톡을 쓰면서 몇 번을 지우고

다시 썼는지 모르겠어요 창 밖 풍경이라는

말을 쓰고 멘붕이 왔거든요.

창 밖 풍경이란 말이 참 슬프다고 생각했어요

병실에 누워 있다보면 선명한 창 밖 풍경이

두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백혈병 같은경우는 한 번 항암을 하면

기본 30일가량 입원하게 되는데

불확실하잖아요

내가 바깥을 나갈 수 있을지 없을 지가

 

그래도 이상하게 막상 퇴원을 하면

그 풍경에는 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슬퍼서요. 슬퍼서.

 

 

 

 

일단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어야겠다한숨

 

 

 

 

 

그래요 이왕 창문으로만 본 풍경에서

내가 풍경의 일부분이 되는 날이니까 슬퍼하지 않기로 해요

일단 밥부터 먹고 시작해요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병원 근처에 오면 이상하게 라멘을 찾아 먹게 되는 거 같아요.

맨 처음 항암을 했을 때도 퇴원하면 라멘 라멘 했던 기억이 난다

해군원사 아저씨도 그때 퇴원 축하한다고 라멘 사먹으라고

용돈도 주셨었는데 부끄

 

그런데 아쉬운건 라멘의 꽃 반숙계란은

먹지 못해요. 그래요 익히지 못한 동물성 지방이나 단백질은

제게 위험하니까요 그런데 과립구도 정상수치가 유지 되는데

왜 먹지 않느냐 라고 묻는 톡커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예방차원인거 같아요. 아마도 균이란게

들어와서 곧바로 사라지는게 아니라 잠복을 하게 되는데

아직 재발의 위험에서 자유로운게 아니니까 재발하면서 폐혈증이

같이 오면 답이 없잖아요 잉잉 통곡

 

 

 

아 그러고 보니까 창 밖 풍경이 무언지 어딜 가야 하는지

말을 안했네요 병실에서 본 창밖 풍경의 메인은 바로바로바로

 

 

창경궁 뙇! 그런데 왜 처음부터 창경궁이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신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뭔가 저는 고궁탐방을 하고자 하는 분위기로

수다를 떨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동경하던 풍경을

유쾌하게 산책하고 싶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창경궁을

그렇게 강조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더라구요. 재미도 없고

 

 

 

사실 놀러간 날은 어린이날이었어요 부끄

병원에 있다보면 보호자들이 하는 말이

혈액암환자들은 신생아같다는 말을 많이해요

하나하나 다 소독해야 하고 그러니까

헿 그래서 한살 먹은 조애기?

덩치는 곰인데 테디베어 인형 들고 창경궁에음흉

 

 

 

 

이상하게 품계석을 보면 석고대죄하고 싶어짐

전하! 제발 항생제를 줄여주시옵소서

전하! 제발 항진균제는 떼어주시옵소서

 

병원에서 한참 열이 올랐을 떄 많은 약을 달고 있었는데

그때 너무 고통스러워서 침대에서 교수님한테 석고대죄

했던 기억이 있음. 항진균제 같은 경우는 과립구가 1000이

넘어야 떼어 주시는데 그게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밤이 되면 온 몸으로 팝핀을 해요 두두두두둑두굳구두두두둑

침대도 같이 떨림 체력소모도 많아서 정신차리기도 힘듬

 

아차 그 떄 아프면서 느꼈던 중요한 사실

누워서 뭐 먹지 마요 그럼 주옥 됨

 

그때 뭐든 먹긴 먹어야 겠다고 뉴케어를 누워서

벌컥벌컥 먹었는데 체해서 그 한 달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어요. 그러면 영양제 맞으면 되지 않냐고

의아해 하시는 톡커님 어흥 버럭

 

영양제가 나의 생명을 구제해주실지 모르지만

그는 만인에게 자비로워 균에게도 영양을 준다고 하더라구요

양날의 칼임 영양제라고 좋은게 아님 그래도 그거라도 안하면

체력소모가 극심하고 견디질 못하니까 통곡

 

그래서 항암할 떄 제일 두려운게 열이 나는 것

열이 난다는 건 몸에 균이 있다는 거니까

혈액배양검사도 해야 한다는 실망

배양검사란

히크만과 양쪽 팔에서 피를 뽑아서 열이나는 이유 즉

균의 종류를 확인하는건데

보통 인턴샘들이 검사를 하러 오시기 떄문에

혈관이 잘 보이지 않은 저로서는

능숙하지 않으신 인턴 샘 엉엉엉엉

미웡 엉엉엉엉

 

 

그래서 문득 드므를 병동 입구에 두는 게 어떻겠나라는 생각이

헿헿 요즘 부쩍 더움 그런데 커플들은 팔짱끼고 다님

팔에 땀띠 생겨라. 나는 혼자 갔으므로 혼자 화마를 해결하기 위해

드므에 고개를 푹 숙여 봄 그런데 비쳐지는 건 화마같이 생긴

내얼굴 헿헿 해태한테 가지 말아야겠네 잡아먹히겠네 거부

 

 

 

 

 

꽃도 많이 폈어요.

꽃만 보면 이상하게 아저씨 생각이 나네요

저번에 성곽길에서 꽃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애기들 손잡고 걸어다니는 엄마아빠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그랬어요

꽃에 가까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왠지

병동에 있을 때도 면회 때 꽃은 반입금지였기 때문에

혹시나 몰라서 멀리서만 구경했어요.

옆에서 아이들이 아빠 아빠 하면서 애교를 부리는데

그러네요 그래요. 꽃이 폈어요 어린이날이라 꽃이

더 멀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에이 걸어야겠다. 슬프지 않아요.

 

 

 

 

머리카락이 없으면 광합성 하기 더 좋은 날씨

그러면서 머리카락이 없는 채로 걷다보면 나는 또

물티슈를 머리에 얹은 채 구시렁거리고 있겠지통곡 

일단 아무 말 없이 걸어요 우리 걷고 말하자.

 

 

 

 

 

 

잠 잠깐

 

해시계다 우와호항핳아하

 

 

참 당연한 말인데 과거에도 시간이 갔고 시간에 대해서

사람들이 생각했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상님들도 헿헿 시간이 왜 이리 빨리가누

헿헿 시간이 너무 안가는군 그렇게 말하면서

누군가를 잊기도 하고 생각하기도 하고

배고품에 속으로 칭얼거리기도 했을거라는 생각을 잠시

아주 잠시 해봤어요 이상하게 병원에 있다 보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식탐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일단 제한되는 음식도 많은데 스스로도 먹지를 못하니까

마이 프레셔스! 콜룸 콜룸! 하면서 먹고 싶은데

먹지를 못하면 성질도 부리고 그런 듯 그러니까

내가 살이 이렇게 찐 이유는 단순한 식탐 떄문이 아니란 말씀

진짜 레알 사실임 에헴

 

그런데 별로 걷지도 않았는데

해가 쩅쨍 거리니까 목이 마르지 않나요

나는 꾀꼬리같은 목소리가 사자의 울부짖음같이

변할거 같은데 우리 잠시 저기 우와 저기 저기

 

 

 

 

벌컥 벌컥 헿헿 벌컥 벌컥

거리고 싶지만 나는 먹지 못해요

검증된 생수라고 해도 일다는 한 번 더

끓여서 먹어야 하니까. 뭐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엄슴

그래서 생수 사 먹을까 싶었는데 돈도 엄슴 으으

 

 

비싸 비싸 비싸다고통곡

 

물 이야기 하니까 같이 투병했던

지금은 이 곳에 없던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이식이 끝나고 가족이랑 찜질방에 놀러 갔는데

(찜질방은 그렇다치지만 탕에는 절대 들어가선 안됨)

모두 자는 시간이 되어서야 히크만을 뺀 자국을 가리며

샤워를 했다는 말, 의식하고 싶지 않아도 스스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것 병에 걸린건 죄가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투병을 알리기 껄끄러워 하죠

몸이 좋아져서 일을 해도 정기적으로 가는 외래 때문에

불이익을 받기도 하고 그냥 좀 더 불편한건데

불편한거 떄문에 죄의식을 느껴야 하거나 숨겨야 한다는게

뭔가 슬프더라구요. 그냥 그래. 폐인

 

 

 

 

 

우와 여기 물이 있어 물이

물이 있으면 이상하게 방방 뛰고 싶음

물 밑을 보니 물고기도 커플(?)로 헤엄치고

이 자식들아 너희도 계단을 헤엄(?)칠 때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헤엄치냐!

아니지 야들은 절대 움직이지 못할거에요

보자기밖에 내지 못하니까 부끄

 

 

 

그런데 호수 근처에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구요

사람이 많은 곳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하기 때문에

벤치에 앉아있기로

 

 

 

 

벤치에 앉아 있다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났어요

술먹으면 벤치가 나의 침대요 집이요 은혜로니

이제 술 먹던 제 모습이 전생의 제 모습인 것 같은 느낌

그래요 전생에도 난 곰이었음

 

 

 

호수의 깊이가 2M나 된다고 해요

물아 너의 깊이중 10cm만 기부하지 않겠니

투병을 하다보면 몸이 약했던 사람만 병원에 오는게 아니에요

운동을 하던 분들도 많고 형사부터 시작해서

몸 관리를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분들도 많답니다.

문득 저 튜브를 보니 건강검진을 상징하는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부끄

 

 

일제 시대 때 왕의 적적함을 달래주겠다는

명분하에 만들어진 식물원이라고 해요.

그런데 더 적적해질 것 같은 느낌

자신에게 아무 힘도 없고

무방비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저는 조금을 알 것 같아요

 

 

 

그래도 퐝문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좌욕이 있기 때문에

나는 괜찮음 괜찮음 찌루도 이제 날아갔고 똥침

 

 

 

 

 

 

창경궁은 고궁이다 보니까 나무들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사진을 찍는데 어린 친구가 와 인형이다 이쁘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는 사진을 찍고 인형을 다시 들고는

 

제빨리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미안 애야통곡

이 인형은 내게도 소중하단다 줄수가 없어파안

 

 

오늘은 그냥 별 생각 없이 풍경들만 보고 온 거 같아요

그래요 그냥 저는 궁을 보러 간게 아니라 병원에서 볼 수 없는

디테일한 풍경들을 마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유쾌하게 베어랑 같이 나가봤는데 그래도 울적해진 맘은

잘 추스려지지 않네요

 

 

 

간호 베어! 내 맘을 치료해줘!!한숨

 

오늘 사진의 중요한 점은

덩치가 헤비급인 친구가 테디베어 인형을 들고

사진을 어떻게 찍었을까라고 생각하는데에 있습니다.

그게 이번 톡의 중요 포인트...orz

 

어린이날이다 보니까 가족들이 즐겁게

거닐더군요. 오늘은 어버이날이니까 집에서

카네이션을 받은 어버이들은 자랑스럽게

그 카네이션을 달고 나오시겠죠. 그래요

기념일이에요. 그런데 그 기념일에

어버이에겐 영원한 어린이인 톡커님들이

어버이들이 공백이 되어버린다면 참 가슴 아플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나요. 같이 손을 잡고 거닐던 거리에

혼자 거닐면서 고개를 들지 못한다는 것 만큼 서러운게 어딨나요

가정의 달이라고 하잖아요 5월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선 제일 첫 번쨰가 건강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 좋은 풍경들이 여러분에게

단순히 창 밖 풍경이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건강검진 꼭 받으시길.

 

추천수782
반대수16
베플ㅎㅎㅎㅎㅎ|2012.05.08 19:29
화이팅!! 나아서 두번째 판쓰기로 약속해요
베플새라|2012.05.08 15:47
제가 가지고있는것을 너무 당연하게만 생각했던게 부끄러워지네요, 감사하며 살줄모르고... 감사해요. 너무좋은글읽고가구.. 얼른 나으시길바랄게요!
베플19살소녀|2012.05.08 21:50
우왕 우왕 이게 바로 그 베플이라는건가요 _ 톡커님들 감사하구여 싸랑해여 ♥ 그나저나 누가 나 바깥구경좀 시켜줘 ㅜㅜ ----------------------------------- 15년째 병원에서 생활중 ㅜㅜ 저도 바깥 세상이 궁금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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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십년전에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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