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21살 여대생입니다.
파바에서 알바를 시작한 지 3개월 째 입니다. 매장 자체가 동네 빵집이라 옆집 아주머니도 오시고, 초딩 대 친구도 오고 주로 동네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그래서 단골도 많고 낯익은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동네다 보니 아는 분들도 만나고 해서 전 정말 친절하고 정중하게 손님들을 대합니다.
그런데 오늘 어떤 손님이 딸과 남편과 함께 오셨습니다. 들어올 때 부터 뭔가 느낌이 쎄 했습니다. 심술보라고 해야되나. 양 볼이 심술로 가득차 보였습니다. 20대 후반 아니면 30대 초반 정도 였네요. 다른 손님이 먼저 빵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빵을 올려 놓으셨는데요. 종류가 다 다른 빵이라 하나 하나 봉지에 넣어서 포장을 해야했습니다. 빵 양이 꽤 많아 서둘러서 포장하고 있는데 그 손님이 카운터 옆에서 집게를 집어가시더니 정말 안들리는 목소리로 "쟁반 좀" 이라고 하셨습니다. 왜 문 옆에 보면 바로 빵 쟁반과 집게가 있잖아요. 그리고 손님이 빵 고르고 가져오신 쟁반하고 집게는 옆에 놓았다가 닦아서 다시 갖다 놓고 하잖아요. 그런데 문 앞에 놓인 쟁반을 못보고, 제 뒤에 있는 쟁반을 보고 달라고 하신 겁니다. 그래서 저는 빵 포장하면서 "아 쟁반을 저기 있는데..."라고 했습니다. 이 때 제 말투가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제 생각으론 기분나쁘게 말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더니 남편이 "쟁반 저깄어"하며 가져오더라고요. 그래서 전 먼저 오신 손님 계산을 해드리고 "안녕히가세요" 인사하고 그 손님이 계산하러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포스 앞에서요. 그리고 계산을 하러 오셔서 포스를 먼저 찍고 빵 포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들리지도 않을 목소리로 "번호 누를게요" 이러시는 거에요. 그래서 전 해피포인트 번호 누를 수 있게 창 띄우고 "번호 입력해주세요"하고 빵 포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손님이 또 뭐라고 하시는 거에요. 처음엔 뭐라고 하는지 못들었어요. 그래서 포장하다말고 "네?" 라고 했더니 "직원이면 손님한테 친절하게 좀 해주세요"라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전 벙쩌서 "제가 뭐 잘못한 거 있나요?"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아니 좀 딱딱해서"라고 하시는 거에요. 전 다시 생각해봐도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안드는 거에요. 그래도 전 "아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라고 하고 다시 포장을 했어요. 그랬더니 제 이름을 물으시는 거에요. 그 때 부터 기분이 참...똥 먹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전 친절하기를 포기하고 "왜요?" 라고 했어요. 이제 대화로 갈게요.
"물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그런데 전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이 안드는데요"
"이름이 뭐냐고요"
"ooo이요"
"oox요?"
"ooo요!"
"네 알았어요"
그러고 나가셨습니다. 짜증나서 안녕히가시라는 말도 안했네요. 3개월 째 알바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요.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그냥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눈물 잘 안흘리는데 울면서 계산했습니다. 손님들이 저 미친 줄 알았을 겁니다. 아이라인 다 번지고. 창피한 걸 떠나서 너무 화가 났어요. 한 번 시작된 눈물이 멈추질 않고 계속 나와서 손님이 안 오실 때 밖에 나가서 쭈그려 앉아 몇 분을 울다 들어왔습니다. 점주님도 같이 계셨는데 보통 카운터 옆에 달린 작은 방에 계십니다. 바쁘면 나오셔서 도와주기도 하시고요. 분명히 제가 그런 상황인 걸 아시면서도 한번 나와보질 않으시더라고요. 차라리 그게 더 나은 것 일수도 있지만요. 진정을 하고 힘없이 정말 무기력하게 남은 시간 마무리하고 놀이터에 가서 또 몇 십분을 울었습니다. 집에 울면서 들어가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테니까요. 제가 요새 힘들다 힘들다 투정부렸는데 부모님 속상하실까봐. 용돈이라도 벌어보겠다고 시작한 알반데, 그래도 이왕 하는거 정말 열심히 해보겠다고 아무리 힘들어도 맨날 웃고, 늦게 끝내주셔도 추가 수당 안주셔도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웃으면서 그냥 버텨왔는데. 1학년 때와는 너무나 달라진 친구들과의 관계가 힘들어도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학교 다녔는데. 이렇게 힘들어도 내색 안하고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맨날 문자보내고 그냥 그렇게 참았는데. 알바 끝나고 주무시고 계시는 부모님 보면서..조금은 속상했습니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집 들어갈 때. 그 기분..샤워하면서 또 울었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무기력해서요.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되나 싶어서요. 그 손님은 그냥 그렇게 내뱉은 말이겠지만 전 이렇게 기분이 상하고 얼굴 퉁퉁부어서 내일 친구들 만나겠네요. 다행히 부모님은 모르시겠지만요. 물론 제 말투가 딱딱했을 수도 있죠. 그럼 어떻게 말해야되나요. 7옥타브로 맑고 청량하게 말해야되나요? 그리고 알바생들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저희도 성인입니다. 반말 찍찍하지 말라고요. 이 글을 혹시 보실수도 있어서 말하는데 제 이름 알아서 어디다 쓰시게요. 본사에 전화할라고요? 전화하세요. 자르라고 하세요. 안그래도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 참이었으니까. 전 정말 맹세코 매장 직원 중 제일 친절하다고 생각하며 일 했습니다. 아무리 양아치같은 학생들이 와도 다 상대해주고 거동이 힘든 할머니가 손주 주신다고 빵 사러오시면 서비스 빵도 넣어드리고 저 이렇게 일했어요.
평일 마감 알바라 학교 수업도 다 오전으로 짜놓고 매일 매일 수업 끝나면 곧장 지하철 타고 집으로 옵니다. 그러면 바듯이 시간 맞춰서 알바에 도착합니다. 매일을요. 학교가 집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아침 수업이라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면 공강 없이 빽빽한 수업을 듣고 또 끝나면 집가는 지하철에서 빵으로 저녁 때우고 집가서 이닦고 옷갈아입고 출근을 합니다. 지하철에서도 앉아가는 경우.. 거의 없습니다. 무거운 전공책들고 맨날 서서 옵니다. 알바 때도 계속 서서 일하구요. 수업 들을 때 빼고는 하루 종일 서 있는 것 같네요. 21살의 여름. 왜 이렇게 힘들고 고달플까요. 친구고 학점이고 알바고 다 제 맘대로 되는 게 없네요. 하나라도 멀쩡하면.. 그냥.. 그래요..그냥 제 넋두리였어요.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